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프로듀스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를 끝으로 국민 프로듀서 퇴사를 앞두고, 이들이 가장 만나고 싶을 남자 안준영PD와 만났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내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안준영PD와 '프로듀스101 시즌2'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민 프로듀서들을 대신해 생방송 4분할과 20인 컷, 뉴이스트, 분량, 스포일러 등 각양각색의 질문을 던졌다. 그는 솔직하고 진솔하게 답변을 건넸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마친 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 암표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피날레 콘서트 티켓은 그도 구하지 못해 뒷풀이에만 참석할 예정. 이하 일문일답.
-방송 초반 뉴이스트의 출연이 큰 화제였죠.
"시즌1을 하면서 왜 주목을 못 받을까 하는 참가자들이 있었어요. 회사가 작거나 운이 안맞아서, 팀을 잘못 만나서 같은 경우가 있었어요. PD가 아닌 어른으로서 안타까웠어요. 열심히 하는 애들인데 왜 주목을 못받나 싶었죠. 그래서 간절함을 기준으로 라인업에 넣게 되었고 뉴이스트도 출연했죠.
사실 뉴이스트라는 팀이 출연한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이슈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뉴이스트와 시즌1 전소미를 비교하면, 체감으론 당시 전소미가 더 유명하지 않나요? 제가 뉴이스트와 정말 뭔가 있었다면 1~4회에 그들이 못한 것을 감췄겠죠. 그때 되게 못하고 힘들어했어요.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겠어요. 이미 데뷔해서 한참 선배인데…. 다시 제게 조연출을 하라는 것과 같은 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워너원에 황민현만 들었지만 나머지 친구들에게도 또 다른 꽃길이 마련되었다 생각해요." (이번 시즌2에는 뉴이스트 외에도 핫샷, JJCC, 탑독 등 여러 기성 아이돌들이 출연했다. 최종 데뷔 멤버인 워너원에는 핫샷의 하성운과 뉴이스트의 황민현이 이름을 올렸다.)
-20인 컷을 놓고 말이 많았어요.
"20인컷은 시즌1 끝나고 나서부터 고민 했던 부분이에요. 22명을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 곡을 22명이 부르기에는 무리수가 있지 않았나 싶었어요. 마지막까지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하나의 곡으로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시즌2를 하기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다음 제작진을 위해 프로그램 리뷰를 넘기면서 파이널 데뷔 평가는 최소 2곡을 하고 2곡을 나눠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2명을 하게 되면 11명, 11명 자칫 대결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15명, 21명, 24명 등 여러 방안이 나왔죠. 22명을 제외하고서요. 분량 문제도 있고 같은 수를 맞추려 20명으로 하게 됐어요. 서바이벌이다보니 이것도 스포라고 생각했어요. 시청자들이 끝까지 TV를 볼 수 있게끔 하려면 방송을 통해 공개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입을 다물면서 와전되어버렸어요." (지난 시즌은 생방송 진출자가 22명이었고, 이로 인해 22명으로 추측되었으나 생방송 무대에는 20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 당시 라이관린이 20위라 4분할에 넣기 위해서 아니냐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오해를 많이 샀죠. 방송은 미리 계획을 갖고 준비합니다. (해당 추측은) 아니에요." (라이관린은 꾸준히 인기멤버였으나 3차 순위 선발식 당시 커트라인인 20위를 차지해 국민 프로듀서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생방송 4분할도 논란이 됐어요
"작년 청하도 그랬고 올해 대휘도 다들 뛰어올라갔죠. 방송 후 결과를 보는데 이대휘는 폭발적으로 오르는 시점이 있었어요. CG를 준비하다보니 미리 마감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하든 안하든 대휘의 팬덤이 엄청났기에 가능한거에요. 4명이 다 되었다면 제가 구성을 잘 못 짠 거였겠죠. 특정인을 올리려고 한 것이 아니에요. 매 순발식에서 4분할을 해왔어서 일맥상통이라고 봤는데 본의 아니게 오해를 샀어요. 오해는 받았지만 프로그램으로서의 긴장감은 있다고 생각해요."
-'악마의 편집'보다 '분량'이 말이 더 많았어요. 기준이 뭐였나요.
"한정된 방송시간 내에서 많은 친구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시즌1도 분량이야기가 있어요. 70분 기준인데 저는 90-100분을 만들었어요. 올해는 최저가 132분이었어요. 많은 친구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려고 노력했어요. 분량에 대해 각각 연습생들이 아쉬움은 있겠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친구가 주목을 받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가령 센터를 누가 정하냐 같은 것들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는 친구가 있고 되고 싶다고 표현하는 친구가 있어요. 그러면 우리 입장에선 센터를 하고 싶다는 친구가 분량을 가져가는게 맞는 것 같았어요. 무대도 본인의 끼를 많이 보여준 친구에게 커트가 많이 돌아가게 되구요. 주어진 상황에서 그 친구가 본인의 매력, 실력을 어필하는게 가장 큰 기준이었다고 생각해요. 후회는 없어요." (연습생 모두 열심히 했다는 이야기를 거듭 강조했다.)
