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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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이 남긴 것②] 한국형 SF 드라마의 선구자가 되다

기사입력 2017.06.28 07:25 / 기사수정 2017.06.28 07:23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써클'은 완벽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이가 망설이기만 했던 SF 장르 드라마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tvN 드라마 '써클:이어진 두 세계'는 한국형 SF 장르 드라마를 표방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 시장이 많이 발전하고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지만 아직까지 SF 드라마는 없었던 터. '써클'은 기대 반 걱정 반 속에 시작했다.

'써클'은 초반에 엉성한 CG로 시청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메가폰을 잡은 민진기 PD는 드라마 방영 중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시간과 비용이라는 조건하에 최적의 퀄리티였다고 설명한 다음 "그래도 많은 업계 관계자가 말하길 CG가 부담스러워 못했던 SF 장르를 '써클'이 해줘서 고맙고, '써클'이 업계의 질적인 부분을 올려줄 거라고 하더라. 할리우드에 비교했을 때는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모자란 부분은 스토리와 연기로 채우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진기 PD의 말처럼 CG는 큰 부담이다. 일주일에 약 120분가량을 방송해야 하는 드라마에 영화 수준의 CG를 쓰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써클'은 대신 작가와 배우를 믿었고, 탄탄한 대본과 빈틈없는 연기력은 CG의 미흡함도 잊게 했다.

'써클'은 파트1과 파트2 인물이 연결되며 결국 하나의 세계가 됐다. SF 드라마답게 전개의 중심이 되는 기억 차단에 대한 기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게 서술됐다. 또 김우진(여진구 분)이 기술의 키라는 점 역시 SF적 상상력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써클'이 한국형 SF 장르의 선구자라고 불릴 만한 점은 김우진, 김준혁(김강우), 한정연(공승연)의 촘촘한 관계 설정에 있다. 인물의 서사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SF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까지 포용할 수 있었다. 또 12부작으로 짧은 드라마에도 기억은 한 사람을 그 사람답게 하는 중요한 열쇠라는 철학적 메시지까지 담아내며 '써클'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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