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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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 5기' 끝에 승리한 이승엽의 '그 타석'

기사입력 2008.07.29 00:08 / 기사수정 2008.07.29 00:08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이승엽의 집념은 마지막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승엽은 28일 히로시마전에 9회초 대타로 등장,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2-6으로 뒤진 9회초 2사 후, 다시 말해 마지막 순간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이승엽은 포크볼 공략에 4번 실패한 끝에 5번째 포크볼을 받아쳐 기어이 안타를 만들어냈다.

2-6으로 뒤진 9회초, 요미우리는 다니와 니오카의 연속안타로 무사 1,3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에 히로시마는 올시즌 1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마무리투수 나카가와를 투입하며 경기를 끝내려 했다.

나카가와는 첫 타자 아베를 상대로 초구 바깥쪽 낮은 코스에 포크볼을 던져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다카하시에게도 2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에 포크볼을 던져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두개의 외야뜬공에도 불구하고 타구가 멀리 뻗지 않아 3루주자는 꼼짝하지 못했다.

투수 도노의 타석, 예상대로 이승엽이 대타로 등장했다. 나카가와는 이승엽에게도 초구를 포크볼로 던졌다. 바깥쪽 스트라이크. 공 하나를 그대로 보낸 이승엽은 2구째 낮은 포크볼에 헛스윙했다. 3구째도 포크볼이었으나 볼이 선언되었다.

3구 연속으로 똑같은 구종을 선택한 히로시마 배터리. 타자의 머릿속에서 '다시 포크볼이냐 아니면 다른 구종이냐' 라는 갈등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승엽에게 다시 포크볼이 날아들었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낮게 떨어지는 공이었다. 배트를 돌렸으나 밑 부분을 맞아 파울볼.

볼카운트 2-1에서 5구째. '설마 이번에도?' 라는 생각을 비웃듯 또다시 포크볼이 바깥쪽으로 제구되었다. 

'딱!'

하체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이승엽은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투수 옆을 통과한 타구는 중견수 앞까지 굴러갔다. 이승엽의 승리였다. 무관심 도루로 2루를 밟은 니오카까지 득점에 성공, 히로시마를 2점차로 압박하는 한방이었다.

자신이 아웃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5개의 포크볼을 연속으로 상대한 이승엽. 4전 5기 끝에 안타를 만드는 데 성공한 그의 방망이는 올시즌 초의 그것이 아니었다. 시즌 후반, 팀의 순위경쟁에 힘을 실어줄 것에 대한 암시가 아닐까.

복귀 후 2안타. 1군 잔류를 판가름할 기회는 이제 한 경기 남았다. 하라 감독에게 믿음을 주는 것은 물론,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예고하는 그의 스윙을 한·일 양국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 =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는 이승엽 ⓒ 요미우리 자이언츠]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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