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품위있는 그녀’가 다른 드라마와는 차별되는 무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가 방송 2회만에 급이 다른 완성도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아찔한 쾌감을 선사했다. 뻔한 드라마 홍수 속에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은 ‘품위있는 그녀’에서만 볼 수 있는 명품 ‘한정판’ 같은 스페셜한 차별점을 짚어봤다.
#아주 특별한 워맨스
극을 이끌어가는 재벌가 며느리 우아진(김희선 분)과 미스터리한 간병인 박복자(김선아)의 미스터리한 관계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대결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지난 1회 도입부에서 박복자의 시신을 확인한 후 홀로 장례를 치르고 뼛가루를 뿌리는 우아진의 모습은 이들의 남다른 관계를 짐작케 한다. 또한 이어진 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우아진을 여신처럼 쳐다보는 박복자의 선망 가득한 눈빛은 앞으로 벌어질 사건과 다른 감정의 파노라마를 예고했다.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강렬한 메시지를 전할 우아진과 박복자의 워맨스는 여성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다층적 캐릭터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 다층성은 다채로운 인물군상에 개연성과 현실성을 제공하며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강렬한 신분상승 의지로 안태동(김용건) 일가에 밀고 들어온 박복자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우리가 감추고 싶어 하는 본성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2회에서 박복자가 안태동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 받고 화장실에서 목 놓아 울 때 시청자들은 씁쓸한 현실에 공감하며 함께 울었다. 이어 박주미(서정연 분)가 명품가방을 선물 받은 박복자에게 “너는 하녀일 뿐이야”라고 소리치며 따귀를 때릴 때는 상류층의 치졸함에 함께 분노했다. 이런 캐릭터들의 다층성은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며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도구가 될 예정이다.
#폭풍 전개
충격적인 오프닝 이후 이어진 속도감 넘치는 전개는 몰입감을 높이며 기대감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예상을 뛰어넘는 박복자의 죽음으로 시작해 ‘악’ 소리 나게 하더니 곧장 우아진과 박복자의 첫 만남 직전으로 시계추를 옮겨가 두 사람의 사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미 지수를 높였다. 불과 2회 만에 우아진의 무개념 남편 안재석(정상훈), 윤성희(이태임)가 첫 키스를 나누고 박복자가 안태동과 동침에 성공해 시청자들을 경악시켰다. 이렇게 백미경 작가의 힘 있는 필력과 김윤철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한번 보기 시작하면 채널을 절대 돌릴 수 없는 ‘마성의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앞으로 우아진과 박복자의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이 본격적으로 그려질 예정이어서 폭풍을 넘어서 시청자들을 쓰나미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일 태세다.
#신랄한 풍자
극 중에서 ‘계급 대립’과 ‘신분 이동’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상류층 우아진의 우아함과 흙수저 박복자의 박복함은 강한 대비를 이루며 우리 시대의 냉혹한 단면을 보여준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의 사례를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5포 시대’에 악과 깡으로 신분의 벽을 넘으려는 ‘네버스톱 욕망녀’ 박복자의 위험한 질주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며 앞으로 진행될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또한 ‘개념’이라는 단어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강남 상류층의 민낯은 진기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드라마 내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조망하는 풍자는 ‘품위있는 그녀’가 클래스가 남다른 ‘명품 드라마’임을 확실히 깨닫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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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