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02 22:22 / 기사수정 2008.07.02 22:22
[엑스포츠뉴스= 기자] FC서울이 수원삼성을 물리치고 올 시즌 라이벌 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이승렬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맞수’ 수원을 눌렀다.
I. 경기 리뷰
○양팀 출전 선수 명단 ○
[수원]
GK 이운재
DF 홍순학, 최창용, 이정수, 김대의
MF 조원희, 백지훈, 이현진, 서동현
FW 에두, 신영록
SUB 김대환, 유양준, 박태민, 이관우, 조용태, 안효연
[서울]
GK 김호준
DF 윤홍창, 김진규, 박용호, 최원권
MF 구경현, 고명진, 김한윤, 이청용
FW 정조국, 이승렬
SUB 조수혁, 아디, 이을용, 이민성, 기성용, 데얀
시작부터 뜨거운 수원과 서울
역시 K-리그 최대의 라이벌 매치는 시작하자마자 빅버드를 후끈 달구어 놓았다. 조금씩 내리는 가랑비 속에서 올 시즌 3번째 전쟁은 시작됐다.
5분, 수원 신영록은 높게 올라온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후,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슬라이딩 슛을 했다. 볼은 골키퍼를 통과했으나 뒤에서 달려오던 수비가 황급히 걷어내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8분, 김진규가 수원 골문 앞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직접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포스트를 빗나가고 말았다.
이후에도 양 팀은 빠른 경기 속도를 보이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했다. 그러나 경기는 어느 한쪽으로 쉽사리 기울여지지 않았고, 팽팽한 긴장감은 계속 됐다.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연속
중반에도 양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계속 됐다.
19분, 수원의 에두가 미들 진에서 백지훈이 수비 사이로 찔러준 볼을 쫓다가 강력한 왼발 슛을 했으나 볼은 옆 그물을 맞았다. 32분에는 조원희가 올려준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서동현이 가슴으로 공을 다루고 나서, 강력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서울의 골키퍼 김호준이 몸을 날리며 볼을 쳐냈지만, 그림 같은 장면이었다.
35분, 이번에는 서울의 최원권이 수원의 우측 중원에서 얻은 프리킥을 꽤 먼 거리였음에도 직접 슛으로 연결했다. 조금 전진해 있던 골키퍼 이운재는 뒷걸음질치면서 팔을 뻗어 공을 쳐 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39분, 수원의 이현진이 서울 좌측수비진을 빠른 속도로 무너트리면서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맞았다. 이현진은 강력한 슛을 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같은 39분, 서울의 이승렬이 수원 페널티 박스 안의 범위에서 동료의 패스를 컨트롤해내며 골키퍼 이운재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이승렬은 가볍게 볼을 툭 건드리며 좌측 포스트 쪽으로 슛했으나, 볼은 빗나가고 말았다. 원정팀 서울에는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었다.
위협적인 크로스와 스루패스가 서로 반복되며 숨돌릴 틈 없던 전반 경기는 득점 없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45분경, 서울의 ‘신인’ 이승렬이 사고를 쳤다. 전반 45분, 볼을 연결 받은 이승렬은 첫 번째 슈팅을 날렸으나 수비에 맞고 나오자 다시 두 번째 슛으로 연결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볼은 이운재의 손을 스치며 골 네트를 갈랐고, 서울은 1-0으로 수원을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달려드는 수원, 경기 템포를 늦춘 서울
후반전이 시작되자, 수원의 동점골을 뽑기 위한 공세가 시작됐다. 차범근 감독은 에두를 측면 공격수로 돌리고, 서동현과 신영록을 최전방에 배치하며 변화를 꾀했다.
49분, 신영록이 서울의 골문 앞에서 터닝슛을 날리며 수원의 반격을 알렸다. 그러나 볼은 골키퍼 김호준의 가슴에 안기며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53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에두가 빠르게 돌파하며 올린 크로스가 휘어들어가며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쇄도하던 서동현이 수비와 경합하다가 발을 높게 뻗었으나 볼을 건드리지 못하며 기회가 무산됐다.
