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9 17:44 / 기사수정 2008.08.19 17:44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태권도는 양궁과 함께 '금메달을 획득해도 본전'이라는 소리를 듣는 종목이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한국은 그동안 올림픽대회마다 꾸준히 2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해왔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통해 남녀양궁이 많이 평준화 됐듯이 태권도도 '한국의 확실한 메달밭'이란 소리는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국내의 태권도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가대표가 된다.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대거 몰려있는 국내에서 대표선수가 된다는 것은 세계정상에 올라서는 것만큼 힘들다. 예전엔 국내 대표선발전 통과가 곧, 세계선수권 우승이나 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많이 달라졌다.
쟁쟁한 선수들과 대표선발이 끝나고 난 뒤,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일취월장한 기량을 가진 각국 선수들이다. 현재 세계태권도는 특정한 국가가 독식을 하는 시대가 아니다. 각 국가들이 메달을 가지고 서로 다투는 '춘추전국시대'가 바로 지금의 태권도 상황이다.
이 가운데에서 올림픽 2회 출전에 빛나는 한국 국가대표가 있다. 여자 67kg급에 도전하는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황경선(22 한체대)은 한국선수단 가운데 가장 늦게 베이징으로 도착한 태권도 선수들과 함께 몸을 풀며 결전의 날만 기다리고 있다.
19일 오후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황경선은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대답했고 당찬 결의도 함께 나타냈다.
우선 이번 67kg급의 대진에 대해서 황경선은 비교적 만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황경선의 최대 라이벌인 글라디스 에팡그(프랑스)와 첫판에서 만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지금까지 황경선과 에팡그의 상대전적은 2승 1패로 황경선이 우위이다. 그러나 가장 최근의 경기인 맨체스터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는 에팡그가 황경선에게 승리했다. 그러나 당시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오로지 올림픽 티켓을 따는데 주력하고 있던 황경선에겐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 부분에 대해 황경선은 "프랑스의 에팡그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이다. 맨체스터에서는 부상 때문에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회복도 느렸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티켓을 따는데 주력했다. 사실 그 때는 모든 경기가 전부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부상회복의 상태와 올림픽을 앞두고 보충한 점에 대해 황경선은 "올림픽예선전 당시 왼쪽 종아리였는데 올해는 부상이 없고 몸 상태가 좋다. 이제 남은 것은 시합뿐이다"라며 "훈련을 통해 지금까지 부족한 파워를 보충하고 근력을 키웠다. 그리고 스피드를 향상시키는데도 주력했다"라고 답변했다.
최고의 라이벌인 에팡그에 대해서는 "에팡그를 첫판에서 만나지 않기를 원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만나게 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에팡그를 비디오로 많이 분석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같은 왼발잡이이지만 폼을 바꾸는 형식으로 대처할 것이다"라고 당차게 답변하였다.
중국 선수와 맞붙을 때, 벌어질지 모르는 편파판정에 대해서는 "편파판정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침착하게 확실한 점수를 따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선수가 접전을 펼칠 경우에 맞으면 심판들이 점수를 쉽게 주는 경향이 있다. 소극적인 경기운영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고 많이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자신의 전략을 설명했다.
그리고 황경선은 "메달 획득은 국가를 위한 것도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 생각해도 누구나 1등을 하고 싶어 한다. 4년 전에는 너무 어렸고 내 자신에 대해 실망도 했지만 많이 준비한 만큼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실, 황경선은 이번 베이징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대표선발전을 어렵게 통과하고 나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막강한 세계의 선수들이다. 적지 않은 분들은 저한테 무조건 너는 1등이지,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 지금의 태권도는 저변도 넓어지고 수준이 높은 선수들이 대거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예전에 비해 평준화가 된 것인데 이런 부분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었다.
황경선은 분명히 4년 전의 그녀가 아니며 세계선수권도 재패한 명실상부한 여자 67kg급 최강자이다. 그러나 황경선에 도전하는 만만치 않은 강자들이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황경선은 4년 동안 닦은 기량을 발휘할 시간만을 남겨놓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간에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 황경선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사진 및 현장 취재 = 베이징, 박형진 기자, 기사작성, 정리 =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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