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15 13:48 / 기사수정 2008.06.15 13:48
[엑스포츠뉴스=홍준명 기자] 중국이 남아공 월드컵을 위한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최종예선에도 오르기 전에, 그것도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조기에 탈락했다.
당연히 중국은 크나큰 절망에 빠졌다. 슬픔은 분노로 승화된다고 했던가.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충격과 절망 그리고 슬픔은 곧바로 분노로 바뀌었다. 수많은 중국의 팬들과 언론들은 그 책임을 누구에게 지워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감독과 선수 하나하나를 지명하면서 그 패배에 대한 '죄'를 묻기도 하고 있으며 팬들의 자세나 축구협회를 비판하기도 하며 때로는 자학과 자조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도 있다.
중국은 월드컵 아시아 3차 지역예선 1조 5차전 경기를 홈에서 이라크에 1-2로 역전패당하면서 3무 2패, 2득점 4실점으로 조 최하위를 기록한 채로 남아공 월드컵행 탈락이 확정됐다. 중국은 전반 33분 조우하이빈(Zhou Haibin)이 선취골을 넣었지만 41분 데마드 모하메드, 후반 21분 나스하트 아크람에게 차례로 골을 허용해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3무 2패로 조 최하위, 조기에 '사망'ⓒsohu.com]
중국언론들은 충격과 좌절 등을 넘어서 '사망', '자살' 등 쓸 수 있는 각종 자극적인 문구들을 총동원해 자국팀의 조별예선 탈락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중국팀의 문제는 뒤떨어진 실력과 경기에 임하는 태도라는 기사도 있으면서 중요한 경기마다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하는 리웨이펑(Li Weifeng)을 비난하기도 하며, 축구협회와 감독의 무능함, 감독의 선수기용과 전술의 문제점 등 나올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꺼내어 들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중국 관중은 추가시간 4분을 남기고 '중국팀은 해산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고도 전해진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각종 게시판에서 자국의 월드컵 탈락에 대해 실망, 좌절, 허탈, 분노 등의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인 소후닷컴에서 전한 관련 기사들의 내용을 묶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소후닷컴에서는 미국 AP통신이 '세계의 인구 대국이라는 중국이 월드컵 최종예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며 이라크에서는 사람들이 총을 쏘면서 자축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전한 것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비웃었다고 불쾌하다고 전했다.
소후닷컴에서는 중국과 이라크의 경기 전까지 중국이 4경기에서 1골만 넣었었는데 이에 대한 경기 전 이라크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었다.
- 솔직히 말해서 우리와의 경기 전 몇 경기에서 중국도 기회가 많았지만 스트라이커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중국은 9번 선수인 하오하이동(Hao Haidong, 은퇴)이 매우 뛰어난데 만약 그가 있었더라면 중국은 이렇게까지 못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어서 소후닷컴에서 전한 경기에서 승리한 후의 이라크 감독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 중국도 이길 수 있었지만 우리가 결국 이겨서 매우 기쁘다. 중국은 이전에 호주와 카타르도 이길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매우 아쉽다. 중국이 조 최약체는 아니라고 본다. 중국도 매우 뛰어났다. 중국이 탈락한 것은 중국의 운이 나빴음을 말해준다. 중국팀 내부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다음은 소후닷컴에서 전한 경기 후 중국의 감독과 선수들의 인터뷰들이다.
먼저, 중국팀의 핵심 선수인 정즈(Zheng Zhi)는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 매우 아쉽고도 괴롭다.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얻기 힘든 기회였다. 나의 선수생애에서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었지만 모두 내 옆에서 그냥 지나가고 말았다. 정말로 괴롭다. 아쉽게 놓친 두 번의 골 찬스에 대해서 물론 나는 책임이 있으며 회피할 수도 없다. 상대는 별로 좋은 기회도 없었다. 우리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의 플레이에 매우 불만이다. 오늘의 나에 대해서 팬들은 물론 나 역시 불만이다. 조별예선에서 한 번의 승리도 없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문제가 많음을 말해준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문제가 있다. 수많은 팬의 열망에 대해서 매우 죄송스럽다. 중국이 아시아의 강팀인가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실이 눈앞에 있지 않은가.
