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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츠 모닝와이드] 대구육상대회가 남긴 빛과 그림자

기사입력 2008.09.26 11:31 / 기사수정 2008.09.26 11:3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25일 대구육상경기장에서 벌어진 2008 대구국제육상대회는 예년에 비해 조촐하게 치러졌지만 한국 신기록이 나오면서 한국육상의 밝은 미래를 가능케 했습니다. 여자장대높이뛰기의 기대주인 최윤희(22, 원광대)는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인 4m 11cm를 4cm 가뿐히 뛰어넘는 4m 15cm를 기록해 새로운 한국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최윤희 외에 남자 110m 허들에 참가한 이정준(24, 안양시청) 역시 13초 53의 기록을 세우며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고 1위로 들어온 미국의 라이언 윌슨(13초 50)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외에 남자 창던지기에 나선 박재명(27, 태백시청)은 81m 42를 던져 3위에 입상했고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과 여자 멀리뛰기의 정순옥도 3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한국 신기록 달성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의 성적을 올린 한국 육상은 나름대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1979년에 서말구가 세운 남자 100m 기록인 10초 34의 기록은 30년 흐른 지금까지도 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획득으로 전 세계 국가들 중, 종합 7위에 오른 한국이지만 기초종목인 육상에서는 그리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척박한 국내 육상의 풍토를 생각한다면 대구국제육상은 나름대로 한국 육상의 발전을 꾀하는 대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운영상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습니다. 국내에서 그리 인기가 많지 않은 육상대회가 평일 오후에 열리니 관중 동원에 많은 무리가 따랐습니다. 중, 고교 학생들이 대거 동원되었고 대형 콘서트 무대가 육상대회가 치러지는 경기장 한편에 세워져있었습니다.

이렇게 동원된 관중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육상경기에 전념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무료 표를 배포하고 어린 학생들 위주로 대거 관중들을 동원했지만 순수하게 육상이 치러지는 경기장 같은 분위기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진행요원들의 경기 진행도 미숙해서 관중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최고의 스타인 '장대높이뛰기 여왕'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도 대회의 경기운영 미숙과 심판진들의 교육에 대해서 꼬집었습니다.

2005년부터 치러지고 있는 대구국제육상대회는 2011년에 대구에서 벌어질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비하고 육상의 저변을 알리기 위한 대회의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대회를 치름으로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면 이것이 2011년 세계선수권에 대한 경험의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대구국제육상대회는 엘레나 이신바예바란 스타를 통해 나름대로 홍보 효과를 누리고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습니다. 다음 대회에서도 이신바예바가 출전할지는 모르지만 이제 특정 스타에 의존하는 홍보 시스템을 벗어나서 대회의 경기력을 높이고 심판들과 진행요원들의 교육을 강화해 보다 질 높은 대회로 격상시켜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육상대회를 표를 지불하고 관전하는 풍토는 아직도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체계적이지 못한 관중 동원은 오히려 육상대회의 분위기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육상경기가 치러지는 한편에 콘서트 무대가 설치되고 육상 경기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곳에 관심ㄹ을 두는 풍토는 다음 대회에서는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육상경기를 지켜보고 관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참여함으로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관전할 수 있고, 그 가운데에서 선전하는 한국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될 때, 이 대회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사진 = 엘레나 이신바예바, 이정준 (C) 전현진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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