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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빚"…'택시운전사', 송강호가 그린 5월 광주와 희망 (종합)

기사입력 2017.07.10 17:15 / 기사수정 2017.07.10 17:17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포스터 속 송강호가 웃을 수록 슬프다는 명제는 당분간 틀리지 않는 명제일 듯 하다. 가슴을 옥죄는 현대사의 아픔을 송강호는 다른 이들의 부채감을 담아 표현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훈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참석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로 향하게 된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11살 딸을 키우는 홀아비 택시운전사로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가 통금 전에 돌아오면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가게 된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한국의 심상찮은 상황을 듣고 기자 신분을 감추고서 입국해 기자로서의 사명감으로 취재에 나선다. 유해진은 광주 토박이 택시운전사 황태술로 분한다. 그는 부상당한 시민들을 실어 나르던 중에 만섭과 피터를 만나 성심성의껏 이들을 도운다. 류준열은 대학가요제에 나가는게 꿈인 평범한 광주 대학생으로, 시위대 중 유일하게 영어 회화가 가능해 우연히 만난 만섭의 택시를 함께 타고 다니며 피터의 취재를 돕는다. 

장훈 감독은 "독일 외신기자와 서울의 평범한 택시기사 두 사람의 시선으로 5월의 광주를 보는 점이 기존 영화와 다르다"고 밝혔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앞서 故위르겐 힌츠페터를 직접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장훈 감독은 "힌츠페터 기자의 2003년도 송건호 언론상 수상소감에서부터 택시기사 김사복과 광주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한데서 출발했다. 영화적으로 그 분의 실화를 베이스로 극화해서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다큐멘터리가 아니기에 독일 기자의 이름을 바꿔 선보이려 했으나 故위르겐 힌츠페터가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그의 이름으로 최종 낙찰됐다. 줄여서 '피터'라고 부르는 것은 직접 故위르겐 힌츠페터의 의견이었다. 

영화를 찍으며 이들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게 됐다. 송강호는 중학교 시절 폭도들을 진압했다는 라디오 뉴스를 들은 뒤 '휴,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놓으며 "왜곡된 보도와 통제로 인해 눈과 귀를 막았던 시대가 아닌가 싶다"며 "물론 그분들의 고통과 비극을 어떻게 깊이 알겠냐만은 촬영을 하면서 무거운 마음, 그 분들의 희생당하신 고귀한 정신들이 조금이나마 진정성있게 영화로 담아서 많은 분들에게 진실을 알리고자 나름대로 연기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많이 부족했지만. 그런 점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빚이 있었다면 정말 작은 마음의 빚이라도 덜 수 있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유해진도 마찬가지다. 유해진은 "당시에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은 버스 있는 그 유명한 영상있지 않나. 그정도만 보고 몰랐었다"며 "배워가면서, 커가면서 알게 됐다. 오늘 그동안 본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지만 오늘 더 많은 것을 느꼈다"며 '택시운전사' 완성본을 보고 더욱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음을 전했다. 그는 "극화된 부분도 있지만 그때의 시민군 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숨은 희생이 있었겠구나라는 것을 깊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택시운전사'는 137분으로 러닝타임이 짧진 않다. 장훈 감독은 "영화마다 호흡이 빠른 영화, 천천히 바라보는 게 있다. 영화마다 호흡이 있는데 '택시운전사'에 어울리는 호흡은 완성본의 호흡이 아닌가 싶다. 만약 80년 5월의 광주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그 부분을 기다리면서 영화를 보신다고 하면 말씀처럼 캐릭터의 설명에 대한 부분을 길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이야기는 만섭이라는 인물이 정보없이 내려간 광주에서 듣고 보지 못했던 일들을 겪는 방식으로 진행돼 앞부분의 캐릭터 설명이 충분히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어떤 부분을 따라 만섭이 심리적인 변화를 감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지점들을 감정이입해서 갈 수 있지 않을까하고 작업했다"고 밝혔다. 

'택시운전사'는 광주 안의 시선이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을 담아냈다. 서울의 택시기사 김만섭과 위르겐 힌츠페터가 목격한 광주의 억울함과 진실에 대한 갈망을 해갈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송강호는 "모든 희생자들을 위한 영화다. 그 상황과 역사가 그렇게 많은 분들에게 고통과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주었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닌 아픔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를, 그 당시에 희생한 이들에 대한 희망을 말한다"고 힘줘 말한다. 5월 광주에 마음의 빚이 있다면, 지켜봐도 좋을 듯 하다. 오는 8월 2일 개봉.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박지영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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