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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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따가 가질 붉은 혼을 위하여

기사입력 2008.07.13 17:11 / 기사수정 2008.07.13 17:11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성남과 광주의 경기가 끝난 뒤, 성남 선수들은 평소처럼 서포터석으로 향했습니다. 여느 팀이 그렇듯, 응원을 해준 서포터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성남의 서포터석은 평소와 다르게 술렁였습니다.

처음의 술렁거림은 성남 출신으로 군 복무중인 김용대 선수에게 무언가 작은 선물을 건네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반 군병사보다 조금은 유연한 것이 상무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군인은 군인이죠. 광주 상무와의 첫 경기가 있었을 때 성남 서포터들은 초코파이를 선물하기도 했었습니다. 김용대 선수는 웃으며 그 깜짝 선물을 받아 갔었죠.

이번엔 짜장 라면이었습니다. 목이 터져라 김용대의 이름을 연호했지만, 후반 세 골을 허용한 김용대는 라커룸으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죠.

두 번째 술렁거림은 성남 선수를 향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모따였는데요. 노란 유니폼을 입는 성남의 서포터석에서 붉은 유니폼이 넘실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 처음에는 올림픽 대표인 김정우를 위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새겨진 이름은 ‘MOTA'였죠. 귀화 조건이 채워지면 귀화를 해 한국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했던 모따인지라 그런 선물을 준비한 듯 싶었습니다.

모따는 서포터가 던져 준 그 유니폼을 들고 기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사진을 찍자고 청하는 기자의 요청에 자신의 이름이 잘 보이게 들어보였죠. 동료 두두는 모따가 들고 있는 그 유니폼을 보더니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웃더군요. 신기했겠죠.

모따에게 줄 유니폼을 마련한 성남의 서포터는 '사실, 모따와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었는데 모따가 받고 그냥 가버렸다.'며 웃어넘겼습니다.

앞으로 모따가 귀화를 할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모따 자신도 그렇겠죠. 그러나 괜찮습니다. 그가 대한민국의 엠블럼을 달고 붉은 유니폼을 입고, 조금은 어색할지도 모르는 한국 이름을 등에 새긴 채 달리는 그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지금이 있어, 이런 작은 이벤트도 생길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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