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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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웃찾사'①] PD "경연제도 도입, 개그맨들 더 진지해졌다"

기사입력 2017.04.05 11:34 / 기사수정 2017.04.05 11:34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레전드로 남는 개그 코너는 한 순간의 웃음이 아닌 평생의 추억을 남긴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모여 "허이짜~"를 외치며 싸워보거나, 칠판앞에서 '미친소'를 따라하며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유행어를 외쳐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앞서 나열한 코너처럼 SBS '웃찾사'는 수많은 레전드 프로그램을 만들며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런 행보가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웃찾사'는 매일 같은 코너를 보여주는 나열식 코미디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이 선택하는 '레전드 코너'를 찾기 위한 '웃찾사-레전드매치'로 개편을 단행했다.

'웃찾사-레전드매치'는 매주 10개의 코너가 무대 위에 올라 시청자들의 투표로 1위를 가리는 개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매주 1위와 함께 한 개의 탈락 팀이 정해지고, 새로운 코너가 등장한다. 8주의 동안 하나의 리그가 진행되며 9주차에는 최종 결승전이 치러진다. 

하지만 이는 '성적지상주의' 하에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다. 현재 SBS '웃찾사-레전드매치' 연출을 맡고 있는 이양화 PD는 개편 이유에 대해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개그맨들이 노력하는 것에 비해 시청자가 보는 부분은 한정적이라는 걸 느꼈다. 한 편의 코너를 위해 그들이 들이는 노력과 그에 담긴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개편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웃찾사-레전드 매치'에서는 다른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던 개그맨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다. 한 코너가 끝날 때마다 참여한 개그맨들이 준비과정과 무대 위에서 있었던 일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관객들은 무대 자체가 선사한 웃음에 더해 이들의 설명을 듣고 투표에 임하게 된다.

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개그 코너들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지난 2011년부터 방송된 tvN '코미디 빅리그'와 일견 비슷해보일 수 있다. 이양화 PD는 앞에서 언급된 '웃찾사-레전드 매치'의 특징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누가 재미있는 가도 중요하지만, 개그맨들이 그 코너를 위해 흘린 땀의 가치가 인정받는 걸 보여주고 싶다. 8주 간의 경합을 거쳐 성장하는 모습으로, 노력을 한 만큼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고 싶다"고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그래서일까 개편 후 녹화에 임하는 개그맨들의 자세도 달라졌다고. '웃찾사-레전드매치' 무대에 오르는 개그맨들은 하나의 코너를 위해 평균적으로 1~2개월 정도는 준비를 했다는 전언이다. 그 과정에서 소극장 무대를 경험하는 개그맨들은,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검증에 검증을 거쳐 준비된 코너를 들고 온다.

매주 새로운 코너는 한 팀씩밖에 진출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그맨들이 그 빈자리를 노리고 오늘도 열심히 개그를 짜고 있다. 경쟁률을 뚫고 무대에 오르는 단 한 팀, 이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 PD는 "PD의 책임 하에 제작진이 판단한다. 가장 준비가 잘 된 팀을 뽑으려 한다. 그리고 장르의 다양성도 고려를 하는 편이다. 지금 '웃찾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코너들은 성격이 다 다르다. 달달한 로맨스를 느낄 수 있는 '콩닥콩닥 민기쌤',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주는 '아가씨를 지켜라', 그리고 언어유희를 통한 지능적인 개그를 선보이는 '너의 이름은' 등 성격이 다른데, 이를 지켜가려 한다. 이번에는 개그맨 남현오를 필두로 한 뮤지컬 개그를 새 코너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코너에 대해 물어보자 "모든 코너가 내 새끼같다"고 답한다. 이어 "하나의 코너가 탄생하기까지 개그맨들과 수시로 커뮤니케이션하며 만들어간다. 그래서 매주 새로 올라오는 코너에 제일 마음이 가긴 한다. 갓 태어난 자식에게 더 눈길이 가는 것 처럼. 하지만 자신의 코너에 애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 내새끼같다"고 이야기했다.

'웃찾사-레전드매치'는 시작부터 '8주간의 경합'이라고 기간을 못박아뒀다. 그렇다면 8주 뒤의 '웃찾사'는 어떤 모습일까. 이 PD는 "관객 투표와 인터넷 투표를 모두 종합한 8주간의 성적을 토대로 결승전 진출 팀을 가린다. 9주 차에 결승전을 시작하고, 새로운 리그가 시작될 것"이라며 "하지만 1위 팀이 빠진다거나 그렇진 않다. 1위로 뽑아주셨다는 건 계속 보고 싶다는 의미일 거라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레이스, 하지만 홍윤화-김민기라는 실제 커플이 주인공인 '콩닥콩닥 민기쌤'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가 형성된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 PD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독주체제를 저지하려는 다른 개그맨들의 노력이 강해지고 있다. 당장 이번 방송에서도 한 프로그램이 '콩닥콩닥 민기쌤'과 접전을 펼친다. 앞으로는 코너 자체의 재미 뿐만 아니라, 엎치락 뒤치락 바뀌는 순위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고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웃찾사-레전드매치'는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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