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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김지석 "서브남주? 주연이든 조연이든 중요하지 않아"

기사입력 2017.05.29 07:00 / 기사수정 2017.05.28 16:3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대부분은 연산군을 사악한 폭군으로 생각할 터다. 하지만 김지석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인 만큼 연민을 가졌단다.

“처음 대본이 나왔을 때 연산 입장에서 열이 받는 거예요. 다 가졌는데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열이 받았어요. 감독님이 바로 그 감정이라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길동이를 연기한 (윤)균상이도 긍정적이고 밝고 키도 크고 다 가졌어요. 순수하고 좋은 배우예요. 저와 연기 스타일도 다르고요. 연산군이 길동에게 열등감을 느낀 것처럼 균상이를 보면서 연기에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김지석은 연산군이 구현할 수 있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오롯이 보여줬다. 김지석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드라마 ‘또 오해영’(2016) 속 코믹 연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뇌블리 이미지 등을 모두 잊게 한 열연이었다. 

김지석은 “다 내 안에 있는 모습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제 이름을 쳐보면 필모그래피가 나오잖아요.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돌이켜보면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것 같아요. 그게 당연한 거고요. 여자들은 ‘로맨스가 필요해’나 ‘또 오해영’을 기억하고 운동선수는 ‘국가대표’를 좋아하고 남자들은 ‘추노’ 속 제 모습을 기억해요.

만약 ‘역적’이 3, 4%의 시청률이 나왔다면 이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인터뷰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에는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호응해주고 잘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김지석은 ‘역적’이 사랑받은 이유를 제작진의 공으로 돌렸다. 마지막회에서 배우와 스태프가 ‘역적’ OST '봄이 온다면'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도 김진만 PD의 아이디어였다. 김지석은 처참하게 죽은 뒤 다시 일어나 막춤을 춰 웃음을 안겼다. 

“현장에 흥이 많았어요. 파티 같았죠. 생방송 같은 스케줄이었는데도 따로 뮤직비디오처럼 찍는다는 건 자신감이에요. 배우들도 신뢰를 갖고 다 따라가요. 대단한 게 처음 스태프들이 이름표를 다 달고 있어요. 서로 이름을 부르고 외우다 보니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신뢰가 쌓이고 시너지가 생겼어요. 감독님이 막내까지 다 챙기니 배우들도 대사 한 줄도 허투루 하지 않았어요. 합이 많이 빨라졌죠.” 

김지석은 그런 ‘역적’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극에서 연산의 몰락이 통쾌하게 그려졌지만, 한편으로는 처연했다. 김지석의 열연을 입은 덕에 연산군은 연민이 가는 악역으로 비쳤다. 그는 “감독님과 작가님이 애정해줬다”며 겸손해했다. 

“길동이와 가령이 픽션 인물로서의 롤이 있다면 녹수(이하늬)와 연산은 역사적인 인물이어서 작가님이 신경을 더 써준 것 같아요. 1회부터 30회까지 사이드에 있는 인물이 최고의 수혜자가 되기 쉽지 않잖아요. 끝까지 놓치지 않고 엔딩까지 잘 살려줘서 작가님에게 감사해요.” 

그는 작품마다 자신의 캐릭터를 빈틈없이 소화하며 존재감을 내뿜는다. 2004년 시트콤 ‘아가씨와 아줌마 사이’로 연기자로 데뷔한 뒤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 ‘일단 뛰어’, ‘미우나 고우나’, ‘추노’,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원더풀 마마’, ‘엔젤아이즈’, ‘또 오해영’, 영화 ‘국가대표’, ‘두 개의 달’, 그리고 드라마 ‘역적’ 등에 출연했다. 다채로운 연기로 드라마의 풍성함을 채우는데 크게 일조했다. 

김지석은 “‘서브남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작품 고르는 기준이 심플해요. 첫째는 감독이나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와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다음은 그 메시지와 관련해 내가 캐릭터를 확실하게 연기할 수 있는가예요. 그 기준에 맞는다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조조연이든 상관없이 해왔어요.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면 주인공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제이스타즈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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