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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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김지석 "다이아몬드 수저? 기분 좋지만 양날의 검"

기사입력 2017.05.30 08:56 / 기사수정 2017.05.30 08:5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데뷔한 뒤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김지석은 ‘역적’으로 인생 작품과 인생 캐릭터를 한 번에 경신했다.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연산군을 연기한 그는 폭정을 저지르는 희대의 폭군부터 홍길동(윤균상 분)과의 전투에서 패한 뒤 미쳐가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 스스로 연산군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할 만큼 연산의 급변하는 감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작가님이 애정해준 덕분에 '역적'의 최고 수혜자라는 칭찬을 들은 것 같아요. 제작발표회 때 인생 드라마, 인생 캐릭터가 될 거라고 주제넘게 얘기했거든요. 이제 와서 얘기한다면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한 선전포고였어요. (웃음) 그때 찍어놓은 분량이 두신 정도밖에 없었는데 잘 해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죠. 나만 잘하면 되겠다 했는데 결과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인생 드라마가 됐고 30대 돼서 인생 캐릭터를 만났으니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제작진의 열린 마인드와 김지석의 적극적인 캐릭터 연구가 더해져 시너지를 발휘했다. 엔딩신에서도 김지석의 의견이 반영됐다. 덕분에 최후를 맞는 연산의 모습이 조금 더 개연성 있게 그려질 수 있었다.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마지막회에 제자리로 돌아가고 해피엔딩을 맞잖아요. 악인은 다 정신 차리고 해외를 가고요. ‘역적’의 처음 대본에도 연산이 마지막으로 가마를 타고 가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려요. 전 그럼 감정이 아니었어요. 열 받아 죽겠는데 무슨 참회의 눈물이에요. (웃음)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하면서 연산이 마지막회에서 어떻게 해야 길동과 대립할 것인가를 생각했어요. 

연산은 죽는 순간까지 눈을 부릅뜰 것 같았어요. 그렇게 수정이 됐고 훨씬 마음이 들었어요. 누군가는 길동의 편일지 모르지만 저처럼 또 누군가는 연산에게 이입을 했을 거로 생각해요. 저는 연산 편이었어요.“ 

‘추노’ 이후 또 한 번 사극에 도전했다. 체력적인 문제를 겪기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단다.

“‘추노’때는 액션이 많고 뛰어다녀서 몸이 힘들었어요. 반면 퓨전이어서 대사는 현대적이었고 막내여서 정신적으로는 편했죠. 연산은 대사도 고어체고 감정이 극과 극을 달리더라고요. 길동처럼 액션이 있는 게 아니어서 몸은 편했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감정이 오락가락한 인물이라 스태프가 제일 힘들었을 거에요. 대신 나중에 선물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편지도 써줬어요. 섬세한 남자예요. 하하” 

배우 김지석 하면 ‘뇌섹남’, ‘엄친아’, ‘뇌블리’ 등의 수식어가 떠오른다. 한국외대 독어교육과, 경희대 언론정보대학 석사 출신이자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등의 예능에서 지적인 면모를 뽐냈다. 몇몇 프로그램을 통해 김지석의 조부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故김성일이며 부모님과 형 역시 화려한 스펙을 지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수저’라는 별명도 생겼다.

김지석은 “(기사를) 어떻게 없앨 수 없냐”며 쑥스럽게 웃었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어요. 아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했죠. 하지만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저는 직업 자체가 그렇지만 가족은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은근히 즐기는 거 같기도 하고요. (웃음) 다이아몬드 수저는 절대 아니에요. 물론 형(옥스퍼드 대학 수학과 수석 입학)은 제가 봐도 대단하긴 해요. 머리가 좋아요.”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바쁘게 활약 중인 김지석은 실제로는 외로운 남자다. 혼술이 늘었다며 너스레 섞인 한숨을 내쉰다. 올해 37살인 김지석은 “여자친구는 없다. 로코로 대신 풀고 싶다”고 말했다. 

“결혼 질문을 많이 받는데 결혼 계획이라는 건 없잖아요. 어떻게 있겠어요. (웃음) 2년 안에 해야 한다, 40살 전에 해야 한다 이런 건 말도 안 돼요. 숫자보다는 대상이 중요해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죠. 첫눈에 반하기보다는 알아가면서 좋아하는 편이에요. 20대 중반에는 결혼할 줄 알았는데 어느새 너무 멀리 있는 얘기가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젊은 패기로 공허함을 이겨냈는데 이제는 혼자 있는 게 싫어요. 돌아갈 곳이 있고 반겨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해요. 결혼 적령기인가 봐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제이스타즈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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