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이제는 정말 '달라졌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SK 와이번스 문승원(28)이 꾸준한 호투로 당당히 팀의 선발진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그리고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문승원의 발전에 두 가지 변화를 찾았다.
지난해 선발 기회를 얻고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문승원은 올 시즌에도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다. 4월 2일 kt전에서 4⅔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첫 패를 안은 문승원은 4월 9일 NC전에서도 4이닝 4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지도 못한 채 강판됐다.
하지만 세 번째 등판이었던 4월 15일 한화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거둔 이후, 문승원은 조금씩 긍정정인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날 전까지 6이닝 소화가 단 한 번 뿐이었던 문승원은 그 이후 7번 6이닝 이상을 던졌고, 퀄리티스타트도 총 5번을 기록중에 있다.
특히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28⅓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91을 마크하고 있다. 유독 승리 운이 없어 아직까지 2승에 그치고 있지만, 꾸준한 체력과 이닝 소화력을 보여주면서 '믿을 수 있는 선발 카드'로 자리매김 했다. 시즌 전 "5선발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던 문승원은 현재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힐만 감독은 멀리는 지난해, 그리고 가깝게는 올 시즌 초반 문승원과 최근 문승원에게 두 가지 다른 점을 찾았다. 힐만 감독은 첫째 "예전까지 문승원은 코치들이 기대하고 신뢰하는 만큼 자기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면, 이제는 자신을 믿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문승원이 가지고 있는 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네 가지의 구종을 원하는 곳에 넣을 수 있는, "공의 로케이션을 가져가는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결국 기술적인 부분과 멘탈적인 부분이 모두 향상됐다는 뜻이다.
"위기를 이겨냈을 때 그 상황을 돌아보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찾아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 힐만 감독이었다. 14일 문승원이 자신의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내려간 이후, 힐만 감독은 문승원에게 '네가 자랑스럽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 뒤 전광판을 가리켰다. 1회 홈런으로 허용한 1회를 제외하고 2회부터 6회까지 '0'이 빼곡 들어차 있었다.
전광판을 바라보며 힐만 감독은 문승원에게 '0'이 몇 개가 있냐고 질문한 뒤 위기에도 불구하고 무실점으로 다섯 이닝을 막아낸 문승원을 향해 "그게 네 실력이다. 이제 널 믿을 수 있겠냐"고 물었고, 문승원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문승원의 자신감은, 이렇게 계속해서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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