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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승' 한화 김재영 "이대호-최준석 선배 이기고 자신감 얻었다"

기사입력 2017.05.14 05:55 / 기사수정 2017.05.14 00:26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대략 13개월 전인 2016년 4월 2일, 한화의 신인투수 김재영은 잠실 마운드에서 아픔을 겪었다. 많은 기대 속에서 치른 첫 선발 등판이자 1군 데뷔전이었으나, 결과는 1⅔이닝 4피안타 3실점. 2회도 다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4일 후 넥센전에서 또 한번의 선발 등판을 치렀으나 역시 2회를 마치지 못하고 강판됐다.

한화 이글스의 김재영이 달라졌다.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실망과 자책은 그를 성장시켰다. '데뷔전 악몽'을 안겼던 LG를 상대로 근 1년만에 선발로 다시 마운드에 선 김재영은 6⅔이닝 무실점 위력투를 펼치며 아픈 기억을 씻어냈다.

잊을 수 없는 데뷔전의 악몽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홍익대학교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김재영은 2016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에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6 시범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던 김재영은 4경기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0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시범경기와 개막 후 맞닥뜨린 1군은 또 다른 세계였다. 김재영은 2번의 선발 등판에서 3⅓이닝 4실점을 기록한 후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두 차례 더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좀처럼 시범경기 때의 좋은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6월 다시 1군에 합류했으나 선발 기회는 오지 않았다.

김재영은 당시를 회고하며 "심리적인 요인이 컸던 것 같다"고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는데, 신인이라 나도 모르게 긴장했었다"고 덧붙였다. 올해와 지난해 실력의 변화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확실히 마운드에서 여유를 갖게 된 것이 컸다.

하필 데뷔전 상대였던 LG와의 리벤지 매치였다. "데뷔전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몸 풀었던 그 자리도 똑같았다"고 솔직히 밝힌 김재영은 "그러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지난 시즌은 지났고, 올 시즌 처음 선발로 나서는 것이니 다르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만큼 잘 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김재영은 "지난해는 긴장한 나머지 포수 미트가 안 보였다. 오늘은 (최)재훈 선배의 미트가 잘 보이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내 공에 대한 믿음 "이대호, 최준석 선배 상대한 후 자신감 얻었다"


한화의 김성근 감독은 지난 9일 김재영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얼마나 잘 던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 김 감독은 김재영을 10일 롯데전 7회초에 '표적 등판' 시켰다. 롯데의 중심타선인 이대호, 최준석이 사이드암에 약했고 딱 맞춰 김재영을 마운드에 올린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재영은 이름만으로도 위압감을 주는 두 거포를 상대로 위축되지 않았다. 단 4구만에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후 마운드를 권혁에게 넘겼다.

김재영은 "이대호, 최준석 선배에게 던졌던 4구가 모두 스트라이크가 됐다. 거기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내 공을 잘 던지기만 하면 쉽게 못 치겠구나 생각했다"며 "한화 이글스 선배들도 '자신있게 던져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김재영은 이날 직구와 포크볼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특히 예리하게 각 잡힌 포크볼에 상대 타선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루로 주자를 내보내기도 했지만 무려 4개의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김재영은 "주자 나갈 때마다 득점권은 보내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실점 위기에도 일부러 덕아웃, 불펜을 쳐다보지 않았다"며 집중한 비법도 덧붙였다. 이날 등판의 아쉬운 점을 묻자 "볼넷을 주지 않으려 했는데 한 개 내줬다. 그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승리 후 가장 먼저 떠오른 부모님 "이제야 조금 효도한 것 같다"

데뷔 근 1년만에 거둔 첫 승인만큼, 기분도 남달랐을 터. 승리 소감을 묻자 김재영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단어는 '부모님'이었다. 김재영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부모님께서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실망만 안겨드렸다"며 "오늘 승리로 조금이나마 효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캠프 때 김성근 감독의 조언에 따라 투구폼을 바꾼 김재영은 퓨처스리그에서 달라진 폼을 완전히 장착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과는 좋았다. 6경기 4승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하며 때를 기다렸다. 1군 선발진이 부진을 겪으며 공백이 생겼고, 김재영은 자신에게 다가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화 선발진의 새로운 카드로 떠오른 김재영이 향후 어떤 피칭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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