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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엑츠 올림픽와이드 - 상] 박태환, 할 수 있는 것을 맘껏 발휘해라

기사입력 2008.08.10 02:28 / 기사수정 2010.07.27 15:2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본격적인 메달레이스가 시작된 9일, 한국선수단은 산뜻한 출발을 했습니다. 비록 여자 공기소총에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남자권총 10m에서 진종오(29, KTF)가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선수단에게 첫 메달을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비록 메달 권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여자 역도 48kg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임정화의 분투는 신선했습니다. 또한 구기종목을 통해 나타난 한국 여인들은 역시나 강했습니다. 여자 핸드볼은 현 세계챔피언인 러시아를 맞아 극적인 무승부를 이루었고 여자농구 팀도 세계랭킹 4위에 빛나는 강호 브라질을 연장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여기에 가장 기대했던 남자유도 60kg 급의 최민호(28, 용인대)는 5번의 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통렬하게 승리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선수단의 9일 공식적인 성적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굵직하고 기대되는 종목이 많은 날입니다. 만약, 오늘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한국선수단은 종합 10위의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집니다.

전 국민들이 기대하던 남자수영 400m 경기 결선이 드디어 오늘 열리게 됩니다. 박태환(19, 단국대)은 오늘을 위해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훈련을 소화해냈습니다. 그리고 박태환은 그저 물살만 열심히 가르는 훈련에 전념하지 않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의 계획 아래 철저히 오늘을 준비해왔습니다.

이 종목의 라이벌들인 그랜트 헤켓(호주)과 라슨 젠슨(미국)에 비해 열세적인 체격조건을 갖춘 박태환은 이러한 점을 커버하기 위한 훈련 시스템을 마련해 왔으며 철저한 몸 점검을 통해 부상을 방지해왔습니다.

박태환 스스로도 말했지만 자신의 가장 큰 적은 헤켓도 젠슨도 아닌 자기 자신입니다. 박태환은 국민적인 스포츠 스타로 급부상하면서 ‘피겨 여왕’인 김연아와 함께 한국스포테인먼트의 얼굴로 떠올랐습니다.

‘겨울 소녀’와 ‘여름 소년’은 현재 모든 국민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입니다. 전 국민들의 지켜보는 시선에 대한 부담을 떠나서 얼마만큼 그동안 연습해왔던 것을 충분하게 발휘하느냐가 박태환에게 가장 필요한 일입니다.

실제로 9일 벌어진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전에서 박태환은 개인 최고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박태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최근 급격하게 성장한 중국의 장린에게 간발의 차이로 뒤지며 2위로 골인했지만 자신의 컨디션을 이 시점에서 최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점은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박태환은 초반엔 자신의 체력을 비축해두고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서서히 속도를 내는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입니다. 박태환의 막판 스퍼트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위협적입니다. 300m까지 자신의 체력을 아껴두었다가 나머지 100m를 남겨두고 혼신의 힘을 다해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는 박태환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수영은 기록 단축의 경기이자 서로 레이스를 조절하며 두뇌싸움을 벌이는 치밀한 종목입니다. 경험이 풍부한 헤켓이 과연 어떤 술수를 들고 나올지가 자못 궁금하지만 박태환은 헤켓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준비해온 ‘자신의 것’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의 언론은 박태환에게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서 금메달을 ‘반드시’ 획득할 선수로 여겨왔습니다. 물론 금메달은 국민들만이 아닌 박태환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남자자유형 400m 부분은 비슷한 기록을 가진 경쟁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경기이며 당일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쉽게 예상할 수 없을 만큼 혼전이 예상되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순위를 떠나서 박태환이 오늘 결승전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운다면 그것만으로 소정의 목표를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쟁쟁한 경쟁자들이 모인 것만큼, 치밀한 작전 싸움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태환에게 중요하지 않은 구간은 없고 모든 구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집중력을 가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300m까지 선두와 큰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막판에 스퍼트를 할 적절한 구간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필요한 점입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중, ‘최고 인기 선수’인 박태환이 운명의 레이스를 펼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름 소년이 그동안 뼈를 깎을 정도로 열심히 훈련해 온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조영준의 엑츠 올림픽와이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벌어지는 한국 팀의 경기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종목들을 전망해 보는 프리뷰

[사진 = 박태환 (C) 박태환 미니홈피]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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