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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맨체스터 시티, 빅4진입 가능성은?

기사입력 2008.09.08 01:15 / 기사수정 2008.09.08 01:15

안경남 기자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프리미어리그(EPL) 중하위권을 맴돌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하루아침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신데렐라’가 됐다.

그들은 여름 이적시장 막판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투자그룹의 술레이만 알 파힘 구단주를 새롭게 맞이하며 일순간 거액의 자금력을 갖춘, 말 그대로 빅 클럽이 된 것이다.

▲ 변화를 시작한 탁신과 맨시티

맨시티의 변화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시작됐다. 그들은 탁신 치나왓 전 태국총리를 구단주로 받아들이며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었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시작으로 엘라누, 베드란 콜루카, 마틴 페트로프, 롤란도 비안키 등 수준급 선수를 다수 영입하며 팀 체질개선이 나서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맨시티는 시즌 초반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팬들 또한 새로운 구단주와 함께 맨시티가 새 시대를 열어갈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맨시티의 상승세는 전반기를 넘기지 못했다. 부상과 새로운 영입한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지며 다시 예전의 평범했던 맨시티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맨시티의 카카’라는 평가 속에 대박 영입이라 여겨졌던 엘라누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 파괴력이 떨어졌고, 수비 전 지역을 감싸며 놀라운 활약을 펼치던 미카 리차즈의 시즌 아웃 선언은 수비진 붕괴를 불어왔다. 다급해진 맨시티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또 한 번 선수보강에 열을 올렸으나 포츠머스의 벤자니 음와루와리를 영입하는데 그쳤고,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탁신 체제 아래 야심 차게 시즌을 준비한 맨시티는 리그 9위라는 지극히 평범한 성적표를 받으며 시즌을 마감했다. 탁신 구단주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1차 체질 개선에 실패한 맨시티는 이번 여름, 에릭손 감독 대신 블랙번의 수장이었던 마크 휴즈를 새롭게 사령탑에 임명했고, 앞서 언급했듯이 탁신 보다 훨씬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알 파힘 구단주를 새롭게 맞이했다.

▲ 차원이 달라진 선수영입

실상 이번 시즌은 맨시티의 ‘체질개선 시즌2’라 봐도 무방하다. 지난 시즌 팀을 이끈 엘라누, 페트로프, 스테판 아일랜드, 리차드 던, 리차즈 등이 건재한 가운데, 포지션 전 지역에 걸쳐 고른 전력 보강을 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포지션 측면이다. 불가리아 출신의 페트로프 외에는 전문 윙어가 부족했던 맨시티는 유럽 최고의 윙어 두 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과거 맨시티에서 ‘제2의 베컴’이라 불리며 우측면을 지배했던 숀 라이트-필립스를 첼시로부터 재영입했고, 첼시 이적이 유력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호비뉴를 3,250만 파운드(약 646억원)인 EPL 사상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고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리그에서 여느 클럽 부럽지 않은 최강의 측면 공격라인을 갖추게 됐다.

다음은 후방 수비진이다. 지난 시즌 리차즈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후반기 수비진을 꾸려 나가는데 애를 먹었던 맨시티는 첼시에서 벤치를 달군 탈 벤-하임과 벨기에 최고 수비수 빈센트 콤파니를 데려와 뒷문을 강화했다. 또한, 아르헨티나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타는데 공헌한 ‘멀티맨’ 파블로 사발레타를 영입하며 토트넘 핫스퍼로 떠난 콜루카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 시즌 최전방도 맨시티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맨시티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가장 공을 들인 선수가 포츠머스의 벤자니 음와루와리였던 것도 부족한 공격자원이 원인이었다. 세리에A 무대에 수준급 공격력을 자랑하던 비안키는 시즌 내내 4골을 터트리는데 그쳤고, ‘불가리아 특급’ 발레리 보지노프는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상대적으로 풍족한 상태다. 이적시장 초반 일찌감치 CSKA모스크바에서 1,800만 파운드(약 360억 원)를 주고 브라질 출신의 조를 영입하며 최전방에 무게를 더했다. 비록 프리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보지노프를 비롯해 벤자니, 다리우스 바셀 등 모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측면 자원이 넘치는 만큼 시즌 초반 큰 문제가 되진 않을 전망이다.

▲ 마크 휴즈의 맨시티, 빅4 전력 갖췄나?

그러나 맨시티가 당장에 빅4를 위협할만한 막강 전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비록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탄탄한 방어력을 선보이고 있으나, 기복이 심한 수비력은 언제 그들의 발목을 붙잡을지 모르며 마이클 볼이 버티고 있는 왼쪽 측면은 여전히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또한, 엘라누의 경기력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중원 역시 맨시티의 약점 중 하나다. 라이트-필립스와 호비뉴가 영입되긴 했으나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가 아닌 만큼 중원에서 공격을 전개해 줄 마땅한 적임자가 없는 맨시티다.

아마도 맨시티가 진정으로 EPL의 빅4 판도를 뒤흔들 시기는 다가올 겨울 이적시장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호비뉴를 영입하며 충격을 안겨준 맨시티는 겨울 이적시장에 5억 파운드(약 1조 원)를 쏟아 부을 것이라 선언하며 다른 클럽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물론, 돈으로 원하는 선수를 모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첼시가 거액을 들여 유망주들을 싹쓸이하며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듯이 언론에서 언급하고 있는 카카, 세스크 파브레가스, 잔루이지 부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페르난도 토레스 등과 같은 이미 네임벨류 높은 선수가 아닌 특급 유망주나, 안드리 셉첸코, 미하엘 발락과 같이 변화를 원하는 빅스타들의 영입을 통한 도약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맨시티의 자금력을 앞세운 눈에 띄는 행보에,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하나같이 “강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돈으로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맨시티가 당장에 빅4에 진입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고 나섰다.

물론 돈만 믿고 섣부른 개혁을 추진하다 팀이 파산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첼시와 같이 성공한 클럽도 있다. 그리고 확보한 자금력의 무게감도 다르다. 맨시티의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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