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무려 1인 5역이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허민진이 ‘찌질의 역사’로 색다른 변신에 도전했다. ‘찌질의 역사’는 서툰 청춘들의 연애 흑역사를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허민진은 기혁, 광재, 준석이 사랑한 여자 희선, 유라, 연정 역을 맡았다. 여기에 윤설화의 친구, 클럽녀까지 5명의 인물을 맡아 열연 중이다.
허민진은 “너무 재밌다”고 이야기했다.
“2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너무나 많은 역할로 나오니 재밌더라고요. 5개의 캐릭터를 하느라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지금은 캐릭터가 확실해지고 보는 분들도 그렇게 느낄 텐데 처음에는 어떻게 나눠야 될지 고민이 많았죠. 초연에 창작 뮤지컬이라 고민도 많이 하고 분석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각각의 캐릭터가 나왔고요.”
'찌질의 역사‘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은 모든 것에 거침없는 젊은 청춘이다. 하지만 속은 여전히 아이 같다. 연애에는 특히 서툴러 연인을 힘들게 한다.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낭만적이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이야기는 아니다. 보다 솔직하고 적나라하다.
여자 캐릭터도 현실에 있을 법한 이들이다. 허민진은 복잡한 가정사로 방황하는 최희선, 현실적인 연상녀 유라, 광재를 좋아해 마음 고생하는 연정까지 각기 다른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다.
“셋의 공통점은 아픔이 있다는 거예요. 희선이는 그 안에서 좀 더 불량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셋 중에서 그나마 밝은데 그 밝음 안에 가정사 같은 큰 아픔이 있어요. 연정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볼품없지만 광재를 내칠 수 있는 용기와 강인함이 있어요. 유일하게 결혼도 하게 됐고요. 유라는 현실과 타협한 연상녀 캐릭터에요. 성숙하고요. 연하를 한 번도 안 사귀어서 (연기하기) 굉장히 힘들긴 했어요.”
하나의 극에서 개성이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극이 너무 재밌어요. 물론 옷도 빨리 갈아입어야 하고 각각의 캐릭터에 빨리 집중해야 하는 게 어렵긴 해요. 그래도 힘들진 않아요. 빨리 캐릭터를 바꾸고 몰입하는 걸 작품을 통해 배우고 경험했어요. 초연이고 창작이라서 처음에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걱정도 많이 했어요. 많은 분이 재밌게 봐줘 기분 좋게 공연하고 있어요.”
창작 초연에 대한 매력을 강하게 느꼈단다. 초연 창작 뮤지컬은 제작 과정이 어렵고,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부담은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초연 배우라는 점이 신기해요. 남이 했던 역할이 아니라 제 캐릭터를 직접 만든다는 게 재밌더라고요. 웹툰이 모티브이긴 하지만 저를 녹인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인다는 게 재밌는 작업이에요. 물론 창작의 고통은 커요. 하하. 지금은 연습 때의 기억이 미화됐지만 많이 힘들었어요. 순서도 자꾸 바뀌고 삭제되는 것도 많고 힘든 점이 많은데 지나고 나니 배운 게 많아요. 가장 많이 배운 작품이에요. 남이 했던 캐릭터만 해왔는데 이렇게까지 캐릭터를 만들어 본 적이 없어요. 내 노래,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숲을 봤죠.”
배우들이 함께 모여 의논하고 고민했다. 덕분에 잘 만든 창작 뮤지컬이 나왔고 관객의 호응을 받고 있다.
“연출님이 배우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고 반영해줬어요. 초연 창작 뮤지컬이라 모든 배우들이 다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그렇게 안 할 수가 없는 공연이었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