- '픽 미'를 추러 나왔던 위에화 안형섭이 그런 케이스죠?
"안나갈 이유가 없죠. 돌발 행동을 통해 그 아이의 매력이 보여졌어요. 너무 이상했다면 덜어냈겠지만 그런 모습들이 나가면서 관심을 받았어요. 그 아이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만나보시면 알겠지만, 형섭이는 청량미가 있어요(웃음)."
- 포지션별 평가의 'Shape of You'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국민 프로듀서들이 아쉬워해요.
"(공감하며)눈으로 직접 봐야하는 안무에요. 태현이에게도 안무를 너무 잘 짰다고 이야기 했어요. 커트도 안 쪼개려고 노력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댄싱9'때도 그랬지만 'Shape of You'는 직접 가서 봐야하는 그런 춤이에요. 방송이나 카메라를 통해 표현할 수가 없죠. 춤이라는 건 에너지에요.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카메라에 담기 어려워요. 춤커트에 저도 민감한데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힘든 것 같아요." (안준영PD는 '댄싱9'을 연출했다.)
- 도대체 그 많은 스포일러들은 어디서부터 나온 건가요?
"완전 맞는 스포가 나오기도 했어요. 외부에 개방이 되어있다보니 연습실 인근에 몇몇 학생들이 와서 연습 장면을 찍어가는게 잡혔어요. 일종의 사생팬이죠. 부모님을 호출한 뒤 입회하에 휴대폰을 보니 아이들 등수 이런 것들을 다 써놨다고 하더라구요. 커뮤니티에도 올리구요. 방송가 일가의 몇몇 아직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분들도 있었죠. 그것도 잡아냈어요. 한 스태프더라구요. 그 뒤로는 회의하면서도, 이야기를 다는 못하게 됐어요.
사실 미리 알려놔야 순발식에서 카메라 등이 잡을 수 있는데도 미리 말할 수가 없는 거에요. 제발 지켜달라고 부탁도 드렸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일부 몇 분이 그러신 거고, 집요하게 저희도 잡아냈습니다." ('프로듀스101 시즌2'는 그야말로 스포와의 전쟁이었다. 방송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투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스포를 잡기 위해 제작진 또한 부던히 노력했다.)
- 제작진이 뿌리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었죠.
"'역스포'를 날리고 싶을 정도였어요(웃음). 하지만 그러면 공정성에 위반돼요. 역스포가 투표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안되니까요. 그런 우를 범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이 있다면요.
"제 또래가 아이들을 알게된 게 신기했어요. 만족스러웠어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국민이 만드는 아이들 아닌가. 특정 세대의 팬덤으로 보이그룹 팬덤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11명을 어른들도 아는 그룹이 될까, 대중의 인지도가 있는 그룹일까 했는데 다행히 제 주변 남자 친구들도 프로그램을 안보면서 알더라구요. 그들의 아내, 처제, 동생 때문에라도 알고있었어요. 초반에 우려했던 특정 세대만의 아이돌이 아닌 대중의 지지를 받고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 나오게 돼 조금 뿌듯했어요. 저는 그렇게 많은 카페와 커뮤니티가 있는 줄 몰랐어요(웃음)."
- 10대는 물론 20대, 30대 팬들도 엄청났죠. 팬들이 건 광고판들도 보셨나요.
"제가 버스를 타고 다니다보니 실제로 지하철에서 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자발적으로 팬들이 해주셨고, 해당 연습생들도 거기에 고맙게 생각하고…. 새로운 현상이었어요. 저는 출퇴근길에 엑소 백현의 생일 광고를 많이 봤었는데….
사실 해당 아티스트가 그 광고가 있는 곳에 직접 가서 의사소통을 하기는 어려운데, 연습생들은 직접 가서 포스트잇도 남기고 인증샷도 찍고 했잖아요. 그게 새로웠어요. 애들이 방문하는 것도 찍으려고 했는데 이미 다들 다녀왔더라구요(웃음). 처음 가보는 설렘을 찍었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은 조금 있죠." (연습생들은 촬영을 마치고 제작진에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자신들의 광고판을 보러 다녀오기도 했다.)
- 시즌1과 시즌2의 차이점이 있다면요.
"시즌1은 최종 11명이 주목을 많이 받았고 그 안에서도 관심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시즌2는 11명은 물론이고 들지 못한 친구들도 인기가 많아요. 20인, 35인도 인지도가 많이 쌓였어요. 이 프로그램이 그들에게 기회가 되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 제작진이 노력을 해야하는 부분도 많이 있어요. 다만 많은 분들에게 소개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한거죠. 앞으로도 잘 보완되었으면 해요."
- 시즌3도 하실 건가요.
"아주 민감한 이야기에요. 아직 회사 측에서 게획이나 이야기가 나온 것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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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