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곱상한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과 달리 숨김없이, 또 편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소위 말하는 스타 의식 없는 소탈한 배우의 면모를 드러냈다.
작품을 끝낸 뒤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진짜 재미없게 지낸다”며 미소 지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요. 영화도 보고, 강아지를 두 마리 키우는데 아침, 저녁 밥 주고 하면 시간이 훌쩍 지나더라고요. 그러면 피곤해지고요. 그래서 새벽이나 밤에 촬영하는 신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먹는데도 살이 안 찌나 싶기도 해요.” (웃음)
조곤조곤 말하는 모습과 달리 드라마 ‘미씽나인’에서는 망가짐도 불사하는 열연으로 인상을 남겼다. 시청률은 다소 부진했지만, 그럼에도 애착이 많이 간 작품이란다.
“좀 더 많은 분이 즐겁게 봐줬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움보다는 나름대로 애착이 많았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 누구와 같이하느냐를 생각하는데,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할 정도로 재밌는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무인도 소재여서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해 연기하는 것이 신났어요. 무인도에서 할 수 있는 연기가 열려 있어서 부담감도 덜 했죠.”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서준오의 다양한 면을 표현했다. 까칠한 스타부터 철없는 모습, 카리스마 있고 의리 있는 캐릭터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해냈다. 정경호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정작 그는 작품이 끝날 때마다 재발견이라는 말을 듣는다며 멋쩍게 웃었다. “모든 작품에 나올 때마다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오기가 힘든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더 재발견하려고 노력해야죠.”
틀에 갇힌 정형화된 연기가 아닌 맡은 역할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아는 배우이기 때문은 아닐까.
정경호는 벌써 데뷔 15년 차를 맞았다.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같은 해 방송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어여쁜 당신’, ‘자명고’, ‘개와 늑대의 시간’, ‘순정에 반하다’, ‘무정도시’, ‘그대 웃어요’, ‘끝없는 사랑’, ‘순정에 반하다’, ‘한 번 더 해피엔딩’, ‘미씽나인’,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허브’, ‘님은 먼 곳에’, ‘거북이 달린다’, ‘롤러코스터’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여러 작품을 거듭하며 배우로서 성숙해진 그는 과거와 달라진 점으로 책임감을 꼽았다.
“스스로를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가진 게 많아야 표현할 수 있는 게 많고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고요. 예전보다는 더 책임감이 생겨요. 오케이 사인을 받기 위해 책임을 다하는 배우가 돼가는 것 같아요.”
여러 색깔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정경호지만, 여전히 스스로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단다. 그런 겸손함과 책임감, 열정을 무기로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과 역할로 대중을 찾아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스타 역할만 네 번 한 것 같아요. 역할이 다 다르긴 했어요. 철부지 없는 아이돌, 장애 있는 스타, 안하무인 스타, 이번에는 서준오까지 인간적인 모습이 달라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안 해본 역할도 많아요. 전문직도 해보고 싶고 시대극도 해보고 싶어요. 사극도 해보고 싶네요. 올해는 ‘미씽나인’으로 잘 시작한 거 같아서 속이 후련해요. 스타트를 잘했으니 마무리도 좋은 작품으로 뵐 수 있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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