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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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한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다

기사입력 2008.09.06 01:31 / 기사수정 2008.09.06 01:31

김도광 기자

한화의 류현진과 삼성의 배영수가 4강의 길목에서 진검승부를 벌여야 했던 대전구장. 4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한화의 처절한 수성과 4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삼성의 화끈한 공성이 기대되는 한판 승부였다.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양팀의 승차는 불과 반게임차.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서 4위 자리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과연 지난밤 4위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후반기 들어 9경기에서 1승 8패라는 최악의 경기를 치렀던 한화였기에 하루하루 희망보다는 절망이 쌓여가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3위 롯데에 3연패당하고 2위 두산에도 3경기를 모두 내어줬으며 SK에게만 유일하게 1승을 올렸을 뿐이다. 더구나 경기 내용은 절망 그 자체였다. 경기마다 6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기본이고 SK에게는 7명의 투수가 25안타를 허용하며 올 시즌 최다 안타라는 자랑스럽지 못한 기록까지 남겨야 했다.

그러나 정작 마운드가 무실점으로 막았을 때는 방망이가 터져주질 않았다. 9월 3일 두산과의 잠실 전이 그랬다. 한화 7명의 투수가 두산의 타선을 상대로 8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있는 동안 한화의 타선은 두산 4명의 투수를 상대로 단 5안타만 얻어내는 극심한 빈타에 시달렸던 것이다.

더구나 이날의 승부는 정규이닝으로 결정나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장 시간과 최장 이닝이라는 신기록이 세워진 날이었다. 18이닝 동안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 불리는 한화의 62타자들이 기록한 성적이다. 한화의 절망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산과의 잇따른 연장 승부 후에는 삼성과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었다. 4연패라는 지긋지긋한 부진에다 2번의 연장전 패배에 따른 사기 저하, 그리고 쫓기는 입장의 조급함 등이 또 다른 근심거리였다. 이제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커보였다.

하지만, 한화에는 올림픽 국가대표 에이스 류현진이 있었다. 캐나다와의 예선리그 2차전에서 완봉승을 올렸고 쿠바와의 결승에서도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현진.

후반기 시작과 함께 찾아왔던 팀의 4연패 고리를 끊었던 류현진이 또 다시 팀을 4연패에서 구해내고 5위로의 추락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리고 류현진은 팀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8이닝 동안 32타자와 상대하며 안타 4개와 볼넷 6개로 단 1실점만 허용했다. 명불허전이 따로 없었다.

한화에 앞으로 남아있는 경기 수는 불과 14경기뿐이다. 5위 삼성보다 3경기가 더 적지만 쌓아놓은 승수는 3경기가 더 많다. 게다가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3연전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게 되면 삼성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류현진도 잔여경기에서 적게는 4번, 많게는 대여섯 번 정도 더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4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너진 마운드를 재건하고 불발탄으로 변해버린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재정비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한화의 절망은 이제부터 희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4위 자리는 한화가 지키고 있고 한화에는 류현진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C)KBO]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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