경기 후 중국의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 감독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 경기의 과정은 매우 훌륭했다. 중국은 기회가 많았는데 특히 두 번의 절호의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운이 너무 없었다. 반면 이라크는 매우 운이 좋아서 두 번의 슈팅이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번 스포츠의 비참함을 느끼게 되었다.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중국팀과 선수들은 많은 발전을 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많은 발전을 했는데 이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홈에서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많아서 불리했으며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했다.
경기 60분에 교체 잡힌 중국의 차오양(Cao Yang)은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 나는 원래 다리에 부상이 있었다. 그래서 경기 중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 정지처분으로 이번 경기에 뛰지 못했던 리웨이펑(Li Weifeng)은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 자신감도, 선수 개개인 그리고 팀 전체의 스피릿도 없었는데 무슨 축구를 하겠는가?
중국의 쉬윈롱(Xu Yunlong)은 이렇게 말했다
- 패배의 원인은 여러 방면에서 찾을 수 있으며 축구란 때로는 이렇기도 하다. 어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이전에 선배 축구선수들도 월드컵진출에 여러 번 실패했었기에 어떤 면으로 말하자면 이러한 결과는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우리의 플레이는 사실 그런대로 받아들일 만했지만 운이 다소 나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심리적인 문제이다.
다음은 소후닷컴과 더불어 또 하나의 대표적인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163닷컴에서 전한 이번 경기 후 중국 선수들의 인터뷰이다.
며칠 전 동료선수와 싸움이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했으며, 이번 경기에서 한 골을 넣은 조우하이빈은 이렇게 말했다.
- 이번 경기에 감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하지 못할 결과가 나와서 매우 아쉽다. 우리는 운이 다소 나빴다. 월드컵 진출에는 패배했지만 우리에게는 올림픽이 남아있다.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각고의 훈련과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의 한펑(Han Peng)은 이렇게 말했다.
- 이렇게 탈락하는 것은 매우 억울하다. 기왕 우리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어째서 있는 실력도 발휘하지도 못하고서 조기에 사망하고 마는 것인가?
중국의 순지하이(Sun Jihai)는 이렇게 말했다.
- 경기에 패배한 것은 많은 부분 감독이 책임져야 한다. 우리 팀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그래서 패배한 것이다.
한편, 163닷컴은 경기 후부터 중국의 조별예선 탈락에 대해서 몇 가지 인터넷 투표를 하고 있는데 현재(15일 04시 기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진=(투표)중국팀의 패배에 대한 패배의 책임은?ⓒ163.com]
[사진=(투표)중국팀의 패배를 어떻게 보는가?ⓒ163.com]
※ 이번 중국팀의 패배의 책임은 누가 지어야 한다고 보는가?(총 1,834 투표)
1. 누구도 책임질 필요없다. 대표팀을 해산하라! 58.18%(1,067표)
2. 축구협회가 최대의 죄인이다! 36.59%(671표)
3. 선수들이 최대의 죄인이다! 3.71%(68표)
4. 감독이 최대의 죄인이다! 1.53%(28표)
※ 중국의 이라크전 패배를 어떻게 보는가?(총 12,562 투표)
1. 중국축구여, 대체 무엇을 가지고 너를 지지하리? 46.38%(5,826표)
2. 이미 (결과에) 해탈했다. 35.97%(4.519표)
3. 실력이 모자라서 패했다. 13.42%(1,686표)
4. 전술적인 문제가 너무 많았다. 4.23%(531표)
[사진=중국축구의 패배에 습관된 중국팬들ⓒsohu.com]
참고로 위의 만평은 지난 6월 7일 소후닷컴에서 전한 중국축구대표팀에 대한 만평이다. 아마도 이번 월드컵행 탈락을 예감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중국축구에 대한 중국 팬들의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만평은 다음과 같다.
만평의 내용은 절벽에 매달린 중국선수가 '아직 최후의 희망이 한 가닥 남아있다.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 밑에서 기다리는 중국팬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포기했는걸…….'
그리고 이어진 설명은 다음과 같다. '최근 몇 년,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 축구대표팀이 각종 다양한 방식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아왔다. 그래서 이미 습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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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홍준명의 소림족구. 중국을 알자! 공한증의 나라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재미있게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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