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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제2의 김연아' 보단 한국은 '전문 링크장'이 절실하다

기사입력 2008.06.11 11:00 / 기사수정 2008.06.11 11:0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근, 프로스포츠 종목들 가운데 가장 많은 팬이 급증하고 있는 종목은 다름 아닌 피겨스케이팅입니다.

온라인에서 피겨스케이팅과 김연아(18, 군포수리고)를 주제로 한 커뮤니티 게시판은 항상 많은 네티즌이 모여들고 있으며 지난달에 있었던 '페스타 온 아이스'공연은 3회 공연 동안 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찾아와 한국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피겨스케이팅이란 곧 김연아의 존재란 '공식'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곽민정(14, 평촌중)과 윤예지(14, 과천중)를 비롯한 유망주들이 꾸준하게 등장하고 있으며 조니 위어(미국)와 제프 리버틀(캐나다)같은 꽃미남 스타들은 한국 피겨 팬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피겨스케이팅의 팬층은 날이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김연아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피겨 팬들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피겨와 관련된 여러 가지 환경과 행정적인 문제, 그리고 피겨에 투입되는 인력들은 아직도 턱없이 모자란 현실에 있습니다.

김연아가 2연패를 달성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는 모든 그랑프리 시리즈가 끝나고 난 올해 12월 달에 열립니다. 이 대회는 한국에서 개최되고 그랑프리 파이널을 유치하기 위해 신청한 도시는 서울시와 고양시가 있습니다.

이 두 도시가 피겨스케이팅을 치를 장소로 여기고 있는 경기장은 서울 같은 경우 목동 아이스링크장이 있고 고양시 같은 경우는 어울림누리 누림 빙상장이 있습니다. 이 두 링크장은 한국에서 피겨대회나 아이스쇼가 열릴 때마다 단골장소였으며 고양시나 서울시 모두 피겨대회와 아이스쇼로 인해 얻은 효과를 생각해 이번에 다시 대회 유치를 하려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랑프리파이널대회는 세계선수권대회와 함께 가장 규모가 큰 대회이고 전 세계의 언론들이 주목하는 경기인 점에 있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5000석 규모의 목동 아이스링크와 관중석이 2500석에 불과한 어울림누리 빙상장은 그랑프리대회를 치르기에 여러모로 부족하게 보입니다.

가장 좋은 대안으로 화자가 된 올림픽체조경기장의 경우는 서울시의 관할이 아닌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이 경기장을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체조경기장에서 그랑프리 파이널이 치러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체조경기장은 스포츠 경기장 시설로 지어졌지만 콘서트의 대표적인 메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그랑프리 파이널이 치러질 12월에는 이미 예정된 공연들로 스케줄이 차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국빙상연맹은 잠실주경기장 옆에 있는 잠실실내체육관의 경우는 서울시의 관할이라서 가능성은 있지만 피겨스케이팅을 하기엔 시설과 규모가 적합하지 않아서 이곳도 그랑프리 파이널의 장소에서 제외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실내체육관을 빙상장으로 개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문제가 달려있지만 그랑프리 파이널을 비롯한 모든 그랑프리 대회의 지원금은 ISU(세계빙상연맹)에서 지원되지 않습니다.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은 ISU에서 별도의 지원금이 나오지만 그랑프리 대회는 개최국에서 부담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한국빙상연맹은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빙상연맹은 ISU에게 그랑프리 파이널 특정예산 10만 불(1억)의 지원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앞으로 좀 더 두고 볼 사안입니다. 이렇게 대회를 치를 예산적인 문제에서 많은 걸림돌이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내 체육관을 빙상 링크로 개조해 사용하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힘든 일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그랑프리 파이널을 치를만한 장소는 서울시의 목동 아이스링크와 고양시의 어울림누리 빙상장밖에 없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현실적 요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목동링크와 어울림누리이 그랑프리 파이널의 개최장소로 떠오른 점과 국제적인 규모의 전문 링크장은 물론,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피겨 전문링크도 없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김연아의 등장과 각종 아이스쇼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은 그랑프리 파이널을 유치할 만큼 점차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더 많은 관중을 불러 모으고 한결 쾌적한 링크장이 없다는 점은 너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제 한국의 피겨관계자들과 대회를 유치하려는 단체들은 그저 김연아의 인지도만을 생각해서 대회를 치르려고 할 것이 아니라 날로 높아져 가는 피겨 팬들의 눈높이를 맞출 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세계적인 피겨의 흐름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떠한 환경 속에서 국제대회가 치러지는 지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현재로선 목동아이스링크와 어울림누리 빙상장밖에 대안이 없는 상황인데다가 이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도 6개월여의 짧은 기간을 남겨 놓은 것을 감안할 때, 가장 현실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방안은 이 시설들에 대한 개보수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그동안 한국에서 개최된 피겨대회와는 차원이 전혀 틀린 대회입니다. 

그리고 대회가 개최되면 세계 각국에서 많은 언론들과 피겨 팬들이 대거 링크장을 찾을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그랑프리 파이널이 아닌 세계선수권대회도 한국에서 유치하고자 하는 희망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한층 쾌적하고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링크장의 건설과 기존 실내체육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합니다.

피겨 발전에 대한 인프라는 김연아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배출에도 있지만 그와 함께 따라가야 할 부분은 전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러움이 없고 피겨 팬들의 만족을 자아낼 수 있는 링크장의 존재입니다.

이제 한국에서 피겨스케이팅은 더 이상 비인기종목이 아닌 투자에 따라 많은 인기를 불러 모을 수 있는 종목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단지 김연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윤예지와 곽민정을 비롯한 유망주들이 지속적으로 커나갈 수 있는 환경의 성립을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일본에 버금가는 피겨의 강국으로 성장하려면 많은 국제대회를 유치해 한국 피겨의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피겨가 한국에서 인기 종목이 될 수 있는 증거는 충분히 검증되었으며 피겨를 좋아하는 인구들은 꾸준하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능성이 보인다면 이제 남은 것은 체계적인 투자와 기획안을 늦지 않게 작성해 실천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비록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은 기존의 링크를 사용해야 하는 현실에 놓이게 됐지만 그랑프리 파이널 다음에 치러질 많은 국제대회와 세계선수권과 동계올림픽 유치를 생각해서라도 국제적인 규모의 전문링크장의 건립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사진 = 김연아, 윤예지 (C) 남궁경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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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지난 '페스타 온 아이스' 공연을 취재하면서 피겨에 이토록 열광하는 관중들을 확인한 필자는 내심 놀랬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한국 피겨의 대중화'란 논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와 같은 볼거리와 이벤트도 한국 피겨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과 함께 한국 피겨의 기틀을 마련할 기획안이 함께 가야 많은 유망주들에게 저변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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