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심은경이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심은경은 4월 26일 개봉한 '특별시민'에서 숏컷 헤어스타일과 돋보이는 스타일링을 앞세운 광고전문가 박경으로 변신했다. 겁 없이 선거판에 뛰어든 박경의 당찬 면모는 심은경의 연기와 함께 스크린 속에 현실적으로 녹아들었다.
'특별시민'은 심은경에게 많은 부분을 성장시켜 줫던 작품임에 분명하다. "생각보다 빨리 만나게 돼 기뻤다"고 표현한 대선배 최민식과의 만남은 물론, '연기'라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 준 시간들이었다. 심은경은 이를 "제게 있어서는 '특별시민'을 찍기 전과 후로 나뉘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심은경은 "저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회적인 이슈라든지 정치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한 국민으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만나게 된 작품이 '특별시민'이었고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사실 많았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시나리오에서 박경이 말하는 대사 중에는 정치 용어들이 자리함은 물론이고, 그 시나리오 안에서 흘러가는 정치적인 흐름들을 파악하는 일도 중요했다.
"캐릭터 파악 이전에 시나리오를 간파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박경이 쓰는 정치 단어들을 찾아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감독님, 제작사 대표님에게 좀 도움을 받았죠.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질문을 굉장히 많이 했고, 그래야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부분부터 출발했어요."
'특별시민'을 소개하는 심은경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신중했다. "정말 이번 영화는 다른 때와 다르게 정말 치열하게 준비를 했어요. 제가 어떤 것들을 했는지 잘 기억을 하지 못 할 정도로 많이 몰입하려고 했고 예민했었던 순간들이었거든요"라고 솔직하게 토로하며 자세하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최민식, 곽도원 등 선배 배우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특별시민'을 준비하며 가장 기대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한편으로는 박경 캐릭터가 자신에게 맞는 역할인지에 대한 고민도 끝없이 이어졌다.
"이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해보고 싶은데,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박경이라는 캐릭터가 정치판에 겂 없이 뛰어든 광고전문가 출신이잖아요. 정치 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감독님이나 제작진 분들도 뭔가 완벽한 부분보다는 그 안에서 보이는 어떤 신념과 꿈을 계속 밀고 나가는, 박경 안에 잘 모르고 미숙한 부분까지 있는 그런 신선한 점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변종구(최민식 분)와 심혁수(곽도원)에게 있는 노련미는 박경에겐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 본인이 정치에 대한 꿈이나 갈망이 큰 캐릭터라서, 그런 부분이 저와 비슷하다고 많이 느꼈고 그 부분을 꺼내보고 싶었다고 해주셔서 믿음과 긴장감을 가지고 출발을 했던 영화였죠."
심은경이 늘 이야기했던 '초심'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시간이었다.
"처음엔 눈치도 많이 봤거든요.(웃음) 촬영하는 매 순간 스태프 분들이 너무나 도움을 많이 주시고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그래서 너무나 잘 촬영할 수 있었고, 연기적으로 굉장히 고민이 많고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그걸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스태프 분들의 공이 컸다고 생각해요.(웃음)"
심은경은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20대가 된 지금까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오가는 것은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또래 여배우 중 독보적인 행보로 자신만의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일본 활동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받기도 했다.
그 이전에, '특별시민'이 있어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배우로서도, 다시 한 번 자신의 역할을 되새겨볼 수 있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부분을 느껴가는 게 있었거든요. (충무로에) 여성 영화가 많이 만들어진다기보다는 남성 중심의영화로 많이 흘러가는 부분들이 있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 지금까지의 캐릭터들과 작품들이 저한테 들어왔던 건 저는 굉장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특별시민'에서 박경이나 양진주(라미란), 임민선(류혜영), 정제이(문소리)까지 여성 캐릭터들이 다 자기만의 주관과 성격을 갖고 있잖아요. 그 점이 마음에 들었고 그게 '특별시민'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캐릭터들이 골고루 나오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죠.(웃음)"
심은경은 매 해 연기를 하며 많은 것들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얘기했다.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관객들도 그런 모습을 편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것도요. '특별시민'이 제게는 정말 많은 부분을 성장 시켜주는 작품이었거든요. 촬영하면서 느낀 것이, '내가 좀 많이 조급했구나'라는 것이었어요. 천천히 했어도 되는데, 뭔가 계속 강박이 있었던 것이죠. '조금 더 신중하게 연기적으로도 깊이 있게 선보여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들을 많이 느껴서, 빨리 가는 것보다 천천히, 내가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해 항상 생각하면서 어떤 배우, 더 넓게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항상 고민하면서 내 길을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특별시민'은 5월 9일 진행되는 제19대 대통령선거일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면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94년생인 심은경은 올해 처음으로 대선 투표에 나선다. "지금 (후보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과정이고요"라며 웃은 심은경은 '특별시민'을 촬영하며 느끼게 된 투표에 대한 생각, 가치에 대해서도 강단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후보님들이 나오셔서 토론도 하고 여러 발언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되는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저도 정치라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막연하게 알고 있었거든요. 영화를 촬영하면서, 적어도 이것이 내가 꾸준하게 알아가야 하는 분야라는 것과 유권자로서의 권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박경처럼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고요. 첫 투표는 담담하게 하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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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