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천, 박소현 기자] 배우 전도연이 과거의 자신을 만나면 칭찬해주고 싶다고 미소를 띄웠다.
14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전도연 특별전 행사의 일환인, 메가토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영화 '밀양'(감독 이창동)의 상영 이후 이뤄져, 전도연과 이창동 감독이 참석했다.
이창동 감독은 전도연에 대해 "전도연을 캐스팅했던 첫 이유는 감독으로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전도연이라는 여배우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람이 내 영화에 맞을까, 안맞을까하고 적역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그전부터 좋아했고 같이 해보고 싶었던 게 첫번째 이유였다"고 당시 '밀양'의 주인공으로 전도연을 낙점했던 이유를 털어놨다.
이 감독은 "굳이 작품과 연계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이게 모성본능보다 더 합리적이고 정확할 거 같다"며 "나는 전도연을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전도연을 보면 강단이 있고 자기가 강한 여자로 보이는데 내가 보기에 내면이 사실 되게 여린 여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전도연만큼 강해보이는 부분과 굉장히 연약한 부분을 양극 같이 갖고 있는 여배우를 잘 못느꼈다. 이 영화의 주인공과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전도연도 당시에 이창동 감독이 추운 겨울날 저수지에서 촬영한 컷을 대신해 새롭게 촬영을 해야했던 것을 떠올리며 "그럴거면 왜 찍었냐고 두 번 다시 이창동 감독을 안볼 거라고 생각했다. 볼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한 호흡으로 계속 손을 자해하고 걸어나가서 살려달라고 하는 것까지 밤새 찍었다. 그때 요구했던 감정도 너무 어려웠었다. 나중에 시사회 때 영화를 봤는데 좋더라"며 결과적으로 이창동 감독의 선택이 맞았었다고 밝혔다.
또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른 생각해봤다"며 "10년 전의 그 연기가 맞는 거 같다. 지금 내가 하면 지금도 '밀양'이라는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선택하겠지만 훨씬 더 감정적으로 빠지게 될 거 같다. 전도연인지 극중 인물인지 모를 거 같더라. 아무 것도 모르는 감정이었지만 힘들었지만 대견하게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의 전도연이 '밀양'을 촬영하던 당시의 전도연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다는 말에 "지금의 내가 그때의 전도연을 만나면 잘한다고 등 두들겨 주고 싶다. 어쩜 이렇게 잘하냐고(웃음)"라고 미소를 띄웠다.
이창동 감독은 "그때 가장 큰 불만이 왜 잘한다 소리를 안하냐였다. 전도연 뿐만 아니라 이게 내 나쁜 버릇인데 촬영을 하면서 좋은 연기가 끝나고 난 뒤에 잘했다 소리를 못한다. 심지어 OK란 말도 안한다. OK 사인을 처음낸 게 '시' 때다. 그때는 윤정희라는 원로배우를 모시고 하니까 OK를 일부러 크게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촬영장에 전도연이 와서 OK하는 걸 보고 의아해하더라. 왜 진작 안했나란 식이더라(웃음). 인물이 어떤 감정을 인물로서 하면 자기 감정으로 진짜로 해야하는데 '아, 잘한다'하면 그 잘한다라는 걸 반복하려고 하는게 있다고 생각했다. 가능하면 잘한다는 소리를 안하려고 했다. OK라는 말도 OK가 어딨나란 생각을 했었다. 다 지나고보면 10년 전을 되돌아보면 '좀 그렇게 해줘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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