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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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나의 사랑, 그리스', 봄날의 바람 같은 사랑에 대하여

기사입력 2017.04.18 10:08 / 기사수정 2017.04.18 10:08

김선우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인류 역사상 사랑의 힘에 대한 해석은 수천가지로 다양했다. 그러나 사랑에 빠질 때만은 모두 같은 모습이다."

영화 '나의 사랑, 그리스'(감독 크리스토퍼 파파칼리아티스) 첫 장면에 등장하는 대사다. 영화에서는 사랑의 신 에로스를 언급하며, 그로 인한 전쟁, 변화, 사랑의 힘을 이야기한다. '나의 사랑, 그리스'에서는 각 세대별 다양한 사랑을 옴니버스식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사랑에 대한 해석은 수 없이 많지만, 결국 사랑에 빠졌을 때의 모습 자체는 같다는 점을 보여준다. 


▲ 부메랑 : 삭막한 현실도 이겨낼 20대의 사랑

운명처럼 만난 20대 그리스인 다프네와 시리아인 파리스의 사랑을 담았다. 파리스는 위험에 처한 다프네를 구하고, 이후로도 버스에서 마주치는 등 인연이 이어진다. 두 사람은 나라도,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우연이 겹쳐 만들어진 자신들의 운명을 믿는다.

또 다프네를 바라볼 때의 파리스의 순수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눈빛은 사랑에 대한 희망을 상기시키게 한다. 그는 언젠가 그리스를 떠나야 하는 운명에 놓였음에도 다프네를 향해 "하지만 널 만나서 정말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남자다. 삭막한 현실도 결코 이들의 사랑을 제약할 순 없었다.


▲ 로세프트 50mg : 발칙한 상상과 고민, 40대의 사랑

가장으로서의 무게, 아내와의 불화 등 고민에 빠진 40대 지오르고는 점점 삶에 지쳐간다. 안정제인 로세프트가 유일한 위안이었던 지오르고는 바에서 스웨덴에서 온 엘리제와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자석에 이끌리듯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엘리제는 새로온 지오르고의 상사였던 것. 더구나 엘리제가 그리스를 찾은 이유는 지오르고의 회사를 매각하기 위함. 어느덧 사랑에 빠진 엘리제는 일과 사랑 중에서 갈등한다.

그러나 엘리제는 지오르고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점점 회사 매각에 대한 일처리도 늦어진다. 이에 본사에서 재촉이 오고 엘리제는 점점 고통스러워한다.


▲ 세컨드 찬스 : 평범한 듯 특별한 60대의 사랑

독일에서 온 세바스찬과 그리스인 마리아는 마트 앞에서 마주치게 된다. 세바스찬을 마리아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그녀를 초대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매주 이어지고 평범했던 마리아의 삶은 세바스찬을 통해 특별해진다.

세바스찬은 마리아에게 에로스와 프시케 등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리아는 버스에서 그 내용들을 읽어 내려가며 세바스찬과의 기억을 되새긴다. 평범한 주부로만 살아왔던 마리아에게 세바스찬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특히 '세컨드 찬스'의 내용 말미에는 세바스찬이 마리아에게 사랑과 관련한 신화를 들려주고 앞서 공개된 '부메랑', '로세프트 50mg'와도 이어지며 하나의 이야기로 발전된다.

세 가지 이야기는 모두 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결국 국경도 나이도 어떠한 삶의 위기도 사랑을 막을 수 없음을, 사랑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며 행복해짐을 시사한다.

그러나 끝난 줄만 알았던 세 이야기는 마지막에 반전을 지니고 있다. 결코 해피엔딩만도 아니다. 사랑의 장점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랑으로 인한 갈등과 파국, 혼란도 함께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는 사랑의 힘, 아무리 힘든 시기에도 사랑만은 늘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 존재이유를 증명한다.

'나의 사랑, 그리스'는 잔잔함 속에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며 '사랑'이라는 꽤나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봄날의 바람 같은 영화다. 20일 개봉.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모비딕 엔터테인먼트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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