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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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코르테스, 롯데의 마무리로 성공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8.08.27 16:21 / 기사수정 2008.08.27 16:21

서상오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상오] 롯데가 기존 용병인 마티 맥클레리를 퇴출하고 데이비드 코르테즈를 팀의 마무리 투수로 영입했다.

06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김병현, 김선우가 콜로라도 소속이었고, 김병현 선수의 선발등판 경기에서도 모습을 자주 드러내었으며 WBC에서도 멕시코 대표로 출전해 한국전에도 나오는 등 국내 팬들도 얼굴을 알고 있는 선수이다.

데이비드 코르테즈의 올 시즌 성적

데이비드 코르테즈는 멕시칸리그의 Diablos Rojos del Mexico 팀 소속 주전 마무리 투수로 올 시즌 44와 1/3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하는 방어율 0.20의 완벽투로 결국 팀을 우승까지 견인한, 과거 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불펜 요원으로 활약한 바 있는 멕시코 선수다.

2005, 06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불펜 요원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06시즌 7월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후,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거쳐 멕시칸리그로 건너가게 되었다. 멕시칸리그 첫해 성적은 18경기에 출장해 9세이브 방어율 4.67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올 시즌은 주전 마무리 투수로 소속팀이 정규시즌 66승 39패의 훌륭한 성적을 올리는 데 기여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투구로 팀 우승에 공헌하였다.   

정규시즌 주요 성적을 살펴보면 44와 1/3이닝 동안 피안타 44개로 피안타율  .260을 기록, 0.20의 방어율이 주는 위압감보다는 타자들에게 안타를 많이 허용했지만 볼넷은 4개, 삼진은 37개를 잡아내었고 그라운드 볼/뜬공 비율은 1.30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적절하게 땅볼을 유도해내었다.

과연 이 성적만큼 KBO,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마무리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잠시 멕시칸리그의 주요 탑 랭커들을 살펴보면 익숙한 선수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들의 성적에 놀라게 된다. 먼저, 올 시즌 타율-홈런-타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킷 펠로우. 과거 롯데에서 활약했던 그의 올 시즌 성적은 무려 .385 34홈런 107타점에 이른다. 지난 시즌 LG에서 활약했던 페드로 발데즈는 .357 17홈런 78타점을, 또 지난 2000년 롯데에서 뛰었던 데릭 화이트가 .356 16홈런 66타점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국내무대에서 보다 5~7푼 이상의 높은 타율과 많은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과연 그들의 기량이 40줄에 가까워지는 지금 확 늘어난 것일까?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만큼 멕시칸 리그와 한국프로야구 간의 수준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데이비드 코르테즈의 투구에 관해 살펴보면 주요 구질은 메이저에서 활약할 당시 90마일대 초반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주로 구사했고, 우타자 기준 바깥쪽 코스를 적극 공략하는 투구 패턴을 기본으로 타자와 승부를 해나갔다.

홈플레이트 바깥쪽을 공략해 허를 찌르는 삼진을 잡거나 범타를 유도했지만 반면에 제구력이 완벽한 것이 아니라 바깥쪽을 파고들지 못하고 자주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나왔고 그럴 때는 아주 쉽게 안타를 허용했다.

직구의 구위를 얘기하자면 간혹 94마일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90마일 초반 대, 시속 147km 내외의 직구를 던졌는데 제대로 구사가 된다면 나름대로 힘이 실린 투구였지만, 투구 밸런스가 맞지 않아 원하는 코스로 들어가지 않고 몰리는 공에는 크게 위력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다.

체인지업은 80마일 초반대로 뒤로 움츠러들었다 나오는 다소 독특한 투구자세와 더불어 타자의 타이밍을 뺐는데 나름대로 좋은 역할을 해내었지만 기본적으로 떨어지는 낙차는 그리 크지 않아서 코르테스에게 어느 정도 적응만 된다면 국내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파울로 커트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투구자세가 투구를 한 후 1루 쪽으로 중심이 많이 쏠리는 형태라 마운드 정면으로 날아오는 타구에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그것을 제외하고는 수비 실력은 괜찮아 보이며 주자를 견제하는 능력 역시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불펜 투수를 쭉 해왔던 터라 항상 셋 포지션에서만 투구하기에 위기상황에서도 투구자세로 인해 무너지는 경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때로는 퀵 모션을 통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영리한 투구도 보여주었다.

