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하백의 신부'가 초반 우려와 달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원작을 헤쳤다는 혹평, 몰입도를 깬다는 평가를 받는 CG 등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끄는 비결은 뭘까.
tvN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은 지난 3일 첫 방송 이후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 3.660%/최저 2.923%) 올해 tvN이 방영한 로맨스 드라마에는 '내성적인 보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내일 그대와', '시카고 타자기'가 있는데, 모두 기대작이었지만 1~2%대로 종영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백의 신부 2017'이 tvN 로맨스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켜낸 셈이다.
'하백의 신부 2017'도 완성도 측면에서 좋은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재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화 '하백의 신부'를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비교를 피하지 못했다. 시간과 장소를 현대의 서울로 옮긴 스핀오프라 하더라도, 캐릭터와 그 설정을 가져온 만큼 원작 팬들은 원작만이 가진 분위기나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켰다고 쓴소리했다. 또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작품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원작을 배제하고 '하백의 신부' 작품만 보더라도, 첫 방송에서 보여준 수국에서의 코미디를 연상하게 하는 분장, 집중을 방해하는 연출 등이 발목을 잡았다.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이지만, 신들의 능력을 나타내는 CG는 온라인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웃음거리가 됐다. 하백(남주혁 분)이 소아(신세경)를 구하는 장면, 비렴(공명), 무라(정수정)가 빠른 속도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은 소위 말하는 '짤방'으로 만들어져 한국 드라마 역사에 남았다.
하지만 '하백의 신부'는 초반에 비판을 면치 못한 다른 작품들이 반전을 만들지 못한 것과 달리 독특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TV 앞에 앉게 했다. 무엇보다도 '하백의 신부'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에게서 나온다. 신세경, 남주혁, 임주환, 정수정, 공명은 비록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진 못하더라도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배우 본연이 가진 개성과 캐릭터의 설정을 알맞게 버무려내고 있다. 남주혁은 신(神)이기 때문에 '도깨비' 공유와 비교되기도 했지만, 3회를 지나며 그런 여론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또 소아와 하백, 후예(임주환)의 삼각관계는 성공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틀을 따르면서도, 후예의 정체나 신석을 찾아야하는 하백, 무라, 비렴의 이야기가 곁들여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신력을 잃어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하백이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날 때부터 수국의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하백인 만큼 무라와 비렴이 신석을 잃어버렸다는 사실과 후예가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걸 육감으로 알아채는 엔딩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에 충분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