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20 10:50 / 기사수정 2008.09.20 10:50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롯데의 뒷심은 대단했다.
두산의 선발 김선우에게 막혀 7회까지 1대3으로 뒤지고 있던 롯데는 두산의 3루수 김동주의 실책과 수비 방해로 1점을 따라붙은 후 주자를 1루와 2루에 두고 조성환이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 기어코 4대3의 역전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강민호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5대3으로 점수 차는 2점이나 벌어졌다. 경기가 종반으로 접어든데다 마무리 코르테스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롯데의 승리는 그대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두산은 뚝심을 발휘했다.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고영민이 안타로 출루한 후 7번타자 유재웅이 롯데의 마무리 코르테스를 상대로 중월 투런홈런을 날리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냈다. 코르테스는 한국에 진출한 후 10경기 만에 첫 번째 피홈런을 허용하면서 더불어 블론 세이브까지 기록하게 되었다.
두산의 뚝심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9회까지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으로 접어든 10회초, 김동주는 코르테스 대신 마운드에 오른 최향남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좌월 1점 홈런을 날리며 균형을 깬 것이다. 두산의 뚝심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했지만 최향남에서 코르테스로 이어지는 롯데의 승리 공식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두산으로서는 단순한 1승이 아니라 의미있는 1승이었다.
전날까지 롯데에 1경기차로 뒤지고 있었지만 롯데보다 잔여경기가 2경기나 더 남아 있는 상태에서 맞대결만큼은 꼭 이겨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양팀의 전력상 어느 한팀이 3승을 모두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므로 최대한 2승1패가 목표였던 것이다. 그리고 먼저 1승을 얻었으니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 조급한 쪽은 무리수를 던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경기를 망칠 소지가 다분하기에 훨씬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오늘밤 롯데에서는 11승의 손민한이 선발예고 되어있고 두산에서는 5승의 김상현이 준비중이다. 손민한은 올 시즌 두산과의 경기에서 7월 12일 한 번만 선발로 나왔다. 8이닝 동안 33타자와 상대하며 안타 8개와 볼넷 2개로 1실점에 그치는 좋은 투구를 보여줬으나 그 1점이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롯데의 타자들은 두산의 이혜천과 이재우, 임태훈으로 이어졌던 투수진을 상대로 4안타의 빈타를 보이며 단 1점도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손민한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불운이었다고 할만하다.
반면 김상현은 롯데와 6번 상대하며 6월 12일 1승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 이혜천에 이어 5회부터 3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팀이 5회말 롯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전세를 뒤집었었다. 가장 최근에 김상현이 롯데와 만난 경기는 7월 29일 잠실경기로 선발로 나와서 5이닝 동안 안태3개로 무실점에 그쳤지만 팀은 3대4로 패했다.
마운드의 높이만 보면 손민한의 롯데가 더 높아 보인다. 두산은 점수를 지켜보며 계투진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초반의 승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승부는 또다시 종반에야 결정날 수도 있다. 롯데에는 뒷심이 있고 두산에는 뚝심이 있기 때문이다. 패기의 롯데냐 끈기의 두산이냐.
오늘밤 사직의 밤하늘은 또다시 함성으로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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