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시카고 타자기’가 긴 여운을 남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최종회는 깊은 울림과 감동을 안겼다. 유아인과 임수정이 전생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현생에서 이루며 해피엔딩을 맞았고, 소멸된 고경표가 환생을 기약하는 희망적인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전생에서 이루지 못한 이들의 우정과 사랑이 현생에서 뭉클하고 아름답게 그려진 것.
# ‘시카고 타자기’에서 어떤 이야기 펼쳐졌나
'시카고 타자기'는 1933년 경성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생에 문인이자,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세 사람 중 혼자만 환생하지 못한 유진오가 전생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한세주와 전설 앞에 나타나면서 전생과 현생을 잇는 흥미롭고 가슴 저릿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80년 전 주인공들의 목숨 건 우정과 순애보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안겼다는 평이다.
'시카고 타자기'의 이야기는 슬럼프에 빠진 스타작가 한세주(유아인 분) 앞에 신율(고경표)의 유령이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한세주의 전생인 서휘영(유아인)과 신율은 1933년 문인이자 일제에 저항하던 동지였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신율만 환생하지 못하고 타자기에 봉인된 것. 그래서 그는 전생의 마지막 기억을 찾기 위해 한세주에게 나타났다.
여기에 전생에서 역시 동지였던 전설(임수정)이 등장해 전생에서의 이들의 삶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결국 신율이 전설의 전생인 류수현(임수정)을 구하기 위해 서휘영을 죽음의 위기로 몰았었던 것. 그래서 류수현이 신율을 총으로 쐈음이 드러났고, 진실을 알게 된 신율은 두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타자기에 봉인되었음을 깨닫는다. 소멸을 앞둔 신율을 구하기 위해 한세주는 소설 '시타고 타자기'에 신율을 봉인시키고, 결국 신율은 소설 속에 무사히 안착된 것으로 그려지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 ‘시카고 타자기’에서 어떤 감동을 선사했나
‘시카고 타자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시카고 타자기'의 메시지는 바로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먼저 신율이 8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한세주 앞에 나타났던 이유는 잊어버린 과거에 대한 기억을 되찾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시카고 타자기'는 1933년 독립투사들의 삶을 소재로 삼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지난 과거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메시지는 한세주가 변화해 가는 모습에서도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처음에 그는 과거를 함께 떠올리자는 신율의 제안에 "현생의 삶도 이렇게 지치고 피곤한데, 내가 왜 전생의 삶까지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데. 그걸 알아서 현생에 어떤 도움이 되는데?"라고 묻는다.
그러나 한세주는 전생에서의 일이 현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점차 변해간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시카고 타자기'를 보며 변화해 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시카고 타자기'는 단순히 과거의 일을 조명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17년을 사는 우리들에게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건넸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1933년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시카고 타자기'만의 독특한 구성이었다.
최종회가 끝나고, “그동안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애청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해방된 조선에서 마음껏 행복하십시오”라는 제작진의 마지막 인사말 또한 여운을 남겼다.
현생과 전생을 오가며 열연을 펼친 배우들 또한 빛났다. 유아인은 현생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 전생에서는 청년 독립투사들의 수장 서휘영 역을 맡아 맞춤옷을 입은 듯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1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임수정 역시 전생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현생을 살아가는 전설과 강직한 독립투사 류수현 역을 맡아 폭넓은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고경표는 전생에서의 신율과 현생에서의 유령 유진오 역을 맡아 사람과 유령 모두 완벽하게 소화를 해냈다.
한편, ‘시카고 타자기’ 후속작으로 ‘비밀의 숲’이 오는 10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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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