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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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상반기결산①] 사극에 울고, 공감드라마에 웃고

기사입력 2017.06.28 11:20 / 기사수정 2017.06.28 10:07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2017년 상반기 KBS 드라마는 세가지 분류로 나뉜다. 바로 공감물, 장르물, 사극이다. 그러나 그간 사극 명가로 불리어 온 KBS답지 않게 사극에서는 굴욕을, 많이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물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뭐니뭐니해도 상반기 KBS 드라마를 대표하는 것은 바로 '공감'이다. 올 초 '김과장'이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아 공감형 드라마로 사랑받더니, 상반기가 끝나가는 현재는 '쌈, 마이웨이'가 20대 청춘들의 모습을 반영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 '화랑'·'7일의 왕비', 사극 명가 KBS의 굴욕

정통사극부터 퓨전사극까지 KBS 표 사극은 믿고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KBS 표 사극은 늘 흥행 보증 수표였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청춘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부터 팩추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까지 사극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KBS였다.

그런 KBS가 이번 상반기에 준비한 두 사극은 그 명성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고, 또 기록중이다. 먼저 올 초 선보인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은 드라마 최초로 신라시대 화랑들을 주인공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화랑'은 허술한 사건 전개와 치밀하지 못한 역사 고증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신라 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은 몰입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펼쳐진 것. 결국 '화랑'은 외모와 연기력 모든 면에서 발군이었던 박형식의 삼맥종 캐릭터와 배우들 간 친목만 남기고 동시간대 꼴찌시청률로 종영했다.

'7일의 왕비' 역시 호평이 쏟아지는 이동건의 연산군 연기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꼴찌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장르인 MBC '군주'와 맞붙고 있는 것도 '7일의 왕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 드라마에도 역시나 역사 왜곡이 큰 악수로 자리하고 있다.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내용 면에서 많이 비판했던 '화랑'과 달리 '7일의 왕비'는 시청자의 반응은 좋은 드라마다. 진성대군(연우진 분)과 신채경(박민영), 그리고 연산군(이동건)의 삼각관계가 치열하고 섬세하게 그려지기 때문. 하지만 문제는 역사 속 연산군과 신채경이 고모부와 처조카 관계라는 점에 있다. 또한 훗날 중종이 될 진성대군이 반정을 일으킬 명분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답답함을 한것 가중시킨다.

그러나 아직 '7일의 왕비'는 전체 분량 중 반도 진행되지 않았다. 과연 '7일의 왕비'가 아름다운 화면과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라는 장점에 힘입어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 '완벽한 아내'·'추리의 여왕', 아줌마들의 활약…시청률보다 의미있는 행보

한 명의 아줌마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완벽한 아내가 되어야 했고, 한 명의 아줌마는 추리의 여왕이 되어 사건 현장을 누볐다. 상반기 KBS에는 아줌마들이 유독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고소영의 10년만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던 드라마 '완벽한 아내'는 시청률면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 주중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SBS '피고인'과 연이어 방송된 '귓속말', 그리고 MBC '역적'과 맞붙으며 동시간대 꼴찌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출연하는 배우들에게는 시청률 그 이상의 호평이 쏟아졌다. '톱스타'라는 이미지 속에 갇혀있던 고소영은 평범한 주부 역할도 해낼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사랑에 미친 사이코패스를 연기한 조여정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대상감'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또한 요즘 보기 드문 여성 투톱물에, 아줌마들이 활약하는 드라마라는 의의도 가졌다.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역시 작품적으로 호평을 들은데 비하면 시청률은 그리 좋지 않았다. '김과장'에게 물려받은 동시간대 1위 자리를 타드라마에 내줘야했던 것. 그러나 기존 장르물과 달리 평범한 아줌마가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가는 그 독특한 분위기가 많은 마니아들을 안방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에 더해 시즌2를 암시하는 결말까지, 여러모로 '추리의 여왕'은 KBS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작품이었다. 이처럼 '완벽한 아내'와 '추리의 여왕'은 시청률 면에서는 아쉽지만 KBS가 다양한 드라마에 도전하고 있다는 의의를 남겼다.


▲ '김과장'·'쌈, 마이웨이', 공감형 드라마들이 뜬다

상반기 KBS가 선보인 드라마 중 가장 성공한 드라마는 누가 뭐래도 '김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 방송국이 이영애를 내세운 '사임당, 빛의 일기'를 내놓았을 때 그 누구도 '김과장'의 승리를 점치지 못했다. 그만큼 이영애와 사극의 조합은 막강해보였다. 실제로도 '사임당' 첫 방송 시청률(15.6%/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기준)은 '김과장' 첫 방송 시청률(7.8%)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까봐야 안다고 했던가. 첫 방송 이후 '김과장' 시청률은 입소문을 타고 수직상승했다. 3회만에 10%를 돌파하더니, 이후 계속 17%-18%대를 유지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킨 것. 매회 이어지는 사이다 행진과, 러브라인보다 실제 회사 이야기에 주목한 '김과장'은 직장인을 위로하는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다.

'김과장'이 떠나간 자리는 돌고 돌아 '쌈, 마이웨이'가 채우고 있다. '쌈, 마이웨이' 역시 꿈때문에 방황하고, 사랑때문에 고민하는 청춘들의 야이가를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공감 드라마로 사랑받고 있다. 물론 주인공 고동만(박서준 분)과 최애라(김지원)의 외모는 비현실적이지만 말이다.

돈때문에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하고, 면접장에서는 불합리한 말에도 대답해본 경험이 있는 청춘들은 '쌈, 마이웨이' 판타스틱 4가 보여주는 삶에 이미 빠져들었다. 


▲ '월계수'·'아이해', 명불허전 KBS 주말드라마…캐릭터들의 승리

명불허전 KBS 주말드라마다. 기본 시청률이 다른 드라마가 대박으로 꼽는 20%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나 지난 3월 시작한 '아버지가 이상해'는 모두 20%대 시청률로 시작해 한번도 그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30%의 시청률을 넘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사실 시간이 흘러도 KBS 주말드라마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대동소이하다. 대가족이 나와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그 중에는 나이도 성별도 다른 시청자들이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명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KBS 주말드라마를 관통하는 '가족애'라는 주제는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이에 더해 KBS 표 주말드라마는 어른들만 보는 드라마에서 한 층 더 진화하고 있다. 바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아츄커플이나 '아버지가 이상해'의 변혜영(이유리)같은 젊은 세대 맞춤형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당장 잘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 변화하는 KBS 주말드라마, 앞으로도 당분간 주말드라마의 왕좌를 놓치지 않을 전망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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