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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 월드리그] 남자배구, 쿠바를 상대로 '1승 사냥'에 나선다

기사입력 2008.07.11 18:01 / 기사수정 2008.07.11 18: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 월드리그 남자배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국가들 중, 아직도 단 1승도 못 거두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입니다. 애초에 러시아와 이탈리아, 쿠바와 같은 강팀들과 같은 조에 포진된 점이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었지만 이길 수도 있었던 몇 경기를 놓친 것은 정말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부임한 신치용 남자대표팀 감독은 월드리그를 전패로 마감하지 않기 위해 승수를 추가하는 시리즈로 12일부터 전주에서 벌어지는 대 쿠바 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쿠바는 이탈리아와 러시아보다 객관적인 전력상 떨어져 있습니다. 현재 월드리그 B조에서 3승 5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쿠바지만 서브의 위력과 블로킹의 높이는 러시아와 브라질 같은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단, 수비 조직력과 서브 리시브가 러시아와 이탈리아에 비해 떨어지는 점이 단점이지만 강한 서브와 탄력적인 공격을 앞세워서 한국와의 1차전과 2차전을 손쉽게 가져갔습니다.

한국 팀이 월드리그를 치르면서 가장 고전했던 팀은 러시아와 이탈리아가 아닌 쿠바였습니다. 지난 90년대부터 유독 한국만 만나면 강한 모습을 보였던 국가가 쿠바였는데 예전에 비해 지금의 선수들은 기본기와 조직력이 여러모로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쿠바가 지닌 공격력은 위력이 있지만 범실이 많고 루트도 단조로운 만큼 한국이 철저한 조직력만 갖췄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팀은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한국 팀의 전력 역시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계속 발전되어 나가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쿠바를 이기기 위해선 서브부터 강하게 들어가야 승산이 있습니다. 한국은 서브가 잘 들어갔던 이탈리아와의 원정경기에서 2경기 모두 이길 가능성이 충분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약점은 체력적인 부분에 있었고 경기가 흘러가면서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체력 때문에 서브의 위력도 차츰 약해지면서 상대편의 강력한 공격을 허용하게 됐습니다. 올림픽예선전부터 지금까지 뛰어온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는 부담이 많겠지만 경기 후반부에 들어서도 시종일관 강력한 서브를 구사해야 쿠바의 약점인 리시브를 흔들어 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쿠바는 강서브를 앞세워서 한국과의 1, 2차전에 승리했습니다. 서브가 강하게 들어오면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받아줄 수 있는 서브리시브는 범실로 이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쿠바를 비롯한 이탈리아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지 않고 한국의 신영수(대한항공)와 김요한(LIG 손해보험)을 겨냥한 목적타 서브를 날려서 한국의 리시브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공격과도 다름없는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는 어쩔 수 없지만 리시브가 약한 선수를 겨냥해서 들어오는 목적타 서브는 안전하게 받아줘야 서브리시브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 중, 월드리그 개인기록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살펴보면 득점 1위와 서브 1위에 올라있는 문성민(경기대)과 디그와 리시브에서 상위권에 속해 있는 리베로 여오현(삼성화재), 그리고 공격성공률 4위에 올라있는 신영수 외에,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서브리시브와 블로킹에서는 월드리그 참가국들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으며 세터부분에서 한국의 최태웅(삼성화재)과 권영민(현대캐피탈)은 중하위권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서브리시브와 블로킹, 그리고 세터의 토스 등은 모두 배구의 가장 기초적인 분야입니다. 그런데 유럽과 남미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파워와 높이를 커버할 수 있는 배구의 기본기에서마저 약한 한국 팀은 현재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늦게 도입한 전력 분석관의 인프라도 다른 국가들과 비교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신체적인 조건을 가졌고 문성민 같은 특급 에이스가 없는 일본이 올림픽에 진출하고 이번 월드리그에서 4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무려 100개 정도의 국제배구 전력 프로그램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배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력분석의 인프라도 성장해야 합니다. 쿠바는 서브와 블로킹이 좋지만 이탈리아와 러시아에 비해 단조로운 배구를 구사하며 팀의 조직력도 끈끈하지 못해 다양한 세트플레이보다는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팀을 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서브가 1차적으로 필요하고 그 다음에 이어질 부분은 끈질긴 수비와 빠른 세트 플레이입니다. 현재 한국팀의 경기력은 올림픽예선전에 비하면 세터의 토스와 공격이 한층 빨라졌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호흡이 맞아가고 있습니다.

블로킹을 빼돌리는 토스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블로킹을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아는 플레이도 쿠바 전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항입니다.

특정 선수를 겨냥해서 들어오는 목적타 서브에 흔들리지 말고 쿠바의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는 빠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월드리그 첫 승을 향한 지름길입니다.

[사진=문성민 (C) 엑스포츠뉴스 김금석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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