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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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토크] 송일국 "대학 4수 찌질이→배우, 난 운 좋은 사람"(인터뷰)

기사입력 2017.07.04 10:41 / 기사수정 2017.07.04 11:4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송일국이 출연 중인 연극 ‘대학살의 신’은 인간 내면에 은밀하게 자리잡은 욕망과 허세를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는다.

송일국은 네 명의 주인공 중 허세가 몸에 밴 미쉘 역을 맡았다. 겉으로는 평화주의자를 자처하지만 알고보면 딸 몰래 햄스터를 내다 버리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완벽한 이미지의 송일국이다. 그런 그에게 극중 미쉘처럼 스스로에게 허세나 가식을 느껴본 적 있는지 물었다. 솔직한 답이 돌아왔다.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정도의 차이지, 양면성은 누구나 갖고 있는 거예요. 저도 심하면 심하지 덜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에서 대외적인 이미지가 그렇게 포장됐죠.” 

육아 예능 속 다정다감한 남편과 아빠의 모습으로 송도의 성자로 불린 그다. 하지만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라니, 뜻밖이다. ‘20대 때는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지질한 사람’이었단다. 

그는 “나 같은 아들을 낳을까 봐 아들 낳기가 싫었을 정도였다. 세쌍둥이를 낳다니 그래서 인생이 코미디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다행히 빨간 줄이 그어질 만한 일들은 없었지만 어머니 속을 많이 섞였어요. 공부를 안 했느냐고요? 안 한 건 기본이고요. 하하. 대학교를 4수 했는데 말 다했죠. (웃음) 학교에 안 간 적은 없는데 지각 3번이 결석 한 번이다 보니 결석일수가 30일이었고 성적도 나빴어요.” 

그런 송일국을 철 들게 한 사람은 어머니인 배우 김을동이다.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노력한 것에 비해 잘됐어요. 어머니 따라 할아버지의 기념사업을 돌아다니면서 철이 들었죠. 조상의 덕을 내가 보는구나 하고 어떻게 환원해야 할까 생각해봤어요. 그 결과 내가 뿌린 가정을 잘 지키고 아이들을 잘 지키면서 충실하게 사는 게 제일이더라고요.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인생 목표가 됐어요. 그런 과정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도 녹아들었죠.” 

연기자로서 송일국의 롤모델은 다름 아닌 어머니 김을동이다. 어머니를 보며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깨닫는다.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송일국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연극 ‘나는 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공연계에 진출, 무대에 애정을 내비쳤다. 

“어머니가 뼛속까지 배우예요. 아직도 밤늦게까지 TV를 보고 있다 훌쩍거리세요. 연기도 트렌드라서 본다는 어머니의 답이 충격으로 다가왔죠. 어머니 덕분에 늘 겸손할 수 있고 한계도 깨닫는 것 같아요.

그동안 오해도 많이 받긴 했지만, ‘대학살의 신’을 계기로 이제는 배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은 배우라는 말이 부끄러웠거든요. 이 작품을 하고 나니 이제 ‘배우 송일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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