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윤석화가 입양기관과 미혼모 자립을 위해 자선콘서트를 꾸준히 연 이유는 두 아이에서 비롯됐다. 그는 두 아이의 엄마다. 2003년 아들과 2007년 딸을 가슴으로 낳았다.
일터에서는 누구보다 바쁜 윤석화도 집에서는 평범한 엄마다. “집에서 살림하는 걸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걸 많이 해주고 싶어 집밥을 자주 한다”며 미소 지었다.
“처음에는 (입양)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입양기관에 일하러 갔는데 많은 아이가 입양을 기다리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나부터 한 생명을 구하자 했죠. 아직도 많은 아이가 해외에 입양되더라고요. 무조건, 또 무모하게 결심했죠.”
가슴으로 남매를 낳는다는 건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
“인생에 어떻게 후회가 없겠어요. 내가 낳은 자식이라도 ‘네가 없으면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모든 것은 고난을 통해 축복을 받는 거로 생각해요. 축복 그 자체는 없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국내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입양에 대한 편견, 자녀에게 입양 사실을 알려야 하는 부담감 등으로 입양을 꺼리는 이들이 있다.
“내 새끼, 내 가족, 내 나라가 물론 중요하죠. 유교적인 사상 때문에 핏줄이라는 것에 집착하는 편이잖아요. 아직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 사회가 미흡한 것 같아요. 내 새끼라고 다 잘되는 게 아니에요. 잘 키워야 하는 거죠.
저도 그때그때 아이에게 이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고민해요. 엄마도 아이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할 수는 있거든요. ‘왜 게임하니, 공부해’라며 컴퓨터를 버리면서 아이에게 어떻게 폭력적으로 살지 말라고 할 수 있겠어요. 손도 안 잡아주는 부모가 아이한테 베풀면서 살라는 것도 말이 안 되고요. 남들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교육하는 건 대단히 잘못된 거라고 봐요.”
공개입양이긴 하지만 중학생, 초등학생인 남매는 아직 입양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 그는 “때가 되면 알릴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아직 아이들은 몰라요. 다행히 아이들이 인터넷 검색을 잘 안 해요.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과 다큐멘터리 등을 열심히 보더라고요. 한국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어도 안 보더라고요. 딸도 자기가 보는 어린이 프로그램만 봐요. 딸하고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 시큰둥하네요.” (웃음)
가슴으로 아들과 딸을 낳은 뒤 인생의 가치관도 변화했단다.
“어른들이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잖아요. 남편도, 아이도 없으면 편하다고 얘기하지만, 아이를 키워보니까 아이를 키워보지 않고서는 삶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는 걸 알았어요. 애들을 키우다 보니 아직도 인간 되려면 멀었다는 걸 느껴요. 갑자기 아프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일이 많아요. 하지만 이것 역시 내게 주어진 것이고 감사해요.
입양을 고민하고 싶은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아이들은 DNA가 아니라 사랑으로 키우는 거예요. 아무리 근사한 화분에 있는 꽃도 금세 시들어요. 사랑의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비도 내리고 햇빛도 있어야 크는 게 생명이죠. 아이들은 백지라고 생각해요. 편견이 없어서 좋죠. 일단 저지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인터뷰③에 이어)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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