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9 20:25 / 기사수정 2008.08.19 20:25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체조 종합 결선에서 양태영이 자신의 주 종목이었던 평행봉에서 10점 만점을 받지 못한 것은 그야말로 '스캔들'이었다. 당시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한국체조관계자들은 아연실색했으며 일부 중계 진들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중요했던 오심에 대한 항의가 제때에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컸다. 양태영 대신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목에 건 폴 햄(미국)은 의기양양했으며 양태영은 표정은 굳어있었다.
이 스캔들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다. 오심에 대한 논란이 생각보다 커지자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폴 햄의 구제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며 미국 공중파 방송에 출연한 햄은 자신의 금메달 획득이 떳떳했다고 만천하에 알렸다.
이렇게 심판들의 채점에 의해서 가려지는 경기는 언제나 논란이 많다. 아테네올림픽 남자체조에서 일어난 이 사건으로 인해 10점 만점제가 사라지고 새로운 규정이 탄생했지만 이 규정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양태영은 아무 하자도 없었던 자신의 금메달을 도둑맞고 난 뒤, 절치부심으로 노력해서 4년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부상의 악몽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으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했어야 할 이번 올림픽도 그리 좋지 못한 몸으로 경기에 임했다.
양태영은 남자개인종합 결선에서도 좋지 못한 성적을 올렸지만 양태영 측은 이번 평행봉 결승에 포커스를 맞췄다. 더 이상의 실수는 없을 거라고 다짐을 하며 가뿐하며 평행봉에 올랐지만 중간과정에서 몸을 위로 바르게 세우지 못하고 이내 흔들리는 실수를 범했다. 그리고 마지막 착지도 불안했다.
후배 유원철(24, 포스코건설)이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경기를 마쳤던 반면, 양태영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 대한 부담을 끝내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너무나 억울했던 아테네 사건 이후, 자칫 그만둘 수도 있었던 체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베이징올림픽까지 참가한 양태영은 결코 '비운의 선수'는 물론, '패배자'도 아니었다.
양태영은 평행봉 예선에서는 16.350의 점수를 받으며 가장 높은 스코어를 기록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자신의 고별무대일지도 모르는 베이징올림픽 남자평행봉 결선에서는 메달 권에 들지 못하고 8명의 선수들 중 7위에 머물렀다. 비록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남겼지만 지금까지 양태영이 노력해온 과정은 많은 이들의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스포츠에서는 좋은 기량을 가졌지만 너무도 운이 따르지 않아 최상의 성적을 남기지 못하고 홀연히 사라져가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양태영은 비록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지만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선수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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