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1.30 23:34 / 기사수정 2005.01.30 23:34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아스날 대 울버햄튼과의 경기는 2:0 아스날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 있어 많은 말들이 팬들 사이에 오가고 있는데 이는 앙리가 경기 중간에 취한 인종차별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행동 때문이다.
스페인 아라고네스 감독의 인종차별적 발언의 피해자라면서, 기자회견에서도 어떠한 종류의 인종차별적 행동과 소리를 듣지 않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 앙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는 믿기 힘든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다.
그가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설기현에게 취했던 제스쳐는 닭이 파닥거리는 모습을 팔로 흉내낸 것으로, 동양인들을 멸시할 때 치킨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하지만, 홈구장에서 팬들은 그것을 보며 웃고 즐겼고 어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관중들의 야유는 애교로 봐준다 하더라도, 경기장 내에서 선수들이 상대편 선수들에게 가하는 린치에 가까운 태클과 욕설은 위험수위다. 과거에 비해 발달된 카메라 기술은 이러한 것들을 여과없이 바로바로 팬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피넌이 글랜 존슨에게 한 행동등)
이것이 현 프리미어리그의 상황이다. 스페인의 프리메라 리가에서 울트라 수르라는 과격우익단체의 인종차별적 행동이나, 이탈리아의 세리아A에서 라치오의 팬들이 보여주는 파시즘에 대한 모습 만큼이나 프리미어 리그의 인종차별적 행태는 무척이나 이중적이다.
이러한 행동들이 일회성이 아니라 경기장 내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성장이 정체되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등지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유럽클럽축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진정 프리미어리그가 전세계의 사랑을 받고자 한다면 이러한 인종차별적인 행태에 있어 분명한 결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 일어나는 매너없는 행동에 대한 부분도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매우 많은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협회에 별다른 제재를 하고 있지 않은 자국 팬들의 모습은 실망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뛰는 선수들은 심판이 가지는 절대적인 권위만큼이나 경기에 충실할 수 있게끔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한 보호의 기본은 평등이다. 백인이라고 혹은 자국선수라고 경미한 처벌을 받고, 자국(클럽)선수라 할 지라도 유색인종이면 차별과 야유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 관행처럼 지나치거나 무마된다면, 과연 그게 축구일까?
축구는 스포츠이면서 총칼없는 전쟁으로도 표현되며, 이를 통해 화합이라는 대명제를 끌어내기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다. 소위 종주국이라면 종주국에 걸맞는 협회의 행동이 있어야 한다. 협회가 가지는 권위만큼 잉글랜드가 가지는 자존심에 부합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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