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시즌 100패설까지 나돌며 무기력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달라졌다. 뜨거워지는 날씨와 함께 보란듯이 힘이 붙고 있는 삼성이다. 무엇보다 '뒷심'이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삼성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9차전 경기에서 7-4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시즌 전적 21승38패2무. 아직 최하위에 머물러있지만 9위 kt와 2경기 차, 8위 한화와 2.5경기 차로 승차가 좁혀지면서 '탈꼴찌'의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한화전에서 거둔 두 번의 승리는 모두 역전승이었다. 시리즈 첫 경기였던 9일에는 2-5로 끌려가다 8회 2점을 내며 한 점 차까지 바짝 따라붙었고, 이후 9회 대거 4득점을 하며 경기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선발 백정현이 내려간 뒤 등판한 최충연과 장필준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했다.
그리고 11일에도 3-4로 역전을 당한 상황에서 8회 3점을 뽑아내고 재역전에 성공했다. 9회에는 쐐기를 박는 한 점을 더 추가했다. 이날 역시 선발 레나도에 이어 올라온 심창민과 장원삼, 장필준이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묶으며 불펜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2일과 3일 선두 KIA를 상대로 선취점을 내주고도 역전승을 챙겼던 삼성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잠실 두산전에서는 3연전 내내 한국시리즈에 버금가는 혈투를 펼친 가운데 1승을 역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비록 아쉽게 2승을 두산에게 내줘야했지만, 2패에도 불구하고 두산과의 시리즈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달라진'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개막 후 4월까지 4승20패2무에 그쳤던 삼성은 5월 전적 11승14패를 기록하며 늦게나마 승수를 쌓아나갔고, 6월에는 10경기를 치른 현재 6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6월 6승 중 5승이 바로 역전극으로 일궈낸 승리다. 10개팀 중 역전승 횟수는 단연 1위다. 7~9회 경기 후반 득점도 늘어났다.
어쩌면 패배보다 무서운 것은 '패배주의'다. 지고 싶은 선수야 물론 없었겠지만 시즌 초반의 삼성은 어쩐지 잘 풀리지 않았고, 어딘가 힘겹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 삼성은 보다 끈적해진 모습으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기대를 품게 한다.
아직 시즌은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12일까지 삼성은 61개의 경기를 치렀고, 8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최근 경기 후반 진득하게 점수를 뽑아냈던 모습처럼, 시즌 전체를 봤을 때 얼마든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는 뜻이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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