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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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 당하고 삼진 잡고' 롯데 노경은의 기묘한 하루

기사입력 2017.06.16 21:32


[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고교야구도 아니고 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가 4번타자로 나선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노경은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지난해 10월 6일 LG전 이후 253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1회 선두 이정후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노경은은 이택근의 땅볼로 주자 이정후를 잡아내고 1사 1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때 넥센 장정석 감독이 경기 전 교환한 오더지를 보이며 라인업과 선수들이 들어선 수비 위치가 다르다고 어필했다.

전광판에 최준석이 지명타자, 이대호가 1루수로 돼있는 것과 달리 이대호가 벤치에 있고 최준석이 1루수로 나섰다. 경기 전 롯데 조원우 감독은 취재진에게 "최준석이 1루수,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가 선발 오더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 결국 최수원 주심을 비롯한 4심 논의 끝에 노경은이 이대호 자리인 4번 타순에 들어서게 됐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노경은은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하성을 삼진 처리하고 김민성까지 투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고종욱과 윤석민을 내야 땅볼로, 주효상을 2루수 뜬공으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이후 깔끔한 피칭을 이어가던 노경은은 4회초 주자 1루 상황에서 자신의 '데뷔 첫 타석'에 들어섰다.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한 노경은은 스리번트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자로 삼진을 기록한 노경은은 4회말 투수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과시했다. 선두 김민성과 8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삼진을 솎아낸 노경은은 고종욱에게 볼 세개를 먼저 내줬으나 풀카운트 끝에 역시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윤석민에게는 빠른 공으로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후 6회초에도 한 차례 더 타석에 들어선 노경은은 이번에도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날 노경은은 벤치의 오더 작성 실수로 타석까지 들어서야 하는 가운데에서도 6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다행히 노경은이 호투하며 위기를 잘 넘겼지만, 결국 이대호가 빠진 상황에서 롯데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승리까지 내줘야했던 롯데로서 '투타겸업' 노경은은 단순히 헤프닝으로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치명적인 실수의 증거였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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