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제 칭찬 기사도 물론 힘이 됐지만 작품 기사가 나올 때마다 스태프분들이 기뻐하는 모습 보면서 덩달아 행복했어요."
배우 최태준은 MBC 드라마 '미씽나인'에서 밴드 드리머즈 출신의 배우 최태호 역할을 맡아 전작 '옥중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섬뜩한 눈빛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처음엔 실수로, 나중에는 의도적으로 살인을 자행하는 최태호를 실감 나게 그려내며 '최태준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자기를 향한 칭찬보다 작품을 조명하는 기사들이 더욱 소중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씽나인' 작품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비행기 추락과 무인도 표류라는 신선한 소재 덕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워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태준은 "작품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좋게 봐주고 새로운 도전이라고 칭찬하는 기사도 있었다"며 "작품을 호평하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저희 팀은 너무 행복했다. 함께 고생하는 제작진들은 배우들보다 덜 조명받는데, 화제성 1위라던가 그런 기사로 기뻐하는 걸 보며 함께 행복했다"고 말했다. '최태준의 재발견'보다 '미씽나인'을 향한 박수가 더욱 소중했던 이유다.
최태준에게 '미씽나인'은 함께 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 그는 "'미씽나인'이 정말 '미씽나인'이 됐다"며 고생한 배우들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너무 좋은 추억을 남겨줘 감사하고 행복했던 드라마"라며 "무인도 촬영이 힘들기도 했지만 열악할 수록 추억이 되지 않나. 지나고 보니 춥고 배고팠던 것도 그립다"고 회상했다.
최태준이 연기한 최태호라는 인물은 '미씽나인' 갈등의 중심에 서있었다. 그가 죽인 혹은 죽음에 관련된 인물만 신재현(연제욱), 이열(찬열), 윤소희(류원), 김기자(허재호) 총 4명이다. 본인조차도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될 줄은 몰랐지만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며 "제게 큰 도전이었다. 새로운 역할이라 재밌고 즐거웠다. 어려운 부분을 넘어가면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다. 저 혼자라면 힘들었겠지만 감독님, 스태프, 동료 배우들까지 모두 고민해준 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당연히 마음속에 괴로움도 있었지만, 연기하는 사람이 캐릭터를 믿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최태호를 끝까지 믿으려고 노력했다고. 최태준은 "의도치 않은 살인도 있었고 작정하고 저지르며 죄의식이 무뎌지기도 했다. 그런 걸 차별을 두고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그런 감정을 다지려고 계속 노력하다보니 어떤 순간 괴로운 면도 있었다. 죄의식 없고 살인을 통해 희열을 느끼는 싸이코패스 역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래도 '이 사람만 없으면 나도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데 가만히 있는 나를 왜 힘들게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에도 손사래를 치며 "성취를 통해 행복을 느낀 건 사실이지만, 결코 저 혼자 했다면 어려웠을 거다. 동료 배우, 스태프들이 같이 장면을 만들어준 거다. 조명 하나만 봐도 그렇다. 조명팀도 섬뜩한 표정을 살리기 위해 함께 고민했다. 또 드라마 촬영장은 시간이 촉박하기 마련인데 저에게 많은 시간과 기회를 할애해줬다"고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욕심은 끝이 없는 거 같아요. 이 장면에서 한 번 더, 한 번 더 해서 부족한 면을 채워가려고 하는 건데 방송에 나가고 모니터할 때 보면 부족한 부분이 계속 보여요. 그런 부족함을 한 번에 채울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 아닐까요. 그래도 '미씽나인'에서 몸사리지 않고 연기 해볼 수 있었던 게 정말 큰 경험이에요. 다음 작품할 때도 겁 없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