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그야말로 국가대표급 뮤지션들이다. 아는 사람 없는 길 위에서 그들은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음악'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는 25일 첫 방송하는 JTBC '비긴 어게인'을 통해 이소라와 유희열, 윤도현 그리고 노홍철이 함께 해외 버스킹에 나선다.
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이 쉬울리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윤환PD는 끈질긴 캐스팅 작업을 통해 세 사람을 한자리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먼저 섭외된 노홍철마저도 거짓처럼 느껴졌다고 믿길 정도의 '어벤져스급' 라인업이다. 해외에서 버스킹을 하는 만큼 그 정도 가수를 모시고 싶었다는 것이 오윤환PD의 전언이다. 그만큼 그는 음악에 대한 예의를 갖춰 편집하겠노라 힘줘 말했다.
이소라를 MBC '나는 가수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를 선공개한 뒤에도 오랜시간 9집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는 건강을 이유로 오랜시간 집에서 칩거해왔다.
그는 "집에 우울하게 있고 내가 할 줄 아는 것 중 제일 잘하는 것인 노래도 등한시했다"고 고백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살이 찌면서 걷는 것도 힘들었다. 그 사이 신보를 내기 위해 곡을 받고, 녹음을 하고 다시 지연이 되는 식이었다. 새 앨범을 내놓는 것이 힘든 일이었다. 주로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섰던 이소라는 건반을 맡은 유희열과 기타를 치는 윤도현밖에 없는 길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이소라는 "누구에게 부탁할 때 미안하고 그래서 잘 못 했었는데 기대게 되는 마음들이 있었다. 늘 안좋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같이 뭘 하면서 화도 내보고, 집에서 하는 것처럼 애기처럼 유희열에게 화를 많이 냈다"고 고백하며 미안해했다. 그는 음악에 대해 갖고 있었던 '엄숙주의'를 내려놨다고 밝히며 "혼자 고심하고 이런 것보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 하는 것도 좋겠더라"고 달라진 마음을 털어놨다.
집 밖을 나와 바라봤던 풍경들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소라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9집 앨범도 빨리 내도록 하겠다"며 "사실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갔다. 몇 년을 노래 받고 그 노래를 하고, 녹음하고 쓰지 않고 또 새로운 노래를 받는 일들이 내게도 너무 힘겨웠다. 이제는 조금 쉽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유희열에게도 새로운 감동을 줬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그지만 이토록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이소라와 윤도현은 20대부터 알던 세 명의 뮤지션이 모여 무엇인가 한다는 것을 상상해보지 않았는데 그런 시간을 갖게 돼 특별했다"며 "버스킹도 해본 적이 없었다. 길거리에서 해본다는 게 굉장히 낯선 경험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근 지인들에게 자신은 후배들을 빛나게 해주는 그림자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노라 말을 꺼냈다. 자신이 전면에 서는 대신 후배들의 든든한 받침이 되어주려했던 것.
하지만 '비긴 어게인' 촬영을 하면서 그는 다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더욱 불타올랐다. 그는 "토이라는 팀을 하며 음악을 다시 하고 싶다,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비긴 어게인'이라는 제목처럼 자신에게 '다시 시작'이라는 것. 유희열은 "내게 '다시 시작'이란 선물을 준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솔로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윤도현은 더욱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내가 몸 담고 있는 YB와 함께 수많은 도전을 해왔다고 자부했는데 유희열과 이소라, 노홍철과 같이 다니면서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YB와 했었던 유럽투어를 언급했다.
이를 '찬란한 실패'라고 밝힌 윤도현은 "밴드생활을 하고 정체되어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받았던 투어였기에 찬란하다고 하는 것"이라며 "이번 '비긴 어게인'은 같이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이들과 같이 하면서 과연 가능할까 했는데 결과적으로 두 사람으로부터 얻고 배운 게 정말 많았다"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속된 말로 손해볼 게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YB유럽투어와 비교하자면 음악인으로서 그동안 편하게 음악을 해왔고, 이렇게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편안함 속에서 너무 당연히 하듯이 했던 음악을 처절하게 경험했다"며 "버스킹 상황이 열악하다보니 처절한 경험을 했고, 4분짜리 음악을 연주하면 한곡을 연주했는데 40분, 4시간 연주한 것 같더라. 혼신의 힘을 다해 음악을 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생긴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노래를 하는 입장에서 만나게 된 이소라는 더욱 남달랐다. 윤도현은 "노래 한 곡을 부를 때의 마음가짐과 애정, 가사 한 글자 한 글자도 놓치지 않으려 하는 이소라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너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세 뮤지션의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꿔놓은 '비긴 어게인'은 오는 25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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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