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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씨의 거인 인터뷰] 조성환, "재미있는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기사입력 2008.09.18 20:47 / 기사수정 2008.09.18 20:47

최효석 기자



9월 16일 롯데 자이언츠가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을 염원해오던 가을야구에의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항상 가을야구를 외치며 염원했던 팬들도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겠지만 만년 하위팀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로 플레이 해야 했던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기쁨과 감회는 그에 못지않게 컸을 거라 생각합니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이렇게 돌풍을 일으키며 강팀의 대열에 올라서는 데 있어서 모든 선수들이 잘해주었지만 그 중에서 올 시즌 복귀해서 예상치 못한 대활약과 시즌 중반 힘든 시기에 팀의 주장을 맡고 잘 이끌어온 조성환선수를 첫손에 뽑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듯합니다.

4강을 확정지은 16일의 바로 다음날 전날의 감동을 일단 묻어두고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2위 싸움을 위해 차분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조성환선수를 만나보았습니다.

준우승을 했던 99년에 신인으로 팀에 들어와 자이언츠의 마지막 전성기를 직접 경험했고 팀의 몰락과 암흑기를 그 중심에서 보고 느꼈던 선수…. 그리고 병역 파동 이후 올 시즌 복귀해 화려한 부활과 함께 팀의 부활을 함께한 롯데 자이언츠의 주장 조성환….

그에게 올 시즌 롯데 야구에 대한 심정을 들어보았습니다.

둠   씨 : 안녕하세요. 4강 확정을 축하 드립니다.

조성환 : 네 감사합니다.

둠   씨 : 조성환 주장님 같은 경우에 팀의 암흑기도 겪었고 여러 가지 힘든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올 시즌 이런 성적을 올린 것에 대해 예전과 비교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떠신지요?

조성환 : 제가 신인 때 팀은 준우승을 해서 야구장에 관중 들이 가득 차 있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어요. 

그런데 2~3년차 접어들면서 팀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관중이 줄어드는 걸 보고 성적이 나빠지면 팬들의 사랑도 식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저희가 하는 야구는 지고 이기고를 떠나 재미가 없었어요….

돈 주고 경기를 본다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선수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가 어떨지 모르지만 제가 경기를 하면서도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자이언츠를 사랑하지만 이렇게 재미없는 경기를 하면 팬 여러분이 야구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새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팬 여러분은 우리를 믿고 야구장을 가득 메워 주셨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팬들을 야구장으로 부르지 못한 것이니 팬 여러분을 원망할 수는 없었죠.

그때 당시에는 사직구장에서 경기중에 핸드폰 벨 소리가 들릴 정도였습니다.

심지어는 통화하는 내용이 들릴 정도였어요.

지금 2위 싸움을 하고 있는 이때쯤의 시기에는 거의 1군에서 뛰던 선수들은 대부분 2군에 내려가 있고 내년을 준비하려고 새로운 선수들이 올라와서 경기를 하는 것이 매년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물론 내년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기도 하지만 팬 여러분 들이 좋아하는 시합은 분명 아니었죠.

그때는 분명히 그랬었는데 올해 제가 복귀하고 나서 팀 성적도 좋고 무엇보다도 올해의 자이언츠는 재미있는 야구를 하는 팀으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제는 돈 주고 와서 봐도 될만한 경기를 하는구나 싶어요…. 이제는 팬 여러분에게 재미있는 야구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둠   씨 : 그렇게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고 하면 선수 본인도 신이 나서 경기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군요.

조성환 : 예 분명히 있죠.

감독님께서 부임하셔서 말씀하신 것이 즐기지 않고 우승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최대한 야구를 즐기고 이겨야지 즐기지 않는 상태에서 이기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요.

그 말대로 우리 선수들은 모두 올 시즌 야구를 즐겁게 신이 나서 하고 있습니다.

둠   씨 : 전반기에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요….

조성환 :  전반기가 끝나가던 시점에 우리 팀이 어려운 과정을 겪을 때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 외국인감독의 한계가 아니냐 라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런 말들은 성적에 따라 언제나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성적이 떨어지면 무슨 이야기라도 이야깃거리를 찾아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올해만큼은 예전과는 다르다고 선수 개개인이 확신을 가졌고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플레이 했기 때문에 그 믿음의 결과를 우리가 보여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팬 여러분 들도 함께 호흡해주고 성원을 보내주시면서 시즌 막판까지 계속될 걸로 예상했던 4강 싸움에서 생각보다 빨리 4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둠   씨 : 올 시즌 팀이 어려웠을 때 열심히 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나오는 많은 이야기에 대해서 야속하다는 생각을 해보진 않으셨나요?

조성환 : 전 그런 팬들은 극소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희 롯데 팬들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팬들 중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기는 것만을 원한다고 보거든요.

대다수의 팬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 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원하고 경기장에서 보이는 이런 응원문화가 롯데만의 야구를 즐기는 문화다라고 생각하시거든요. 전 그런 롯데 팬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둠   씨 : 후반기에 들어서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은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그 한 달간의 기간 동안 만화 같은 데서나 나오는 지옥훈련 같은 것을 한 것도 아닐 텐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변한 건가요?

조성환 : 일단 휴식을 많이 취한 게 많이 도움이 됐어요.

저 같은 경우 저도 모르게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것 같은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롯데선수들(이대호, 강민호, 송승준)이 팀 내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주축선수들이거든요.

다른 선수들도 중요하지만 이 세 선수는 팀에 있어서 이선수들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선수들이죠. 그래서 이선수들이 좋은 성적으로 메달을 따고 돌아온다면 분명히 팀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대회 후에 이 선수들이 좋은 성적으로 그리고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이선수들이 팀에 정말 큰 역할을 해줄 거라고 기대는 했는데 솔직히 이렇게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결국, 올림픽에 다녀온 선수들과 나머지 선수들이 함께 신나게 야구를 했더니 이렇게 지금은 2위 싸움까지 하게 되었네요.

둠   씨 : 그렇다면,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특별히 하신 말씀이라도 있었나요?

조성환 : 제가 선수들에게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에 했던 이야기가 지금 이시기는 우리가 항상 내년시즌을 준비하는 시기였는데 지금은 4강 싸움을 하는 행복한 시기가 되었다 이런 행복감을 어디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지 한번 갈 수 있는데 까지 가보자, 그리고 진다는 건 생각조차도 하지 말자 생각에서부터 진다는 걸 지워버리자.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려보자고 했습니다.

물론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선수들 개개인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 경기장에서 증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둠   씨 :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한 말씀 해주세요.

조성환 : 매년 어기던 약속을 올해 지킬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팬 여러분 들이 야구장에 와서 즐길 수 있는 야구를 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좋아요.

올 시즌을 보내면서 무엇보다도 원정을 와서도 자이언츠 선수들만이 느낄 수 있는 팬 여러분 들의 사랑이 있다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그런 점은 다른 팀 선수들도 정말 부러워하거든요.

그런 부분은 팬 여러분 들도 자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가을야구를 하게 되는데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시길 바라고요.

일차적인 목표를 이루었지만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기대해주시고 함께 가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TV에서 인터뷰장면을 볼 때마다 마치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어쩜 저렇게 차분하게 인터뷰를 잘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만나본 조성환 선수는 차분하게 말도 잘하고 함께 있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배려심과 따뜻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올 시즌 경기장에서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근성을 보여주었고 야구선수로서 야구장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답게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팬들에게는 친절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였죠.

팀의 주장으로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을 이끌고 4강을 이룬 조성환선수…. 남은 기간 동안 멋진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됩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최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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