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을 준수했다. 이하 현지시각.
7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혼다 센터》에서 종합격투기(MMA) 대회 《어플릭션 밴드》가 열린다. 2005년 설립된 미국 의류제조회사 《어플릭션》과 MMA단체 《아드레날린 MMA》의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체급별 세계 10강 8명이 출전하는 호화대진을 구성됐다. 혼다 센터는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 애너하임 덕스의 홈구장으로 최대수용인원은 17,174명이다.
총 11경기(비방송 3, 무료 2, 유료 6) 중 무료경기는 미국 폭스스포츠 네트워크(FSN), 캐나다 유선방송 《파이트 네트워크》로 중계되며 유료경기는 북미 유료결재(PPV)와 대한민국 SBS 스포츠(유료경기+무료 1경기)로 볼 수 있다. 영국 위성·유선 방송 《브라보》는 7월 20일 녹화중계로 방영한다.
이번대회 무료제2경기로는 헤비급 세계 10강 중 한 명인 예멜리야넨코 알렉산데르(13승 3패)가 UFC 타이틀전 경력자 폴 부엔텔로(25승 10패)를 상대로 미국데뷔전을 갖는다. 알렉산데르는 조국 러시아에서 강도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3년 6개월간 복역한 전력 때문에 미국 비자발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 알려진 것처럼 ‘무장강도’는 아녔다.
‘험상궂은 사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알렉산데르는 집에서는 ‘사샤’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강자임에도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예멜리야넨코 표도르(27승 1패 1무효)의 동생으로 더 유명한 것은 비단 한국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삼보를 수련, 스포츠(아마추어) 삼보 10전 전승을 기록했으나 스포츠맨십을 중시하는 종목 특성상 앞서 언급한 형무소 입소로 공식전적이 삭제됐다. 이후 2003년 컴뱃삼보 세계선수권 무제한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삼보기량을 보여줬다.
2003년 MMA로 전향한 후 현 KOTC 슈퍼헤비급(+120kg) 챔피언 에릭 펠레(11승 5패), 2003년 중앙아시아게임 복싱 +91kg 2위 세르게이 하리토노프(15승 3패), 1996년 올림픽 유도 -95kg 우승자 파베우 나스툴라(1승 3패), 전 판크라스 -101kg 챔피언 아제리우 시우바(14승 6패 1무효)를 격파했다.
현 헤비급 10강과는 2007년 ADCC 실전레슬링 세계선수권 +99kg 우승자 파브리시우 베르둥(11승 1무 3패)과 전 UFC 챔피언 조시 바넷(25승 5패), 2006년 프라이드 무제한급 토너먼트 우승자 미르코 필리포비치(별칭 크로캅, 23승 2무 6패)와 대결했으나 모두 졌다. 2004년 8월 15일 프라이드에서 크로캅에게 KO로 패한 것은 종합격투기 훈련에 매진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MMA 16전 중 KO·TKO승과 유술로 거둔 기권승이 7회(53.8%)와 4회(30.8%)이고 패는 각각 1회(33.3%)와 2회(66.6%)다. 복싱을 기반으로 한 타격공격력이 상당히 강력하지만, 유술방어는 종종 비판의 대상이다.
‘험상궂은 사신’과 대결하는 부엔텔로의 별칭도 ‘청부살인업자’이니 실로 무시무시한(?) 대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997년 MMA 데뷔 후 킥복싱을 바탕으로 한 타격으로 35전 중 KO·TKO로 이긴 것이 16회(64%)나 된다. 패한 것은 2회(20%)이며 유술 때문인 기권은 6승(24%)과 5패(50%)다. 타격의 위력은 발군이나 유술방어가 단점이다.
MMA 선수로 KOTC 헤비급 챔피언(2002년 11월 1일-2003년 8월 10일, 2003년 11월 2일-2005년 1월, 1차 방어, UFC 진출로 반납), 2005년 10월 7일 UFC 헤비급 타이틀전(UFC 55, KO패), 2007년 11월 16일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챔피언결정전(기권패)이라는 경력을 쌓았다.
UFC 헤비급 타이틀전 경력자 데이비드 애봇(별칭 탱크, 9승 14패)·저스틴 아일러스(20승 1무 7패), UFC 2경기 출전의 故 길버트 알다나(2007년 3월 11일 사망, 6승 2패)를 격파했다. 헤비급 10강과의 대결은 2005년 10월 7일 UFC 55의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안드레이 아를롭스키(12승 5패)에게 15초 만에 KO로 진 것이 유일하다.
타격의 위력은 부엔텔로가 오히려 앞설 수도 있으며 이는 수비도 마찬가지다. 서로 유술방어가 좋진 않지만 이를 공략한 유술공격력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알렉산데르는 만 26세의 젊음과 지난해 이후 4연승이란 기세에서 만 34세·1승 1패인 부엔텔로보다 낫다.
타격전에서 알렉산데르의 혈기가 분위기를 탈 것인지, 경기 경험이 풍부한 부엔텔로가 이를 적절히 제어할 것인지 흥미로운 경기가 예상된다. 현 체급 10강에게 이긴 적은 없지만, 그들 못지않은 재미를 기대할만하다.
사진: 어플릭션 공식홈페이지
강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