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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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와 동시에 갈린 승패의 엇갈림..

기사입력 2005.01.24 09:20 / 기사수정 2005.01.24 09:20

김주영 기자

23일 잠실 학생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서울 삼성의 양팀간 시즌 다섯번째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릴 때 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던, 손에 땀을 쥐게 한 경기였다. 그리고 삼성의 입장에서는 자유투 실패에 이은 리바운드를 모슬리가 끝까지 지켜내서 잡아준 것이 마지막 순간 승리를 위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던, SK의 입장에서는 그 마지막 리바운드를 뺏긴 것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졌던 경기였다. 


<열심히 응원하는 홈팀 SK의 관중들> 


<경기를 지켜보는 SK 이상윤 감독, 그리고 삼성 안준호 감독> 

두 팀의 경기는 여러모로 볼거리가 많았다. 공수 전환이 빠르고 SK는 임재현, 조상현, 황진원을 중심으로, 삼성은 주희정, 강혁, 스케일을 중심으로 한 속도전 양상을 띄었다. 따라서 매우 치열하고도 활기있게 느껴졌으며 보는 이들에게 긴박감과 재미를 주었다. 또한 조상현과 스케일을 중심으로 한 외곽슛 대결 양상을 보였으며, 랭과 서장훈의 골밑 자존심 싸움 또한 주목할 만 했다. 

특히, 최근의 경기에서와 다르게 조상현의 3점슛이 다시 살아나면서 모두 6개가 성공되어 팀 득점에 확실히 힘을 실어 주었다. 어제 경기에서 지적했듯이 몇 경기 동안 계속 깔끔하게 3점슛이 터져주지를 않아 슛감각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 있었는데 오늘은 경기 초반부터 3점슛이 성공되기 시작하여 1쿼터에만 3개를 성공시키면서 자신있게 기회를 잡아 던지는 모습이었다. 어제 경기에서 계속 빗나가던 첫 3점슛이 4쿼터 1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되고 뒤이은 미들슛 성공까지 이어지면서 그 분위기가 오늘 경기까지 이어져서 나간다면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이 1쿼터 시작부터 들어맞았던 것이다. 역시 경기 초반 슛감각이 좋으면 그 경기 내내 자신 있는 모습으로 계속해서 좋은 공격력을 보여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으며, 자기 자신과 팀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초반 공격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실감한 순간이었다. 


<오픈 찬스에서 조상현의 3점슛>

그와 더불어 전희철도 기회를 잡았을 때 3점슛 3개를 정확히 성공시켰으며 임재현, 황진원, 전형수도 가담했고, 4쿼터 종료 20여초를 남긴 상황에서 앞서있던 삼성을 따라잡기 위해 빠르게 공격해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랭이 던진 3점슛까지 링에 정확히 꽂히기도 했다. 

발목 부상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무릎에서 발목까지 이어지는 테이핑을 하고 출전한 크리스 랭은 다시 한 번 골밑에서 그의 진가를 발휘하며 부상으로 완전하지는 않지만 든든한 센터 역할을 해냈다. 서장훈을 상대로 자신있게 공격해 들어가서 안정적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모습, 성실하게 리바운드에 참여해서 공격 기회를 잡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어제는 골밑으로 공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 겉돌던 공격이 랭에게로 투입이 잘 되는 편으로, 그의 공격력 또한 살아날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랭은 21득점과 12개의 리바운드, 그리고 6개의 블록을 잡아냈다.   


<골밑 슛을 시도하는 크리스 랭>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려 뛰어 오르는 크리스 랭>


<골밑에서 공격해 들어가려는 서장훈과 수비하는 크리스 랭>

임재현은 빠른 공격을 펼치는 삼성의 분위기에 역시 스피드로 대응하였고, 보는 내내 공수 전환과 공격 성공, 수비 성공으로 인한 속공 등이 빠르게 이어져서 정신 없을 정도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선발로 황진원을 투입하여 스케일을 수비하게 하고 빠른 공격에 더 힘을 넣어주었으며, 경기 중 전희철을 투입하여 높이와 안정된 공격을 이끌고, 그러다가 매끄럽고 빠르게 이어지는 공격이 필요한 순간에 임재현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분위기를 잡아 갔던 점은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임재현은 필요한 순간에 미들슛 3개를 모두 정확히 성공시킨것과 함께 2쿼터 마무리 상황에 3점도 성공시키며 득점면에도 가담했고, 기회를 찾아 찔러주는 어시스트를 팀 동료들이 멋지게 득점으로 연결시켜 주면서 어시스트도 10개를 기록하는 좋은 모습 보여주었다. 계속해서 경기를 보면서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시즌 초반 적응 못하고 자신의 역할을 못잡아 안타까움을 주었던 것을 요즘들어 페이스를 찾고 꾸준히 해내는 점이 무엇보다 다행스럽다. 이런 모습이 실력 있는, 잘나가는 '가드' 임재현의 본모습일 것이다. 


