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10 12:39 / 기사수정 2008.06.10 12:39
두 명의 중앙 수비수는 쳐지는 스피드는 논외로 하더라도, 헤딩 경합 역시 반 니스텔루이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기본적인 커버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간격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다. 결국, 마테라치는 후반 10분도 되지 않아 교체를 당하는 수모까지 겪고 말았다. 좌우 풀백은 답답한 공격을 풀고자 열심히 공격에 가담하였으나, 문제는 그 공을 뺏어낸 네덜란드가 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하는 동안 돌아오는 속도가 늦었고, 이는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 실점 장면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미드필드 진영의 선발은 암브로지니와 피를로, 가투소의 AC밀란 미드필더였다. 도나도니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하여 오랫동안 발을 많이 맞춰온 세 명을 선발로 내세운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네덜란드가 역습 상황을 제외한다면 3명의 미드필드의 때문에 전진 패스보다는 안정적인 횡패스를 돌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기본적인 수비 장면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러나 역습 상황을 떠올려 보면 미드필더 역시도 부족한 공격 숫자 가담을 위하여 올라갔다가 역습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공격은 중앙에 토니가, 좌우에는 디 나탈레와 카모라네시가 나왔다. 이탈리아 공격의 시발점은 피를로인데 네덜란드의 미드필더들은 피를로가 공을 쉽게 잡게 놔주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이탈리아의 공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AC밀란이 카카와 같이 훌륭한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유한 것과는 달리, 4-3-3 전술로 나선 이탈리아는 그러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었고, 이 역할을 디 나탈레와 카모라네시가 분담을 해야 했으나 두 명은 전혀 피를로를 도와주지 못하였다.
AC밀란에서 피를로는 공격 시 자신이 공을 지키며 최대한 빈 곳을 찾아서 전개해주곤 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중앙은 물샐 틈이 없었고 상황이 이러하면 사이드로 전개하여 경기를 풀어갔어야 했는데, 윙들은 제 몫을 못하고 오히려 풀백들이 전담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였다. 게다가 토니는 중앙에서 마테이센과 오이어에게 고립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이탈리아는 한 골도 뽑아내는 데 실패하였다.
2006년 월드컵 이후 토티가 대표팀에서 은퇴하면서 이탈리아는 앞선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없어졌다.
그동안 예선에서 4-3-3을 고집하던 도나도니는 얼마 전 평가전부터 데 로시를 수비진 앞에 배치하여 수비를 강화하는 동시에 데 로시로 하여금 기본적인 패스 전개를 하게 하는 동시에 피를로를 좀 더 앞선에 배치하면서 플레이 메이킹을 분담하는 전술을 시험하였다.
그리고 이 실험은 포르투갈, 그리고 벨기에와의 평가전에서도 보여줬듯이 성공적이었으나 본선을 앞두고 도나도니는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고 예선전 때의 전술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믿었던 수비진이 당황하기 시작하면서 미드필더들의 부담은 가중되었으며, 더불어 양 윙어들은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였고, 원톱은 고립되고 말았다. 수비진에서 시작되었으나 결국 모든 부분이 문제였던 것이다. 선수들의 몸 상태 문제일 수도 있겠으나 이 모든 것 역시 감독이 책임지고 가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벌써 낙담하기는 이르다. 이제 한 경기가 끝났을 뿐이고,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한다면 충분히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첫 경기를 통해서 도나도니 감독 역시도 자신의 팀이 무엇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두 경기에서 유니폼만 파란색이 아닌, 진정한 아주리의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 본다.
[사진(C) 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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