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채정연 기자] 첫 챔프전 우승과 MVP까지 거머쥔 현대캐피탈의 문성민은 코트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를 3-1로 꺾고 10년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최태웅 감독의 지도 아래 똘똘 뭉친 선수들 모두 고루 제 몫을 해냈다. 홀로 23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한 문성민의 공은 그 중에서도 빛났다. 다음은 문성민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선수들이 많이 희생했다. 시즌을 거듭하며 조그만 마음이 모여서 큰 힘이 됐다. 대니도 오늘 부상을 당했음에도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이런 마음으로 우리가 마지막에 우승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왜 많이 울었나.
▲2차전에서 생각이 많았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모든 선수들이나 감독님, 코칭스탭 모두 우승하고자 하는 생각이 많았다. 감동이 올라왔다.
-우승 확정 짓고 최태웅 감독에게 가장 먼저 달려간 이유는.
▲감독님이 내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믿음을 가져주셨다. 나 역시 감독님에게 믿음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다 못 보여드려서 죄송했다. 끝나고, 가장 고생한 분이 감독님이라 생각해서 달려갔다.
-최태웅 감독이 아쉬운 점을 직접 언급했었는데.
▲당일 기사는 보지 못했다. 감독님과 커피를 마시면서 산책을 했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믿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끝까지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 때와 오늘은 어떻게 다른가.
▲저번 시즌은 뭐든 다 잘됐다. 감독님이 원하는 무아지경에 빠졌었다. 시즌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했었다. 1등, 연승도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외국인 선수 문제도 있었고, 다른 팀이 우리 팀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감독님이 안되면 더 잘 해보자고 얘기했고, 스태프들도 비디오 분석을 열심히 했다. 그런 부분을 거쳐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MVP까지 수상했다. 앞으로는 어떤 배구를 하고 싶나.
▲현대캐피탈은 스피드 배구고, 토털배구다. 현대캐피탈만의 색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이런 좋은 경험을 통해 발전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한국에 와서 우승이 없었다. 선수생활에서 마음에 걸리지 않았나.
▲감독님이 선수 때부터 멤버가 좋고, 네가 잘한다고 해서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많이 말씀해주셨다. 시간 지나며 덕분에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 선수들이 더욱 융화될 수 있었기에 극복 가능했다.
-1차전과 나머지 경기에서 어떤 점이 달랐나.
▲1차전에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 많았다. 내가 처리해야겠다는 욕심도 많았다. 2차전 경기 끝나고 감독님과 면담했고, 훈련을 통해 떨쳐냈다. 마음을 편안히 했고, 힘을 빼고 한 것이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MVP탔는데. 개인적으로 MVP를 주고 싶은 사람은.
▲노재욱에게 주고싶다. 어린 나이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허리도 안 좋았는데 자신이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이번 시즌 통해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문성민에게 최태웅 감독이란.
▲(한참을 고민하다)롤모델이자 내가 안될 떄일수록 잡아줄 수 있는 형 같은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서운 형이다(웃음)
-예전에는 얼굴 때문에 인기가 많다는 평이었는데.
▲지금은 현대캐피탈을 응원하는 팬이 많은데, 내가 현대캐피탈의 주장이라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본래 눈물이 많은 편인가.
▲어릴 때 눈물이 많았다가, 운동을 시작하며 남자로서 강해지기 위해 울지 않았었다. 헌데 지금은 나이 먹으며 눈물이 다시 난다. 오늘 흘린 눈물은 감동의 눈물이었다.
-대니가 온 지 얼마 안되어 우승멤버가 됐다. 한 마디 하자면.
▲늦게 왔지만 선수들과 융화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대니도 큰 경기를 뛴 경험이 많이 없을텐데, 다치기도 했지만 5차전까지 와서 열심히하는 것을 보고 선수들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선수들에게 미안한 점이 있다면.
▲스포트라이트가 내게 집중되는 것 같아 미안하다. 선수들이 있어 내가 있다. 상금은 선수들에게 쓸 것이다.
-아버지로서 책임감이 컸을 것 같은데.
▲결혼하고 아이도 생기며 책임감이 나 모르게 생기더라. 감독님이 주장을 내게 맡기며 책임감이 더 생기기도 했다. 스스로 솔선수범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자라면, 지금 이 때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싶나.
▲힘들기도 했지만, 네가 있어 힘들 때도 웃을 수 있었고 책임감도 가졌다고 말하고 싶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