<양팀의 포인트 가드, 공격하는 주희정과 수비하는 임재현>

오늘 접전 끝에 결국 승리를 따낸 삼성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당연히 스케일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역시 엄청난 공격력으로 코트를 휘젓고 다니며 3점슛 6개를 포함해 47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2쿼터까지는 SK가 앞서며 끝이 났으나 3쿼터에만 19득점을 몰아 넣으며 역전을 이끌었고 결국 그것이 팀 승리에까지 이어졌다. 빠른 움직임으로 수비수들을 괴롭히며 내외곽에서 현란하고도 안정적인 득점을 해낸 그의 활약은 역시 눈부셨다. 삼성 공격의 중심이며, 그를 중심으로 하여 삼성의 경기 내용이 만들어지는 느낌이었다. 


<3점슛을 던지는 스케일>


<자유투를 준비하는 스케일>

삼성의 교체 용병으로 두 번째 경기를 가진 모슬리는 헨드릭스와는 달리 공격보다는 수비와 빠른 움직임 면에서 팀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삼성의 팀칼라에 맞게 기본적인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것 같다. 하지만 득점은 2득점에 그치며 매우 부진한 모습으로, 스케일이나 서장훈이 활약해 주지 못하는 경기였다면 그의 공격력은 매우 안타까운 부분으로 지적될 것이라는 생각 또한 해보았다. 역시 적응 기간이 필요할테고 아직 뭐라고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물론 있으므로 남은 경기들에서 모습을 계속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경기에서 무엇보다도 모슬리가 해낸 가장 큰 역할은 강혁의 자유투 실패에 이은 리바운드를 잡아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이 2점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강혁이 얻어낸 자유투 두 개. 그것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며 SK 팬들의 간절한 바람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거기서 마지막 한 번의 공격이 성공하면 동점 또는 역전으로 경기를 마감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리바운드를 끝까지 골밑을 지키고 있던 모슬리가 필사적으로 따내며 공격권이 다시 삼성으로 가는 순간, SK의 승리를 바라는 이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으로 남은 몇 초를 지켜봐야 했다.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으며, '우리한테도 기회가 있었는데...' 하는 미련이 계속해서 떠나지 않는 그만큼 중요한 리바운드 한 개를 모슬리가 잡아낸 것이다. 이어진 SK의 파울 작전을 서장훈이 신기할 정도로 침착하게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반면 강혁의 자유투 두 개 모두 실패는 팀의 승리가 아니었으면 더욱 문제로 떠올랐을 부분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 고비의 순간, 중요한 순간의 긴장감 또는 자신감과 노련한 프로로서의 자세 부족 등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마지막 순간 침착하게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킨 서장훈>


<자유투 쏘기 전 서장훈, 불안한 듯 일어서 있는 SK 벤치>

 
<크리스 랭과 서장훈>

자유투와 관련하여 오늘 경기에서도 물론이고 요즘들어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아있는 부분이 전형수의 자유투 성공률 문제이다. 자유투나 일반 득점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가 요즘 계속해서 자유투를 정확히 성공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필자가 경기를 봐 온 것을 중심으로 이번 시즌, 특히 최근의 자유투 시도 상황을 떠올려보면 성공보다 실패한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백보드를 맞추고 성공시키려는 자유투, 그것이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며 오늘 같은 아쉬운 경기에서는 그 점도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오늘 경기에서는 자유투 두 개를 얻었는데 역시 모두 실패하여 공격권을 그냥 내줘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 계속 불안하게 생각했던 부분인지라 전형수가 파울을 당하여 자유투를 쏘게 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내뱉어진 말이다. "전형수 요즘 자유투 안되는데..." 오히려 자유투를 얻은 상황에서, 보는 입장에서 불안감이 먼저 들게 되는 이 상황을 그는 더 많은 연습과 훈련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시즌 초반 자유투 성공률이 매우 낮아서 약점으로 작용했던 크리스 랭의 성공률이 놀라울 만큼 좋아진 것처럼 말이다. 

아쉽게 패배한 경기였지만 조상현을 중심으로 팀 공격력이 살아난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주말 경기 모두 마지막 상황에 승리를 내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또는 마지막 순간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실책을 범한다거나 중요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더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 경기로 SK는 3연패에 빠지며 SBS, 모비스와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오늘 경기 승리한 8위의 삼성과도 한 게임차이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순위 싸움이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5라운드에 접어든 지금, 연패 탈출과 재도약을 위하여 화이팅을 외친다.      




<승리 후 인터뷰하는 안준호 감독과 스케일>  

공동 취재 : 김주영 기자, 한정석 기자, 이우람 기자 
사진 촬영 : 이우람 기자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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