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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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ic Jumper!] 채점 종목에서 늘 희생당하는 한국

기사입력 2008.08.14 17:05 / 기사수정 2008.08.14 17:0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도대체 이유가 뭘까. 아무리 국제스포츠 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지 않다고 해도 이 정도로 '찬밥'취급을 당하는 것은 왜일까.

한국 남자체조의 기대주 양태영(28, 포스코건설)은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심판들의 채점 장난에 의한 희생양이 됐다. 양태영의 아테네 사건으로 인해 전수 채점 방식을 바꿨다고는 하지만 양태영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또다시 상처를 받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14일, 남자체조 개인종합 결선에 나선 양태영은 6개의 종목들 중, 자신의 주 종목인 평행봉에서 165.350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도마에서도 깔끔한 연기를 선보여 16.075의 점수를 받았다. 또한, 철봉에서 14.750, 링에서는 14.900 받았고 마루운동에서 15.225의 점수를 받아 2위 자리를 지켰지만 문제는 마지막 남은 종목인 안마에서 일어났다.

양태영은 안마 연기 시, 간혹 다리가 벌어지는 실수가 있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무난한 연기를 마쳤다. 그리 빼어난 연기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15점대의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태영은 14.300이란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양태영의 안마 점수는 발표 시간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난히 길게 흘러갔고 내심 4년 전의 악몽이 다시 일어나는 것에 대한 염려 때문에 불안한 표정을 보였던 양태영은 믿기 어려운 최악의 점수가 나오자 또다시 좌절해야만했다.

안마에서 비록 실수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14.300은 예상치도 못한 낮은 점수였으며 양태영은 순식간에 2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하계올림픽에서 심판 진들의 채점에 의해 경기가 좌우되는 종목은 체조를 비롯해 리듬체조,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승마 등이 있다. 이러한 종목은 미세한 연기와 기술들이 심판의 채점에 의해 점수가 매겨지며 아무리 객관성을 높이려고 해도 심판의 주관적인 시선을 배재하기 힘들다.

그리고 심판의 채점으로 경기의 승부가 정해지는 만큼, 각국간의 로비싸움이 치열한 게 이 종목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동계스포츠에서 심판의 채점으로 가장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스포츠는 단연 피겨스케이팅이다. 지난 3월에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벌어진 2008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심판들의 채점에 대해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는 비록 쇼트프로그램과 롱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트리플 러츠'점프를 실패했지만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구성력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롱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가 크게 넘어진 뒤 10초 동안 아무런 안무 없이 빙판을 활주했던 아사다 마오(일본)는 PCS(프로그램 구성 요소 점수)에서 오히려 별 실수가 없었던 김연아보다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2위에 오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도 점프를 마친 뒤, 손으로 빙판을 잡는 불안한 랜딩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PCS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렇게 심판진의 주관적인 시선과 로비에 뛰어난 국가들의 입김을 잠재우기 어려운 채점 종목들은 객관적인 실력보다 애매한 채점으로 인해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양태영은 너무나 아쉽게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심판들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인해 두 번이 상처를 받은 '비운의 선수'가 되었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얻은 심적인 상처와 끈질기게 따라다닌 부상의 악몽마저 이기고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양태영은 이제 자신의 주 종목인 평행봉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고 준비하고 있다.

부디 남은 남자체조 개별 종목부분에서는 양태영이 발휘한 실력을 있는 그대로 평가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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