반면 서울은 전반과 달리 앞선 상태를 유지하고자 경기를 의도적으로 느리게 진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두르지 않으며 최대한 시간을 버는 경기로 수원의 맥을 끊어놓겠다는 귀네슈의 의도가 엿보였다.
두 감독의 용병술
이번 시즌 선수 교체로 경기를 곧잘 뒤집었던 차범근 감독이 55분에 첫 번째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이현진을 빼고 안효연을 투입한 것. 이에 맞선 서울의 귀네슈 감독도 윤홍창 대신 아디를 투입하며 측면 수비를 강화했다. 그리고 61분에는 구경현을 빼고, 기성용까지 투입하며 수비를 더욱 굳건히 했다.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투입은 귀네슈 필승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
쉬지 않고 몰아치는 수원
56분, 수원의 프리킥 기회에서 혼전이 벌어졌다. 혼전 중에도 서동현은 에두의 헤딩을 받아 슛으로 연결했으나 볼은 수비에 맞고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65분에는 김대의가 오버래핑하며 올려준 크로스를 서울 페널티 지역 선상에서 신영록이 몸을 날려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73분경, 김대의가 올려준 프리킥을 에두가 날아오르며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역시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76분에는 에두의 스루패스가 쇄도하던 신영록에게 정확히 연결됐으나 볼컨트롤이 좋지 않아 달려나오는 골키퍼가 볼을 차단했다.
계속 주도권을 쥔 수원의 공세가 이어졌으나 정확하지 않은 수원의 슈팅은 좀처럼 골네트를 흔들지 못했다.
이관우와 조용태, 수원을 구해라.
차범근 감독은 두 번째 교체카드를 뽑아들었다. 전방에서 고군분투하던 신영록을 빼고, ‘시리우스’ 이관우를 투입한 것. 한방이 너무나 간절한 상황에서 이관우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한 교체였다. 이어서 차범근 감독은 82분경, 백지훈과 조용태를 맞바꾸며 모든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그러나 차 감독의 소망과 달리 교체카드는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며 경기는 종료를 향해 달려갔다. 88분, 올라온 크로스가 혼전 중에 뒤로 흘러나오자 이관우가 달려들며 강력한 대포알 슛을 했다. 그러나 계속된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 이호준은 이 볼마저 잡아내며 이관우를 좌절케 했다.
서울의 승리로 끝난 3번째 축구 전쟁
후반 추가 시간은 7분이나 주어졌다. 인저리타임에도 양팀은 서로에게 달려들며 치열한 열전을 계속했다. 그러나 수원의 만회골에 대한 45분간의 노력은 그 결실을 보지 못하며 결국 경기는 1-0으로 서울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서울은 하우젠 컵 첫 승리를 거둠과 동시에 ‘맞수’ 대결에서도 올 시즌 처음으로 수원을 이겼다. 반면 수원은 19경기 연속 무패 기록달성에 실패함과 동시에 올 시즌 전 대회를 통틀어 첫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II. 승장과 패장의 말·말·말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승장 귀네슈 감독은 ‘수원도 좋은 팀이고 우리도 좋은 팀이다, 오늘은 우리가 이긴 것일 뿐’이라고 덤덤한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수원을 잡은 소감에 대해 ‘포항전이 더 중요하다.’라는 말로 운을 띄우고 나서 ‘결과보다 내용을 중요시했는데 결과가 특별히 좋았다. 운동장 상태가 좋지 않아 양팀 모두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패장 차범근 감독은 인터뷰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2만의 홈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줘서 고맙다.’라는 첫 발언으로 팬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온 힘을 다했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얻지 못했던 많은 선수가 자기 몫을 잘해줬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부상선수가 팀 내 많아 어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런 상황을 많이 겪지 않았다. 우리가 원하는 수비진 구축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2주 정도만 기다리면 부상선수들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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