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5 23:58 / 기사수정 2008.08.15 23:58
[엑스포츠뉴스=베이징, 박형진 기자] 15일은 베이징 올림픽 육상 첫 경기가 있는 날입니다.
베이징 올림픽 육상 경기는 모두 '냐오챠오(새둥지)'라 불리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15일 육상 경기는 개막식 후 이곳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첫 번째 경기였습니다. 이 날 오전 육상경기는 모두 예선경기에 불과했지만, 91,000석의 내셔널 스타디움에는 빈 좌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중이 꽉 들어찼습니다.
이 날 티켓의 가격은 단돈 5위안. 한화로 채 1,000원이 되지 않는 저렴한 티켓이었습니다. 홀로그램에 첨단 IC칩까지 탑재한 고급스러운 티켓 제작비용만 해도 1,000원이 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깐요. 그러나 기자가 알아본 암표 가격은 무려 2,000위안(한화 30만원)이었습니다. 물론, 중국인의 특성상 '흥정'을 했다면 제법 깎을 수 있었을 테지만요.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들어온 경기장에서 막상 '쨔요, 쭝궈!'의 함성은 듣기 어려웠습니다. 이 날 육상 경기에 참가하는 중국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중국 관중의 관심이 경기보다 경기장에 쏠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원봉사자가 응원 유도했지만.. 경기보다 '경기장'
육상 경기의 시작은 9시였지만, 상당수의 관중은 급히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대신 경기장 바깥에서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여유롭게 올림픽 마스코트인 푸와와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고요. 경기 입장권이 있는 관중만이 경기장 가까이에 갈 수 있기에 이런 모습은 어쩌면 당연하달까요? 아무튼, 이들은 꼭 경기를 본 관중이라기보다는 경기장을 보러온 '관광객' 같았습니다.
막상 이들은 경기장에 들어오자 경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선이긴 했지만 남자 100m와 같은 인기 종목이 있었음에도 말이죠. 대부분의 관중은 경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고, 박수 소리도 드문드문 들릴 뿐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박수를 유도한 다음에야 희미한 함성과 박수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남자 100m 예선에 중국의 후카이와 홍콩의 라이춘호가 참가하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잠시 뜨거워지기는 했지만, 이들이 예선 통과에 실패하면서 이내 분위기는 다시 사그라지었습니다. 경기에 흥미를 잃은 일부 관중은 오전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중국 선수의 경기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날 내셔널 스타디움은 90,00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선수들도 열심히 응원했던 친황다오의 중국 관중이 문득 그리워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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