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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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유일한 휴식일인 21일, 야구 대표는 뭐했을까?

기사입력 2008.08.29 14:59 / 기사수정 2008.08.29 14:59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유일한 휴식일이었던 21일, 그들은 무엇을 했나?'


9전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경이로운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올림픽 야구대표팀 선수들.지난 WBC때 최강 미국과 숙적 일본을 내리 꺾고도 어이없는 경기규정으로 인해 피해를 봐야만 했던 선수단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이 야구 최강국임을 세계에 알리려고 마음이라도 먹은 듯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치 않았다.

8팀이 참가하는 올림픽 야구 경기. 풀리그로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 한국 대표팀은 17일과 21일, 2일의 휴식일이 일정으로 잡혔다. 하지만,  14일 중국과의 경기가 악천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올림픽 대표 선수들은 17일에 있을 휴식일마저 반납해야만 했다.

22일 일본과의 준결승이 예정되어 있던 바로 전날 21일. 중국에서의 첫 휴식일을 맞은 야구대표팀 선수들. 예선 7전 전승으로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던 그들은 유일한 휴식일이었던 21일에 과연 무엇을 하며 보냈을까?

약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를 반복하는 21일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짭퉁시장에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을 만났다.


[이대호, 류현진, 이승엽, 권혁, 진갑용, 김민재 선수와 응원단들]



[이진영 선수와 응원단들]

바로 다음날에 영원한 숙적 일본과의 준결승을 남겨 두고 있었지만, 그들의 표정에서는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예선 7전 전승을 거둔 자신감만이 내비쳐졌다.

그들을 알아보고 달려드는 한국 교민과 응원단들에게 친절히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 여유가 있었고, 자신감이 넘쳤다.

중국의 짭퉁시장에서는 먼저 부르는 가격에 80퍼센트를 깎아야 하는 것이 기본. 하지만, 그들에게 교민들과 응원단들과 사진 찍을 여유는 있었을지 몰라도 물건값을 깎을 그럴 여유는 없었다. 예선에서 7전 전승을 거둔 그들은 이미 '슈퍼스타'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며, 사인을 해달라며 연방 달려드는 한국 교민과 응원단들에게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일일이 다 응해주며 그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


[이대호 선수와 응원단들]



[권혁, 류현진 선수와 응원단들]

예선 7전 전승을 거두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이대호는 "대호 행님아!"라고 하며 달려든 부산에서 온 응원단원에게 농담까지 건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는 " 아. 오늘 유일하게 쉬는 날인데…. 내 오늘 여기 사진 찍으러 왔나?!" 라며 기분 좋은 신세 한탄을 했고, 짭퉁 물건들을 한아름 가득 산채 이대호에게 달려든 부산에서 온 응원단원에게는 "니는 밀수 하나?" 라며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쇼핑을 하던 봉중근 선수는 그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며 다가온 응원단원들에게 "빨리, 빨리 찍어요!" 라며 웃으며 재촉했다.

큰 경기를 앞두고 많은 부담보다는 이러한 여유가 오히려 그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격침하고, 결승에서는 아마 최강인 쿠바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준비되어 있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였던가? 21일, 유일한 휴식일이었던 그날에 만났던 야구 대표팀 선수들에게서 결과론 적인 이야기일진 모르지만, 그들이 내비친 기분 좋은 여유는 이미 금메달을 따고도 충분할 만큼의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방증이다.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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