올시즌 세부성적

올 시즌 세부성적을 들여다보면 좌타자에게 .221, 우타자에게 .287의 피안타율을 기록하는 등 좌타자를 상대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우타자 바깥쪽을 자주 공략하는데 원하는 대로 바깥쪽을 노리고 투구해서 제대로 투구리듬이 완벽하게 맞아들어가면 힘있는 공이 나오지만, 바깥쪽을 겨냥하고 던지다 투구 리듬이 맞지 않고 릴리스 포인트가 잘못되어서 가운데 쪽으로 공이 들어오게 되면 힘이 채 실리지가 않은 채로 마치 좌투수의 공을 우타자가 때리듯이 공이 흘러들어와 상대적으로 공략하게 쉽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피안타율이 4푼 정도 증가한 모습을 보이지만 게임 수가 적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한 경기에 3실점 한 것을 제외하고는 11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잘 던졌기에 별문제는 없을 것 같고, 주자가 있으면 더욱 집중해서 투구하는지 피안타율이 확 내려간 것을 보면 위기 상황에서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투구 모습을 보지 못해서 단정 짓긴 어려우나 코르테즈가 국내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구력이 중요하다. 공의 압도적인 위력을 가지고 타자를 제압하는 타입이 아니라, 우타자 기준 가장 먼 바깥쪽 코스를 공략해 범타를 잡아내는 유형이므로 한국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빨리 적응을 하고 가운데 쪽으로 흘러들어가는 실투를 줄여야만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멕시칸 리그에서 44와 1/3이닝 동안 볼넷이 단 4개에 불과하지만 이 숫자가 그 선수의 제구력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제구력이란 '투수가 원하는 대로 코스코스에 꽂아 넣을 수 있는 능력'이지 '볼넷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능력'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코르테즈의 경우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고 어처구니없이 볼넷을 남발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몸쪽 바깥쪽, 높게 낮게 홈플레이트 구석구석을 활용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이 우타자의 바깥쪽 꽉 찬 코스로 공략하면서 상대방이 바깥쪽에 초점이 맞춰진다 싶으면 오히려 공 1~2개를 바깥쪽으로 살짝 더 빼서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체인지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흩트려놓기, 투심으로 바깥쪽 공을 잡아당기게 유도하여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고 결국 타자가 배트 중심에 맞지 못하게 투구하는 타입으로 보인다.

코르테즈가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함에 있어 자기가 원하는 코스를 심판이 잡아준다면 타자를 힘으로 제압하는 특급 마무리는 아니더라도 준수한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심판이 잘 잡아주지 않고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타자들에게 쉽사리 안타를 맞을 가능성도 클 것이다.

코르테즈의 성격은 몇몇 기사를 참고해보면 남을 탓하고 현재 처한 상황을 원망하는 대신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중간계투 겸 셋업맨 역할도 했지만 올 시즌 마무리로서 성적이나, WBC당시 미국을 2-1로 꺾을 당시 위기상황에서 더블 플레이를 유도하는 등 두둑한 배짱을 갖춘 것으로 보여 그 점은 한국야구에 적응하는데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더불어 같은 멕시코 출신 카림 가르시아도 있으니까 팀 적응이나 경기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리그의 수준이 어떤지는 둘째치고 코르테즈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전체적으로 투구에 문제가 없다고 가정하고 종합해서 예상을 하자면, 일단 국내 타자들이 적응이 된 상태라면 피안타율은 좀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3점차의 리드라면 그럭저럭 세이브 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고, 주자가 나가더라도 전반기 롯데 경기를 볼 때처럼 간이 콩알만 해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제구가 완벽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실투가 큰 것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 투구자세, 특히 키킹을 할 때 순각적으로 빠른 키킹을 적절히 섞어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를 한다면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공과 더불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듯하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 정면을 향하는 강한 타구를 코르테즈가 직접 처리하지 못해서 아쉽게 실점을 하는 상황도 가끔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직 국내무대에 선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전 용병인 매클레리가 선발 투수로써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시 팀 4선발(손민한-장원준-송승준-조정훈)에 끼기도 위태로운 상황이라서 거의 쓸모가 없었던 만큼, 그 대안으로는 충분히 좋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고 코르테즈가 성공적으로 롯데의 마무리로 자리를 잡는다면 4강 진출과 플레이오프에서 그 이상의 성적을 바라는 롯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사진 = 코르테즈의 성적 (C) MLB.COM]

 



서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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