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13 17:03 / 기사수정 2008.09.13 17:03
[엑스포츠뉴스 = 이동현 기자] '슈퍼소닉' 이대형이 마침내 시즌 60호 도루 달성에 성공했다. 11년만에 나온 의미있는 기록이다.
13일 목동 구장에서 벌어진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대형은 1회초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로 출루해 후속 타자 박용택의 초구 때 2루를 훔쳐 6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한 시즌에 60도루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지난해까지 26년 프로야구 역사에 단 6번만 작성될 정도로 드문 일이다. 1989년 김일권(태평양)이 62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처음으로 60도루의 위업을 달성했고, 93년에는 전준호(당시 롯데)가 75도루, 이종범(당시 해태)이 73도루를 기록했다. 94년에는 이종범이 84번이나 베이스를 훔쳤는데 이 기록은 현재까지 단일시즌 최다 도루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어 95년에는 전준호(69도루), 97년에는 이종범(64도루)이 각각 60도루의 벽을 넘어섰지만 이후 10년동안 그 고지를 다시 밟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정수근, 이종욱 등이 60도루에 도전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한 채 번번이 실패했다.
60도루의 명맥이 끊긴 것은 외국인 선수 제도의 도입과 궤를 함께 한다. 1998년 등장한 외국인 선수들은 리그 장타율을 뚜렷하게 높여놨고, 이에 따라 도루의 가치는 점차 줄어들었다. 도루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 베이스를 훔치는 것보다 다음 타자의 장타를 기대하는 야구가 대세를 이뤘고 도루 개수는 그에 비례해 줄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로 거포 대신 투수를 선호하는 추세가 보편화되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큰 흐름은 다시 바뀌고 있다. 이대형 외에도 이종욱, 이용규 등 발빠른 타자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대형의 60도루는 프로야구의 새로운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는 의미를 가진다.
도루의 순도 면에서도 이대형은 돋보였다. 60개의 도루를 성공하는 동안 도루 실패는 13번에 불과했다. 도루 성공률은 82.2%에 이른다. 도루 시도의 손익 분기점을 성공률 70% 정도로 잡는 것을 감안하면 이대형의 발은 LG의 득점력에 의미있는 공헌을 했다. 72.6%의 성공률(73회 시도, 53회 성공)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서 뚜렷하게 개선된 수치다.
이대형은 도루 2위 이종욱(두산)을 13개차로 멀찍이 따돌려 사실상 도루왕을 확정지은 상태다. 올림픽 휴식기 이후 열린 16경기에서 16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쾌조의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는 이대형의 도루 행진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