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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女風③] '데뷔 17년' 강예원의 진심 "그저 영화가 좋아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7.03.16 10:23 / 기사수정 2017.03.16 11:0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캐릭터를 위해 아낌없이 몸을 내던지는 강예원의 열연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강예원이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을 통해 단단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국가안보국, 외교부, 국방부, 법무부까지 대한민국 최고 기관들이 보이스피싱에 줄줄이 털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강예원은 취득한 자격증만 22개에 단 한 가지, 취업 빼고는 못하는 것이 없는 장영실 역을 연기했다.

35살의 나이에 겨우 취업에 성공한 곳은 국가안보국. 댓글 아르바이트 일을 하지만 '비정규직'인 탓에 늘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국가안보국의 실세로 불리는 박차장(조재윤 분)이 보이스피싱을 당하면서 영실에게 정규직을 조건으로 보이스피싱 회사에 잠입할 것을 얘기하고, 그렇게 또 한 번 비정규직의 문턱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된다.

박차장에게 '무색무취, 10년을 함께 살아도 얼굴을 기억하지 못 할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오로지 '정규직' 목표를 하나로 고군분투하는 영실의 모습이 짠한 공감을 자아낸다.

'비정규직 특수요원'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예원은 "전체적인 스토리가 가장 맘에 들었다"고 운을 떼며 "비정규직이라는 것, 틀이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제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어요. 배우에게도 '다음'이라는 것이 있어야 되는데 보장이 돼 있지 않고,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많죠.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고요. 그 모습이 제가 살아가고 있는 얘기 같았어요. 그게 가장 컸죠"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영화 속에서 영실은 사자를 연상케 하는 파마머리와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리는 큰 안경을 쓴 채 '내려놓은 외모'를 선보인다. 영실이 사용하는 의상과 소품 모두 강예원이 직접 준비하는 남다른 열정으로 캐릭터의 몰입도를 높였다.

"내추럴 한 게 예쁘다"라고 웃어 보인 강예원은 "한껏 꾸민 게 오히려 부담스럽고, 촌스러워 보이더라고요. 요즘 프랑스 배우들이 굉장히 예뻐보인다고 생각했거든요. 약간 부시시한 느낌에 얼굴에도 자연스러움이 묻은 그런 느낌이요. (영화 속의) 제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은 만족스러웠어요"라고 전했다.


'언더커버 첩보 코미디'라는 장르로 관객을 만나고 있지만 코미디, 웃음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은 주연 배우에게 놓여진 또 다른 숙제이자 책임, 부담감이기도 했다.

강예원은 "'분명 저는 코미디를 찍고 있는데 왜 이렇게 힘들죠?'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건 코미디가 아닌 것 같다, 내가 굉장히 고통스럽고 하면 할수록 영화가 힘들다는 것도 느꼈고요. (한)채아에게도 많이 외롭고 힘들다고 말하면서 서로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특히 연기를 하면서 이게 맞는지, 틀린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제가 잘못하면 어떤 한 신으로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망치게 되는 것이잖아요"라고 설명하며 답이 없기에 더 어려웠던 과정을 따라가며 어려웠던 속사정을 함께 토로했다.

한채아와 함께 오랜만에 충무로의 여배우 주연, 또 여성 투톱을 선보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실제로도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통해 한채아라는 귀한 인연을 만나게 됐다고 기뻐한 강예원은 "(한)채아의 첫인상은 조금 셌죠. 새침하고 그래보였는데, 굉장히 털털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보통 여자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정말 잘 맞았죠. 서로의 장단점을 먼저 말하지 않았는데도, 단점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사이요. 저는 초등학교 동창들부터 해서 (주위에) 사람이 너무 많아 오래된 사람들을 많이 의지하는 편인데, 채아의 경우에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 중 하나인 것 같아요"라고 전하며 미소 지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같은 영화가 자신에게 와준 것이 감사했다'는 진심도 함께 전했다. '해운대'(2009)와 '헬로우 고스트'(2010), '퀵'(2011) 등 출연했던 다양한 작품 속에서 특히 밝은 기운의 코미디 작품으로 많이 주목받았던 강예원이지만, 지난해에도 저예산으로 제작된 '날, 보러와요'로 100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등 의미 있는 행보로 시선을 모아 왔다.

"저 역시도 큰 영화에서 작업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죠.(웃음) 매번 이렇게 힘들게 작업해서, 제가 많이 지쳐있는 것도 같아요"라고 솔직하게 얘기한 강예원은 "요즘엔 사실 너무 파이팅을 하는 것 같아서 힘이 빠질 때도 있어요. 외로울 때도 있고요. 그렇지만, 이렇게 저를 찾아주셨다는 것이 감사했고, 또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날, 보러와요' 때처럼 해내고 싶다는 오기도 생기더라고요. 그게 제가 배우로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고요."

강예원은 "그저 영화가 좋다"고 눈을 빛냈다. "앞으로도 영화를 하고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굉장히 감사하고, 다른 욕심은 크게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바라보고, 또 정직하게 걸어가기 위해 늘 조심스러운 시선을 함께 유지해가고 있는 지금이었다.

"전 저에 대한 기대가 없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기대해요"라는 솔직한 말로 특유의 소탈하고 꾸밈없는 매력을 내보인 강예원은 "여기까지 올 줄을 몰랐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이렇게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미래의 인생이, 계획대로 가지는 않더라고요. 그러니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눈앞에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라고 얘기했다.

"늘 '못한다, 못한다' 하면서도 또 제가 하고 있는 거예요.(웃음) 그게 반복에 반복이 되니까, 그러면서 또 고마워하고 배워가고 그렇게 삶을 살아가는 보통사람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뭘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에요. 예전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런 야망 같은 것도 있었는데, 지금은 더 진실 되게, 눈앞에 오는 상황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죠. 그러니까 사람에 대한 질투도 없어지고 맘이 굉장히 편해지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잘 컨트롤하려고 해요."

16일부터는 그가 공들여 노력하고 애쓴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관객들의 진짜 평가를 받게 된다. 강예원은 "어떤 특별한 것보다도 조금 보장된 삶, 또 안정된 삶에서 살면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 같고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라죠. 이런 영화가 나와서 사회적인 부분도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고,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좀 웃으시면서 위로받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커요"라고 소망을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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