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4.18 16:32 / 기사수정 2017.04.18 16:32
경쟁을 넘어 당을 초월하여 디자이너로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안철수 후보 벽보 디자인을 보고 사실 좀 놀랐다. 범상치 않았고 선수가 했구나. 생각했다.
가로 면을 꽉 채우며 '안철수'를 강조한 것, 전면을 사진 속 초록 배경을 활용, 그리고 강조한 것, 자신감 충만한 젊은 디자이너 감각 같았다.
당명을 넣지 않은 것도 어깨띠에 '국민'이 있으니 그럴 수 있다.
만세를 부른 사진도 유별나다. 이런 아이디어를 채택한 안후보가 다시 보였다. 그러나 처음 벽보를 보는 순간부터 나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진 속 얼굴은 안철수 후보와 좀 달랐다. 과도한 메이컵 탓인가 자세히 봤지만 그것도 아닌 듯했다. 더 자세히 봤다. 볼수록 이상했다.
내가 맞았다. 목을 중심으로 몸을 둘로 나눠 얼굴과 몸이 다른 사진일 뿐만 아니라 얼굴 좌우가 바뀌었다. 평소의 안후보 같지 않고 어색했던 이유다.
인간의 얼굴은 거의 비대칭이다. 그래서 좌우를 바꾸면 어딘가 이상해진다.
무슨 욕심이었을까.더 잘 생겨보이게 하려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에게도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가 있다. 이 경우, 디자이너의 의욕이 과했던 것 같다. 대통령 후보의 목을 잘라 다른 얼굴을 붙이고
게다가 좌우를 반전시켜 이미지를 왜곡했다. 이건 아니다.
벽보는 후보를 판단하는 중요한 매체다. 후보의 목에 손을 댄 사람이나
그렇게 하도록 용납한 사람이나 국민을 속인 것이다. 브랜드 마케팅의 철칙. 대중은 가짜에 감동하지 않는다. 가짜는 오래가지 못한다.
handang2@xportsnews.com / 사진= 손혜원 페이스북, 대선후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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