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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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콜로설' 속 한국, 웃으며 보기엔 씁쓸한 뒷맛

기사입력 2017.04.20 17:00 / 기사수정 2017.04.20 16:3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콜로설'(감독 나초 비가론도)은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의 출연과 함께 한국에서 이뤄진 서울과 부천 로케이션 촬영으로 화제에 올랐다. 하지만 영화를 본 이후엔 개운하지 못한 뒷맛이 남는다. 영화 속 한국은 꼭 이렇게 묘사돼야 했을까.

20일 개봉한 '콜로설'은 남자친구와 직장을 모두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글로리아(앤 해서웨이 분)가 지구 반대편인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자신이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F 괴수 판타지 스릴러. 제목인 '콜로설'(Colossal)은 '거대한(Huge)'이라는 상징적인 뜻을 담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오프닝에서부터 익숙한 한국어 대사가 등장하면서 서울에 나타난 괴수가 글로리아와 어떤 관계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높인다.

그러나 이후의 전개는 이러한 궁금증을 온전히 해소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실소를 자아낼 뿐이다.

서울에 등장한 괴수는 글로리아가 집 근처 놀이터에서 하는 행동을 똑같이 따라한다. 자신과 서울의 괴수가 연관됐다는 것을 알게 된 글로리아는 이를 고향 친구인 오스카(제이슨 서디키스)에게 알린다. 이후 서울에 괴수와 맞먹는 크기의 거대한 로봇이 등장한다. 이 로봇은 오스카와 연관돼있다.

자신이 로봇과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 오스카와 글로리아는 서로 갈등을 빚는다. 오스카가 글로리아를 매서운 손길로 때리는 모습 역시 여과없이 담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로리아의 서울행. '콜로설'의 주요 촬영지가 된 곳은 여의도와 한강, 부천의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국내 촬영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무색해졌다. 400여 명에 이르는 엑스트라들이 고군분투했지만, 스크린에 담긴 서울, 또 한국의 모습은 오히려 지금 시대와는 동떨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고루한 분위기를 낸다. 여기에 짧은 영어 대사로 글로리아를 마주하는 한국인이 등장하는 부분은 어눌한 발음으로 표현됐다. '감독은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영어 대화 수준을 이 정도밖에 보고 있지 않은 것인가'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다.

나초 비가론도 감독은 '콜로설'에 대해 "이것은 나의 가장 야심 찬 각본이며 가장 개인적인 영화이다", 또 "여성을 괴롭히는 남성들의 무의식적인 폭력성을 경고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헐거운 스토리 구성이 문제다. 여기에 감독이 생각하고 있던 여성에 대한 폭력을 경고하는 데 있어 괴수와 연결돼 있는 인간이라는 설정, 또 그 괴수가 등장하는 공간이 꼭 서울이어야 했는지 감독이 정말로 그리고, 또 활용하고 싶었던 한국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한국이 등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눈을 빛내며 보기엔 너무나 씁쓸하기만 하다.

앤 해서웨이와 제이슨 서디키스를 비롯해 댄 스티븐스 등이 출연한다. 110분. 12세 이상 관람가.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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